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수 16 한난론 (寒暖論)

적천수(滴天髓) · 명 유기(전) · 번역·감수 허유

천도의 한난(寒暖)과 지도의 조습(燥濕)을 논하는 장으로, 조후(調候) 사상의 원형이 담겨 있다. 찬 기운은 따뜻함을 만나야 발하고 따뜻한 기운은 참을 만나야 이루어지며, 습이나 조가 지나치면 편고(偏枯)가 된다고 본다.

번역

천도에는 한난(寒暖)이 있어 만물을 발육하니, 인도가 이를 얻되 지나쳐서는 안 된다.

원주: 음지는 차고 양지는 따뜻하며, 금·수는 차고 목·화는 따뜻하다. 찬 기를 얻은 것은 따뜻함을 만나야 발하고, 따뜻한 기를 얻은 것은 참을 만나야 이루어진다. 추위가 심하고 더위가 지극한데 그 안에 한두 개의 상(象)이 이루어져 있으면 반드시 좋은 곳이 없다. 오행의 양이 자월을 만나면 일양(一陽)이 생긴 뒤라 만물이 잉태되니, 양이 양의 자리를 타면 동으로 가도 서로 가도 되고, 음이 오월을 만나면 일음(一陰)이 생긴 뒤라 만물이 거두어 갈무리되니, 음이 음의 자리를 타면 남으로 가도 북으로 가도 된다.

지도에는 조습(燥濕)이 있어 온갖 것을 생성하니, 인도가 이를 얻되 치우쳐서는 안 된다.

원주: 습함이 지나친 것은 막혀서 이룸이 없고, 메마름이 지나친 것은 맹렬하여 화가 있다. 수가 금의 생을 받는데 찬 토를 만나면 더욱 습해지고, 화가 목의 생을 받는데 따뜻한 토를 만나면 더욱 메마르니, 모두 편고(偏枯)한 것이다. 목·화로 그 메마름을 이룬 것은 목화상관이 습함을 요한다는 말이요, 토·수로 그 습함을 이룬 것은 금수상관이 메마름을 요한다는 말이다. 간혹 화토라서 메마름이 마땅한 경우는 토를 쓴 뒤에 화를 쓰고, 금이 메말라 습함이 마땅한 경우는 금을 쓴 뒤에 수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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