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09 수본소식(隨本消息)
천명(天命)의 성패는 성인이 알더라도 구할 수 없는 바가 있어 결국 명(命)임을 짧게 밝힌 머리말에 이어, 여러 나라의 흥망을 임금이 죽기 전후의 시기와 견주어 분석한 편이다. 섬기는 바·믿는 바가 미덥지 못하면 의지할 수 없으니 행하는 바와 섬기는 바를 삼가야 함을 결론짓는다.
번역
안연이 죽으매 공자가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라 했고, 자로가 죽으매 공자가 "하늘이 나를 끊는구나"라 했으며, 서쪽에서 사냥하다 기린을 잡으매 "내 도가 다했구나, 내 도가 다했구나"라 했다. 삼 년 만에 몸이 뒤따라 죽었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천명의 성패는 성인이 이를 알되 능히 구하지 못하는 바가 있으니, 명이로다!
진 헌공이 죽기 전 제 환공이 규구(葵丘)의 회합을 하여 거듭 모았고, 제 효공이 죽기 한 해 전 노 희공이 군사를 빌려 곡(穀)을 취했으며, 진 문공의 위세에 천자가 거듭 이르렀는데 죽기 한 해 전 노 희공의 마음이 갈려 제를 섬기고 문공이 진을 섬기지 않았다. 제후 반(潘)이 죽기 한 해 전 문공이 진에 갔는데 위후·정백이 모두 기약 없이 왔고, 제후가 이미 죽으매 제후가 과연 신성(新城)에서 진의 대부와 회합했다. (이하 노 소공이 초를 섬긴 까닭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은 일, 초 장왕·초자 심·초자 소 등의 죽음 전후로 진·정·중국의 형세가 바뀐 일을 길게 견주어 분석한다.) 이로 보건대 행하여 따른 바가 믿을 만하지 못하고 섬기는 바가 옳지 못하니 삼가지 않을 수 없다. 이 또한 존망과 영욕의 요체다. (중략) 진 영공의 행함으로 한 대부가 비림(斐林)에 서서 손 모아 가리키매 제후가 감히 나오지 않음이 없었으니, 이는 진펄에 물웅덩이가 있는 것과 같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顏淵死,子曰:「天喪予。」子路死,子曰:「天祝予。」西狩獲麟,曰:「吾道窮,吾道窮。」三年,身隨而卒。階此而觀,天命成敗,聖人知之,有所不能救,命矣夫!
先晉獻之卒,齊桓為葵丘之會,再致其集;先齊孝未卒一年,魯僖乞師取穀;晉文之威,天子再致,先卒一年,魯僖公之心分而事齊,文公不事晉;先齊侯潘卒一年,文公如晉,衛侯、鄭伯皆不期來,齊侯已卒,諸侯果會晉大夫於新城;魯昭公以事楚之故,晉人不入,楚國強而得意,一年再會諸侯,伐強吳,為齊誅亂臣,遂滅厲,魯得其威以滅鄫,其明年如晉,無河上之難,先晉昭之卒一年無難;楚國內亂,臣弒君,諸侯會於平丘,謀誅楚亂臣,昭公不得與盟,大夫見執,吳大敗楚之黨六國於雞父,公如晉而大辱,春秋為之諱,而言有疾;由此觀之,所行從不足恃所事者,不可不慎,此亦存亡榮辱之要也。先楚莊王卒之三年,晉滅赤狄潞氏及甲氏留吁;先楚子審卒之三年,鄭服蕭魚;晉侯周卒一年,先楚子昭卒之二年,與陳蔡伐鄭而大克,其明年,楚屈建會諸侯,而張中國,卒之三年,諸夏之君朝於楚;楚子卷繼之,四年而卒,其國不為侵奪,而顧隆盛強大中國,不出年餘,何也?楚子昭蓋諸侯可者也,天下之疾其君者,皆赴愬而乘之,兵四五出,常以眾擊少,以專擊散,義之盡也;先卒四五年,中國內乖,齊、晉、魯、衛之兵分守,大國襲小,諸夏再會陳儀,齊不肯往,吳在其南,而二君殺,中國在其北,而齊、衛殺其君,慶封劫君亂國,石惡之徒,聚而成群,衛衎據陳儀而為諼,林父據戚而以畔,宋公殺其世子,魯大饑,中國之行,亡國之跡也,譬如於文、宣之際,中國之君,五年之中,五君殺,以晉靈之行,使一大夫立於斐林,拱揖指撝,諸侯莫敢不出,此猶隰之有泮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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