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11 정관(正貫)
『춘추』 대의(大義)의 근본이 여섯 과목[六科]·여섯 뜻[六恉]에 있으며, 하늘의 단서를 끌어와 사물의 이치를 두루 꿰면 사변(事變)의 말이 흩어진다는 관통(貫通)의 방법을 논한 편이다. 정성(情性)에 밝아야 정치를 논할 수 있음을 결론짓는다.
번역
『춘추』는 대의의 근본이로다! 여섯의 과목[六科], 여섯의 뜻[六恉]을 이른다. 그런 뒤에 하늘의 단서를 끌어와 사물에 펴 흐르게 하여 그 이치를 꿰어 통하면, 사변(事變)이 그 말을 흩는다. 그러므로 득실이 좇아 생기는 바를 기록한 뒤에 귀천이 비롯되는 바를 차등 짓고, 죄의 근원이 깊고 얕음을 논하여 법으로 죄줌을 정한 뒤에 끊고 잇는 구분이 분별되며, 의를 세워 존비의 차례를 정한 뒤에 군신의 직분이 밝아지고, 천하의 어진 방도를 실어 겸양과 의가 있는 곳을 표한즉 바로잡힘을 보며, 그윽하고 숨은 것이 서로 넘지 않아 가까이하면 빽빽해지니, 그런 뒤에 만 가지 변화의 응함이 다함이 없다. 그러므로 그 쓰임을 사람에게 베풀어도 그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반드시 그 통(統)을 베풂의 마땅함에 밝힌다. 그러므로 그 기운을 안 뒤에야 능히 그 뜻을 먹이고, 그 소리를 안 뒤에야 능히 그 정기를 붙들며, 그 행함을 안 뒤에야 능히 그 형체를 이루고, 그 사물을 안 뒤에야 능히 그 정을 분별한다. 그러므로 부르면 백성이 화답하고 움직이면 백성이 따르니, 이는 그 천성이 좋아하는 바를 끌고 그 정이 미워하는 바를 누름을 아는 것이다. 이와 같으면 말이 비록 간략해도 설(說)이 반드시 펴지고, 일이 비록 작아도 공이 반드시 크며, 소리와 울림이 성하여 사물에 교화되고 이치에 흩어져 들어가니, 덕이 천지에 있어 신명이 아름답게 모이며 아울러 행하여 다하지 않고 사해에 가득 차 칭송된다. 『서』에 이르기를 "여덟 음이 능히 어울려 서로 차례를 빼앗지 않으니 신과 사람이 화한다" 했으니 이를 이름이다. 그러므로 정성(情性)에 밝은 뒤에야 더불어 정치를 논할 수 있으니, 그렇지 않으면 비록 수고로워도 공이 없어 밤낮으로 깨어 생각하고 마음을 다해도 오히려 보지 못하므로 천하에 그르다 하는 자가 있는 것이다. (중략) 공자가 이른바 그르다 한 것을 어찌 통함을 알겠는가.
원문 전문 보기 (한문)
春秋,大義之所本耶!六者之科,六者之恉之謂也,然後援天端,布流物,而貫通其理,則事變散其辭矣。故志得失之所從生,而後差貴賤之所始矣;論罪源深淺定法誅,然後絕屬之分別矣;立義定尊卑之序,而後君臣之職明矣;載天下之賢方,表謙義之所在,則見復正焉耳;幽隱不相踰,而近之則密矣,而後萬變之應無窮者,故可施其用於人,而不悖其倫矣。是以必明其統於施之宜,故知其氣矣,然後能食其志也;知其聲矣,而後能扶其精也;知其行矣,而後能遂其形也;知其物矣,然後能別其情也;故倡而民和之,動而民隨之,是知引其天性所好,而壓其情之所憎者也。如是則言雖約,說必布矣;事雖小,功必大矣;聲響盛化鉉於物,散入於理;德在天地,神明休集,並行而不竭,盈於四海而訟詠。書曰:「八音克諧,無相奪倫,神人以和。」乃是謂也,故明於情性,乃可與論為政,不然,雖勞無功,夙夜是寤,思慮惓心,猶不能睹,故天下有非者。三示當中,孔子之所謂非,尚安知通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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