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수천미 육친론 29 정원 (貞元)
《적천수천미》의 마지막 장으로, 원형이정(元亨利貞)의 순환 — 정(貞)이 다하면 다시 원(元)이 일어난다는 이치 — 로 명운의 시종(始終)과 대를 잇는 기틀을 논한다. 팔자에서는 연·월·일·시가, 대운에서는 전·후반이 원형이정에 배속되며, 특히 사람이 죽은 뒤에도 행운(行運)이 이어져 그 길흉으로 자손과 집안의 흥체(興替)를 알 수 있다는 "정하기원(貞下起元)"의 논의가 핵심이다. 명조 사례 없이 이론으로만 구성된 장이다.
번역
조화(造化)는 원(元)에서 일어나 또한 정(貞)에서 그치니, 다시 정원(貞元)의 만남이 시작되면 후사를 잇는 기틀이 배태된다.
원주: 삼원(三元)에는 모두 정원이 있다. 팔자로 보면 연이 원(元), 월이 형(亨), 일이 이(利), 시가 정(貞)이니, 연월이 길한 자는 전반생이 길하고 일시가 길한 자는 후반생이 길하다. 대운으로 보면 처음 15년이 원, 다음 15년이 형, 중간 15년이 이, 뒤 15년이 정이니, 원·형 운이 길한 자는 전반생이 길하고 이·정 운이 길한 자는 후반생이 길하다. 모두 정원의 도(道)다. 그러나 정원의 묘함이 존재함은 다만 절처봉생(絶處逢生)이나 북(北)이 다하면 동(東)이 온다는 뜻만이 아니다. 사람의 수명이 끝남에 이르러, 이미 끝난 뒤에 운이 가는 곳이 과연 기뻐하던 것이면 그 집안이 반드시 흥하고, 과연 꺼리던 것이면 그 집안이 반드시 쇠퇴한다. 대개 아버지가 정(貞)이 되고 자식이 원(元)이 되니, 정 아래에서 원이 일어나는 묘함이요 생생불식(生生不息)의 기틀이다. 내가 이 논을 지은 것은 사람들에게 죽을 해를 알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천하 만세에 보여, 실로 대대(代代)의 조짐을 증험하고 수(數)를 피할 수 없음을 알게 하려는 것이다. 배우는 자는 힘쓸지어다.
임철초 주: 정원의 이치는 하락도서(河洛圖書)의 뜻이요, 하락도서의 뜻은 곧 선후천 괘위(卦位)의 역(易)이다. 선천의 괘는 건이 남이요 곤이 북이다. 그러므로 서북에 산이 많으니 곤륜이 산의 으뜸이요, 동남에 물이 많으니 대해가 물의 귀착처다. 이로써 물은 산에서 나오고 산은 물을 보면 그친다. 무릇 구하(九河)가 땅에 쏟아져 한없이 광대히 출렁이는 기세도 그 근원을 거슬러 오르면 모두 성수(星宿)요, 오악(五嶽)이 하늘을 찔러 지극히 높고 험준한 형상도 그 근본을 궁구하면 모두 곤륜이다. 사람에게 조부(祖父)가 있음도 그러하니, 비록 갈래가 나뉘고 파(派)가 퍼져도 모두 한 줄기에서 나오지 않음이 없다. 그러므로 일음(一陰)은 곤의 처음에서 생기고 일양(一陽)은 건의 시초에서 생기니, 이로써 이(離)는 해의 체가 되고 감(坎)은 달의 체가 된다. 정원의 이치는 납갑(納甲)에 근원하고, 납갑의 상은 팔괘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아버지는 건이요 어머니는 곤이며, 진(震)은 장남이다. 그믐에 달이 혼백을 이어 순흑(純黑)하면 곤의 상이니, 곤이란 정(貞)의 뜻과 같다. 초사흘에 광명이 3분이면 일양이 처음 생기니 진의 상이요, 진이란 원(元)의 조짐이다. 초여드레 상현에 광명이 6분이면 태(兌)의 상이니, 태란 형(亨)의 이치와 같다. 18일에 달이 가득 찼다가 3분이 이지러지면 손(巽)의 상이니, 이(利)의 뜻과 같다. 이로써 정원의 도는 순환의 이치니, 성함이 극에 달하면 쇠하고 비(否)가 극에 달하면 태(泰)가 온다는 것도 이 뜻이다.
이 장의 뜻을 보면, 사람이 세상에 살아 운이 길한 자는 창성하고 운이 흉한 자는 패망할 뿐 아니라, 수명이 끝난 뒤에도 행운(行運)이 여전히 이어지니 그 운의 길흉을 보면 그 자손의 흥체(興替)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이 죽은 뒤에 그 집안이 흥왕하면 사후의 운이 반드시 길한 것이요, 그 집안이 쇠패하면 사후의 운이 반드시 흉한 것이다. 이 논의는 조화에 정함이 있어 수(數)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나, 자식 된 자는 어버이의 향년을 알아 그 뜻을 잘 계승하고 이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어버이 사후의 운이 길하면 절로 선대를 잇고 후대를 열 수 있으며, 사후의 운이 흉하면 또한 분수를 지켜 경영하여 조화를 만회할 수 있다. 만약 조상의 부귀가 시서(詩書)에서 왔는데 자손이 그 부귀를 누리면서 시서를 버리거나, 조상의 가업이 근검에서 왔는데 자손이 그 가업을 누리면서 근검을 잊는다면, 이는 부상(扶桑)나무의 줄기를 잘라 문재(文梓)나무에 접붙이는 격이니 마르지 않는 것이 없고, 위수(渭水)의 물을 터서 흐린 내에 들이는 격이니 흐려지지 않는 것이 드물다. 어째서인가? 그 본원(本源)이 각각 서로 붙지 않기 때문이다. 배우는 자는 마땅히 깊이 생각해야 한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二十九、贞元
造化起于元,亦止于贞。再肇贞元之会,胚胎嗣续之机。
原注:三元皆有贞元。如以八字看,以年为元,月为亨,日为利,时为贞。年月吉者,前半世吉,日时吉者,后半世吉。以大运看,以初十五年为元,次十五年为亨,中十五年为利,后十五年为贞。元亨运吉者,前半世吉,利贞运吉者,后半世吉,皆贞元之道。然有贞元之妙存焉,非特绝处逢生、北尽东来之意也。至于仁之寿终矣,而既终之后,运之所行,果所喜者欤?则其家必兴;果所忌者欤?则其家必替。盖以父为贞,子为元也。贞下起元之妙,生生不息之机。予著此论,非欲人知考之年,而示天下万世,实所以验奕世之兆,而知数之不可逃也。学者勖之!
任氏曰:贞元之理,河洛图书之旨也;河洛图书之旨,既先后天卦位之易也。先天之卦,乾南坤北,故西北多山,昆仑为山之宜;东南多水,大海为水之归。是以水从山出,山见水止。夫九河泻地,极汪洋澎湃之势,溯其源,皆星宿也;夫五岳插天,极崇降峻险之形,穷其本,皆昆仑也。惟人有祖父亦然,虽支分派衍,莫不皆出于一脉。故一阴生于坤之初,一阳生于乾之始,所以离为日体,坎为月体。而贞元之理,原于纳甲,纳甲之象,出于八卦。故父乾而母坤,震为长男,继魄纯黑而为坤象。坤者,犹贞之意也。初三光明三分,一阳初生,震之象也。震者,元之兆也。初八上弦,光明六分,兑之象也,兑者,犹亨之理也。十八日,月盈而亏缺三分,巽之象也。犹利之义也。是以贞元之道,循不之理,盛极而衰,否极而泰,亦此意也。观此章之旨,不特人生在世,运吉者昌,运凶者败,至于寿终之后,而行运仍在,观其运之吉凶,而可知其子孙之 兴替。故其人既终之后,而其家兴旺者,身后运必吉也;其家衰败者,身后必运必怨也。此论虽造化有定,而数之不可逃,为人子者不可不知考之年,而善继述之。若考之身后运吉,自可承先启后;如考之身后运凶,亦可安分经营,挽回造化。若祖宗富贵,自诗书中来,子孙享富贵,即弃诗书者;若祖宗家业,自勤俭中来,子孙享家业,即忘勤俭者,是割扶桑之干而接于文梓,未有不稿者,决渭河之水,而入于湿川,鲜有不浊者。河也?其本源各自不相附耳,学者当深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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