춘추번로 72 집지(執贄)

춘추번로(春秋繁露) · 전한 동중서 · 번역·감수 허유

신분에 따라 잡는 예물(贄)을 논한다. 천자는 울창주(暢), 공후는 옥(玉), 경은 새끼양(羔), 대부는 기러기(雁)를 쓰니, 각 예물이 지닌 덕(德)이 그 신분의 덕에 부합함을 풀이한다. 기러기는 차례를 따르는 덕, 새끼양은 어짊·의로움·예를 아는 덕, 옥은 군자의 덕, 울창주는 성인의 순수함을 상징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凡執贄:天子用暢,公侯用玉,卿用羔,大夫用雁。

무릇 예물을 잡음에, 천자는 울창주를 쓰고, 공후는 옥을 쓰며, 경은 새끼양을 쓰고, 대부는 기러기를 쓴다.

번역

무릇 예물(贄)을 잡음에, 천자는 울창주(暢)를 쓰고, 공후(公侯)는 옥(玉)을 쓰며, 경(卿)은 새끼양(羔)을 쓰고, 대부(大夫)는 기러기(雁)를 쓴다. 기러기는 어른에게 비슷한 점이 있으니, 어른이 백성 위에 있으면 반드시 의젓이 선후의 따름이 있고 반드시 우뚝이 행렬의 다스림이 있으므로, 대부가 예물로 삼는다. 새끼양은 뿔이 있으나 쓰지 않아 갖추되 쓰지 않음이 어짊을 좋아하는 자에 비슷하고, 잡아도 울지 않고 죽여도 소리치지 않음이 의(義)에 죽는 자에 비슷하며, 새끼양이 그 어미에게서 먹을 때 반드시 꿇어앉아 받음이 예를 아는 자에 비슷하니, 그러므로 양(羊)이라는 말은 상서로움(祥)과 같다. 그러므로 경이 예물로 삼는다.

옥(玉)은 군자에 비슷한 점이 있다. … 옥은 지극히 맑아 그 악을 가리지 않으니 안에 흠이 있으면 반드시 밖으로 드러나므로, 군자가 그 단점을 숨기지 않고 알지 못하면 묻고 능하지 못하면 배움을 옥에서 취한다. 군자를 옥에 견주니, 옥이 윤택하되 더럽지 않음은 어질되 지극히 청결함이요, 모나되 깎이지 않음은 의롭되 해치지 않음이며, 굳되 부서지지 않고 지나도 젖지 않으며, 보면 평범한 듯하고 펴면 돌 같으며, 긁어도 따라 휘지 않고 흰 비단처럼 깨끗하되 더러움을 받지 않으니, 옥의 유(類)가 갖추어진 자이다. 그러므로 공후가 예물로 삼는다. 울창주(暢)는 성인에 비슷한 점이 있으니, 순수한 어짊과 순박한 정수에 앎의 귀함이 있다. … 그러므로 천자가 예물로 삼아, 각기 윗사람을 섬긴다. 예물의 뜻을 보면 그 일을 알 수 있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凡執贄:天子用暢,公侯用玉,卿用羔,大夫用雁。雁乃有類於長者,長者在民上,必施然有先後之隨,必俶然有行列之治,故大夫以為贄。羔有角而不任,設備而不用,類好仁者;執之不鳴,殺之不諦,類死義者;羔食於其母,必跪而受之,類知禮者;故羊之為言猶祥與,故卿以為贄。玉有似君子。子曰:「人而不曰如之何,如之何者,吾末如之何也矣。」故匿病者,不得良醫,羞問者,聖人去之,以為遠功而近有災,是則不有。玉至清而不蔽其惡,內有瑕穢,必見之於外,故君子不隱其短,不知則問,不能則學,取之玉也。君子比之玉,玉潤而不汙,是仁而至清潔也;廉而不殺,是義而不害也;堅而不硻,過而不濡,視之如庸,展之如石,狀如石,搔而不可從繞,潔白如素而不受污,玉類備者,故公侯以為贄。暢有似於聖人者,純仁淳粹,而有知之貴也,擇於身者,盡為德音,發於事者,盡為潤澤,積美陽芳香以通之天,暢亦取百香之心獨末之,合之為一,而達其臭氣暢于天,其淳粹無擇,與聖人一也,故天子以為贄,而各以事上也。觀贄之意,可以見其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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