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57 동류상동(同類相動)

춘추번로(春秋繁露) · 전한 동중서 · 번역·감수 허유

같은 유(類)끼리 서로 움직인다(同類相動)는 감응(感應)의 이치를 논한다. 같은 기운은 모이고 같은 소리는 응하며(氣同則會, 聲比則應), 거문고의 한 궁(宮)을 타면 다른 궁이 절로 울리듯, 하늘과 사람의 음양 기운도 같은 유끼리 서로 응한다. 비를 부르고 그치게 하는 것도 음양을 움직여 같은 유를 일으킴이라 본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故氣同則會,聲比則應,其驗皦然也。

그러므로 기운이 같으면 모이고 소리가 비슷하면 응하니, 그 증험이 또렷하다.

天有陰陽,人亦有陰陽,天地之陰氣起,而人之陰氣應之而起 … 其道一也。

하늘에 음양이 있고 사람에게도 음양이 있으니, 천지의 음기가 일어나면 사람의 음기가 응하여 일어나니 … 그 도가 하나이다.

번역

지금 평지에 물을 부으면 마른 데를 피해 젖은 데로 가고, 고른 섶에 불을 놓으면 젖은 데를 피해 마른 데로 가니, 온갖 사물은 그와 다른 것을 피해 그와 같은 것을 따른다. 그러므로 기운이 같으면 모이고 소리가 비슷하면 응하니, 그 증험이 또렷하다. 거문고와 비파를 조율하여 벌여 놓고 그 궁(宮)을 타면 다른 궁이 응하고, 그 상(商)을 타면 다른 상이 응하여, 오음(五音)이 견주어 절로 우니, 신묘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수가 그러함이다. 아름다운 일은 아름다운 유를 부르고 악한 일은 악한 유를 부르니, 유가 서로 응하여 일어남이 마치 말이 울면 말이 응하고 소가 울면 소가 응함과 같다. 제왕이 일어나려 하면 그 아름다운 상서가 먼저 보이고, 망하려 하면 요사한 재앙이 먼저 보이니, 사물이 진실로 유로 서로 부른다. 그러므로 용으로 비를 부르고 부채로 더위를 쫓으며, 군대가 머문 곳에 가시나무가 나니, 아름다움과 추함이 다 따라옴이 있어 명(命)이 되되 그 처소를 알지 못한다.

하늘이 흐려 비 오려 하면 사람의 병이 먼저 발동하니, 이는 음이 서로 응하여 일어남이요, 하늘이 흐려 비 오려 함에 또 사람으로 졸리게 함은 음기요, 근심이 있어도 사람을 눕게 함은 음이 서로 구함이며, 기쁨이 있어 사람을 눕고 싶지 않게 함은 양이 서로 찾음이다. … 그러므로 양은 양을 더하고 음은 음을 더하니, 음양의 기운이 유로 서로 더하고 덜 수 있다. 하늘에 음양이 있고 사람에게도 음양이 있으니, 천지의 음기가 일어나면 사람의 음기가 응하여 일어나고, 사람의 음기가 일어나면 천지의 음기도 마땅히 응하여 일어나니, 그 도가 하나이다. 이에 밝은 자는 비를 부르려 하면 음을 움직여 음을 일으키고, 비를 그치게 하려 하면 양을 움직여 양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비를 부름은 신묘함이 아니로되 신묘함에 의심됨은 그 이치가 미묘하기 때문이다.

음양의 기운만 유로 나아가고 물러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서롭지 못한 화복이 생기는 바도 이로 말미암으니, 자기가 먼저 일으키지 않은 것이 없어 사물이 유로 응하여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총명한 성신(聖神)은 안으로 보고 거꾸로 들으니, 오직 명성(明聖)한 자만이 그 본심이 다 여기 있음을 안다. 그러므로 거문고와 비파가 갚아, 그 궁을 타면 다른 궁이 절로 울려 응하니, 이는 사물이 유로 움직임이다. 그 움직임이 소리로써 하되 형체가 없어 사람이 그 움직이는 형체를 보지 못하므로 절로 운다 하고, 또 서로 움직이되 형체가 없으므로 자연이라 하나, 그 실상은 자연이 아니라 그렇게 시키는 것이 있다. 사물에 진실로 그렇게 시키는 것이 있으되 그 시킴이 형체가 없으니, 『상서전』에 「주(周)가 흥하려 할 때 큰 붉은 새가 곡식 씨를 물고 왕옥(王屋) 위에 모이매 무왕이 기뻐하고 여러 대부가 다 기뻐하였다. 주공이 『성하도다 성하도다, 하늘이 이를 보여 권면함이다』 하였다」 하니, 두려이 믿었음이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今平地注水,去燥就濕;均薪施火,去濕就燥;百物去其所與異,而從其所與同。故氣同則會,聲比則應,其驗皦然也。試調琴瑟而錯之,鼓其宮,則他宮應之,鼓其商,而他商應之,五音比而自鳴,非有神,其數然也。美事召美類,惡事召惡類,類之相應而起也,如馬鳴則馬應之,牛鳴則牛應之。帝王之將興也,其美祥亦先見,其將亡也,妖孽亦先見,物故以類相召也,故以龍致雨,以扇逐暑,軍之所處,以棘楚,美惡皆有從來以為命,莫知其處所。天將陰雨,人之病故為之先動,是陰相應而起也;天將欲陰雨,又使人欲睡臥者,陰氣也;有憂,亦使人臥者,是陰相求也;有喜者,使人不欲臥者,是陽相索也;水得夜,益長數分,東風而酒湛溢;病者至夜,而疾益甚;雞至幾明,皆鳴而相薄,其氣益精;故陽益陽,而陰益陰,陰陽之氣因可以類相益損也。天有陰陽,人亦有陰陽,天地之陰氣起,而人之陰氣應之而起,人之陰氣起,天地之陰氣亦宜應之而起,其道一也。明於此者,欲致雨,則動陰以起陰,欲止雨,則動陽以起陽,故致雨,非神也,而疑於神者,其理微妙也。非獨陰陽之氣可以類進退也,雖不祥禍福所從生,亦由是也,無非已先起之,而物以類應之而動者也,故聰明聖神,內視反聽,言為明聖內視反聽,故獨明聖者知其本心皆在此耳。故琴瑟報,彈其宮,他宮自鳴而應之,此物之以類動者也,其動以聲而無形,人不見其動之形,則謂之自鳴也,又相動無形,則謂之自然,其實非自然也,有使之然者矣,物固有實使之,其使之無形,尚書傳言:「周將興之時,有大赤鳥銜穀之種,而集王屋之上者,武王喜,諸大夫皆喜。周公曰:茂哉!茂哉!天之見此以勸之也。」恐恃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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