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01 건괘(乾)

주역(周易) · 유가 경전 · 번역·감수 허유

건하건상(乾下乾上), 순수한 양(陽)의 괘다. 하늘의 굳건함(健)을 상징하며, 잠긴 용에서 나는 용을 거쳐 끝까지 오른 용에 이르는 여섯 단계로 양기의 성장과 절제를 말한다. 건·곤 두 괘에만 《문언전(文言傳)》이 붙어 있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天行健,君子以自強不息。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는 이로써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는다.

飛龍在天,利見大人。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

夫大人者,與天地合其德,與日月合其明,與四時合其序,與鬼神合其吉凶。

무릇 대인이란 천지와 그 덕을 합하고, 일월과 그 밝음을 합하며, 사시와 그 차례를 합하고, 귀신과 그 길흉을 합한다.

번역

괘사

건(乾)은 크게 형통하고(元亨), 바르게 함이 이롭다(利貞).

효사

  • 초구(初九):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
  • 구이(九二): 용이 밭에 나타났으니,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
  • 구삼(九三): 군자가 종일토록 굳세고 굳세어, 저녁에도 두려운 듯 조심하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다.
  • 구사(九四): 혹 뛰어오르거나 못에 있으니, 허물이 없다.
  • 구오(九五):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
  • 상구(上九): 끝까지 오른 용이니, 뉘우침이 있다.
  • 용구(用九): 여러 용이 우두머리 없음을 보니, 길하다.

단전(彖傳)

크도다 건의 으뜸(元)이여, 만물이 이에 의지하여 비롯되니, 곧 하늘을 거느린다. 구름이 흐르고 비가 베풀어져 만물이 형체를 이루어 흐르며, 큰 밝음이 처음과 끝을 이루어 여섯 자리가 때맞춰 이루어진다. 때맞춰 여섯 용을 타고 하늘을 부리니, 건의 도가 변화하여 각기 본성과 천명을 바르게 하고, 큰 조화를 보전하여 합하니, 이에 바르게 함이 이롭다. 무리 만물 위로 으뜸으로 나오니, 온 나라가 다 편안하다.

상전(象傳)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는 이로써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는다.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는 양이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용이 밭에 나타났다"는 덕을 베풂이 두루 미치기 때문이다. "종일토록 굳세고 굳세다"는 도를 거듭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혹 뛰어오르거나 못에 있다"는 나아가도 허물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용이 하늘에 있다"는 대인이 일을 이룸이다. "끝까지 오른 용이니 뉘우침이 있다"는 가득 참은 오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용구(用九)"는 하늘의 덕이 우두머리가 될 수 없음이다.

문언전(文言傳)

으뜸(元)이란 선(善)의 으뜸이요, 형통함(亨)이란 아름다움의 모임이요, 이로움(利)이란 의(義)의 조화요, 바름(貞)이란 일의 줄기다. 군자는 인(仁)을 체득하여 남의 어른이 될 만하고, 아름답게 모여 예에 합할 만하며, 사물을 이롭게 하여 의에 조화될 만하고, 바르고 굳세어 일을 주관할 만하다. 군자가 이 네 가지 덕을 행하므로 "건은 원·형·이·정이다"라고 한다.

초구에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고 한 것은 무엇을 이름인가? 공자가 말하였다. "용의 덕을 지니고 숨은 자다. 세상에 따라 바뀌지 않고, 이름을 이루려 하지 않으며, 세상을 피해 살아도 번민이 없고, 옳다 인정받지 못해도 번민이 없으며, 즐거우면 행하고 근심되면 떠나, 확고하여 뽑을 수 없으니, 잠긴 용이다."

구이에 "용이 밭에 나타났으니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고 한 것은 무엇을 이름인가? 공자가 말하였다. "용의 덕을 지니고 바르고 가운데 자리한 자다. 평소의 말을 미덥게 하고 평소의 행실을 삼가며, 사악함을 막아 그 정성을 보존하고, 세상을 선하게 하되 자랑하지 않으며, 덕이 넓어 교화한다. 역에 이르기를 '용이 밭에 나타났으니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 하니, 임금의 덕이다."

구삼에 "군자가 종일토록 굳세고 굳세어 저녁에도 두려운 듯 조심하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다"고 한 것은 무엇을 이름인가?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덕에 나아가고 업을 닦는다. 충(忠)과 신(信)은 덕에 나아가는 바요, 말을 닦아 그 정성을 세움은 업에 머무는 바다. 이를 곳을 알아 거기에 이르니 더불어 기미를 말할 만하고, 마칠 곳을 알아 거기서 마치니 더불어 의를 보존할 만하다. 그러므로 윗자리에 있어도 교만하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어도 근심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굳세고 굳세어 때에 따라 두려워하면 비록 위태로워도 허물이 없다."

구사에 "혹 뛰어오르거나 못에 있으니 허물이 없다"고 한 것은 무엇을 이름인가? 공자가 말하였다. "오르고 내림이 일정함이 없으나 사악함을 위함이 아니요, 나아가고 물러남이 항상됨이 없으나 무리를 떠남이 아니다. 군자가 덕에 나아가고 업을 닦음은 때에 미치고자 함이다. 그러므로 허물이 없다."

구오에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고 한 것은 무엇을 이름인가? 공자가 말하였다.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 구하니, 물은 젖은 데로 흐르고 불은 마른 데로 나아가며,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 성인이 일어남에 만물이 우러러보니, 하늘에 근본한 것은 위를 가까이하고 땅에 근본한 것은 아래를 가까이하여, 각기 그 부류를 따른다."

상구에 "끝까지 오른 용이니 뉘우침이 있다"고 한 것은 무엇을 이름인가? 공자가 말하였다. "귀하나 자리가 없고, 높으나 백성이 없으며, 어진 이가 아랫자리에 있어 돕는 이가 없으니, 이 때문에 움직이면 뉘우침이 있다."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는 아래에 있음이요, "용이 밭에 나타났다"는 때맞춰 머묾이요, "종일토록 굳세고 굳세다"는 일을 행함이요, "혹 뛰어오르거나 못에 있다"는 스스로를 시험함이요, "나는 용이 하늘에 있다"는 위에서 다스림이요, "끝까지 오른 용이니 뉘우침이 있다"는 궁극에 이른 재앙이요, "건의 으뜸으로 용구를 씀(乾元用九)"은 천하가 다스려짐이다.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는 양기가 잠겨 감춰짐이요, "용이 밭에 나타났다"는 천하가 문명함이요, "종일토록 굳세고 굳세다"는 때와 더불어 행함이요, "혹 뛰어오르거나 못에 있다"는 건의 도가 이에 변혁됨이요, "나는 용이 하늘에 있다"는 곧 하늘의 덕에 자리함이요, "끝까지 오른 용이니 뉘우침이 있다"는 때와 더불어 궁극에 이름이요, "건의 으뜸으로 용구를 씀"은 곧 하늘의 법칙을 봄이다.

건의 으뜸(乾元)이란 비롯하여 형통하는 것이요, 이정(利貞)이란 본성과 정(情)이다. 건은 비롯됨에 아름다운 이로움으로 천하를 이롭게 하면서도 이롭게 한 바를 말하지 않으니, 크도다! 크도다 건의 으뜸이여, 굳세고 건강하며 중정(中正)하여, 순수하고 정밀하다. 여섯 효가 펼쳐져 두루 정(情)에 통하며, 때맞춰 여섯 용을 타고 하늘을 부린다. 구름이 흐르고 비가 베풀어져 천하가 평안하다.

군자는 덕을 이룸을 행실로 삼으니, 날마다 볼 수 있는 행실이다. "잠긴(潛)"이란 말은 숨어 아직 드러나지 않고 행하여도 아직 이루지 못함이니, 이 때문에 군자가 쓰지 않는다.

군자는 배움으로 모으고 물음으로 분별하며, 너그러움으로 머물고 인(仁)으로 행하니, 역에 이르기를 "용이 밭에 나타났으니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 하니, 임금의 덕이다.

구삼은 거듭 굳세되 가운데가 아니고, 위로 하늘에 있지 않으며 아래로 밭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굳세고 굳세어 때에 따라 두려워하면 비록 위태로워도 허물이 없다.

구사는 거듭 굳세되 가운데가 아니고, 위로 하늘에 있지 않으며 아래로 밭에 있지 않고 가운데로 사람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혹(或)"이라 하니, "혹"이란 의심함이다. 그러므로 허물이 없다.

무릇 대인이란 천지와 그 덕을 합하고, 일월과 그 밝음을 합하며, 사시(四時)와 그 차례를 합하고, 귀신과 그 길흉을 합한다. 하늘보다 앞서도 하늘이 어기지 않고, 하늘보다 뒤져도 하늘의 때를 받든다. 하늘도 어기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이며, 하물며 귀신이랴?

"끝까지 오름(亢)"이란 말은 나아감만 알고 물러남을 모르며, 보존만 알고 잃음을 모르며, 얻음만 알고 잃음을 모름이니, 오직 성인뿐인가? 나아가고 물러남, 보존과 잃음을 알아 그 바름을 잃지 않는 자는 오직 성인뿐인가!

원문 전문 보기 (한문)

乾卦第一

乾 乾下乾上

易經: 乾:元亨。利貞。 初九:潛龍勿用。 九二:見龍在田,利見大人。 九三:君子終日乾乾,夕惕若;厲,无咎。 九四:或躍在淵,无咎。 九五:飛龍在天,利見大人。 上九:亢龍,有悔。 用九:見羣龍无首,吉。

彖曰: 大哉乾元,萬物資始,乃統天。雲行雨施,品物流形,大明終始,六位時成。 時乘六龍以御天,乾道變化,各正性命,保合大和,乃利貞。 首出庶物,萬國咸寧。

象曰: 天行健,君子以自強不息。 潛龍勿用,陽在下也。 見龍在田,德施普也。 終日乾乾,反復道也。 或躍在淵,進无咎也。 飛龍在天,大人造也。 亢龍有悔,盈不可久也。 用九,天德不可為首也。

文言曰: 元者,善之長也。亨者,嘉之會也。利者,義之和也。貞者,事之幹也。君子體仁足以長人,嘉會足以合禮,利物足以和義,貞固足以幹事。君子行此四德者,故曰:「乾,元、亨、利、貞。」 初九曰:「潛龍,勿用。」何謂也?子曰:「龍德而隱者也。不易乎世,不成乎名,遯世无悶,不見是而无悶,樂則行之,憂則違之,確乎其不可拔,潛龍也。」 九二曰:「見龍在田,利見大人。」何謂也?子曰:「龍德而正中者也。庸言之信,庸行之謹;閑邪存其誠,善世而不伐,德博而化。易曰:『見龍在田,利見大人。』君德也。」 九三曰:「君子終日乾乾,夕惕若,厲,无咎。」何謂也?子曰:「君子進德脩業。忠信,所以進德也;脩辭立其誠,所以居業也。知至至之,可與言幾也。知終終之,可與存義也。是故居上位而不驕,在下位而不憂,故乾乾因其時而惕,雖危无咎矣。」 九四曰:「或躍在淵,无咎。」何謂也?子曰:「上下无常,非為邪也。進退无恒,非離羣也。君子進德脩業,欲及時也。故无咎。」 九五曰:「飛龍在天,利見大人。」何謂也?子曰:「同聲相應,同氣相求;水流濕,火就燥,雲從龍,風從虎;聖人作而萬物覩;本乎天者親上,本乎地者親下,則各從其類也。」 上九曰:「亢龍,有悔。」何謂也?子曰:「貴而无位,高而无民,賢人在下位而无輔,是以動而有悔也。」

「潛龍勿用」,下也。 「見龍在田」,時舍也。 「終日乾乾」,行事也。 「或躍在淵」,自試也。 「飛龍在天」,上治也。 「亢龍有悔」,窮之災也。 「乾元用九」,天下治也。

「潛龍勿用」,陽氣潛藏。 「見龍在田」,天下文明。 「終日乾乾」,與時偕行。 「或躍在淵」,乾道乃革。 「飛龍在天」,乃位乎天德。 「亢龍有悔」,與時偕極。 「乾元用九」,乃見天則。

乾元者,始而亨者也。利貞者,性情也。乾始能以美利利天下,不言所利,大矣哉!大哉乾元,剛健中正,純粹精也。六爻發揮,旁通情也。時乘六龍,以御天也。雲行雨施,天下平也。 君子以成德為行,日可見之行也。潛之為言也,隱而未見,行而未成,是以君子弗用也。 君子學以聚之,問以辯之,寬以居之,仁以行之,易曰:「見龍在田,利見大人。」君德也。 九三,重剛而不中,上不在天,下不在田;故乾乾因其時而惕,雖危,无咎矣。 九四,重剛而不中,上不在天,下不在田,中不在人,故或之。或之者,疑之也,故无咎。 夫大人者,與天地合其德,與日月合其明,與四時合其序,與鬼神合其吉凶;先天而天弗違,後天而奉天時,天且弗違,而況於人乎?況於鬼神乎? 亢之為言也,知進而不知退,知存而不知亡,知得而不知喪;其唯聖人乎?知進退存亡而不失其正者,其唯聖人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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