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잡편 05 우언(寓言)

장자(莊子) · 전국 장주 · 번역·감수 허유

《장자》의 글쓰기 방법을 스스로 밝히는 편으로, 우언(寓言, 빗댄 말) 열에 아홉, 중언(重言, 무게 있는 옛말) 열에 일곱, 치언(巵言, 자연을 따르는 말)을 들어 천예(天倪)로 조화함을 논한다. 이어 공자의 변화, 그림자와 그림자 밖(罔兩)의 문답, 양자거가 노자에게 가르침받는 일화로 이어진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寓言十九,重言十七,巵言日出,和以天倪。

우언이 열에 아홉, 중언이 열에 일곱, 치언은 날로 나와 천예로 조화한다.

萬物皆種也,以不同形相禪,始卒若環。是謂天均。

만물은 모두 씨앗이어서 다른 형체로 서로 잇대니 처음과 끝이 고리 같다. 이를 천균이라 한다.

大白若辱,盛德若不足。

크게 흰 것은 더러운 듯하고, 성한 덕은 모자란 듯하다.

번역

우언이 열에 아홉이요, 중언이 열에 일곱이며, 치언은 날로 나와 천예로 조화한다.

우언이 열에 아홉이라는 것은 밖의 것을 빌려 논함이다. 친아비는 제 자식을 위해 중매하지 않으니, 친아비가 칭찬함은 그 아비 아닌 자가 칭찬함만 못하다. 이는 내 죄가 아니라 사람들의 죄이다. 자기와 같으면 응하고 자기와 같지 않으면 반대하며, 자기와 같으면 옳다 하고 다르면 그르다 한다.

중언이 열에 일곱이라는 것은 말을 그치게 하는 까닭이니, 나이 많은 어른의 말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앞서되 경위와 본말로 그 나이를 채울 것이 없으면 이는 앞선 것이 아니다. 사람이면서 남보다 앞설 것이 없으면 사람의 도리가 없는 것이요, 사람이면서 사람의 도리가 없으면 이를 진부한 사람(陳人)이라 한다.

치언이 날로 나와 천예로 조화하고 그로써 끝없이 펼쳐져 해를 다한다. 말하지 않으면 가지런하니, 가지런함과 말이 가지런하지 않고 말과 가지런함이 가지런하지 않다. 그러므로 말 없음을 말한다. 말 없음을 말하면 종신토록 말하여도 일찍이 말한 적이 없고, 종신토록 말하지 않아도 일찍이 말하지 않은 적이 없다. 까닭이 있어 되고 까닭이 있어 안 되며, 까닭이 있어 그러하고 까닭이 있어 그렇지 않다. 어찌하여 그러한가? 그러한 데서 그러하다. 어찌하여 그렇지 않은가? 그렇지 않은 데서 그렇지 않다. (…) 사물은 본디 그러한 바가 있고 본디 옳은 바가 있으니, 그렇지 않은 사물이 없고 옳지 않은 사물이 없다. 치언이 날로 나와 천예로 조화하지 않으면 누가 그 오램을 얻겠는가! 만물은 모두 씨앗이어서 다른 형체로 서로 잇대니, 처음과 끝이 고리 같아 그 차례를 얻을 수 없다. 이를 천균(天均)이라 하니, 천균이란 천예이다.

장자가 혜자에게 말하였다. "공자가 나이 예순에 예순 번 변하였으니, 처음에 옳다 한 것을 끝내 그르다 하였다. 지금 옳다 하는 것이 쉰아홉 해의 그른 것이 아닌지 알 수 없다."

혜자가 말하였다. "공자는 뜻을 힘쓰고 앎을 행한 분이오."

장자가 말하였다. "공자는 그것을 그만두었으되 일찍이 그것을 말한 적이 없소. 공자가 이르기를 '무릇 큰 근본에서 재질을 받아 영(靈)을 회복하여 산다'고 하였소. (…) 이미 그만두었구나! 나는 또한 저 경지에 미치지 못하겠구나!"

증자가 두 번 벼슬하며 마음이 두 번 변하여 말하였다. "내가 어버이 살아 계실 적에 벼슬하니 삼부(三釜)의 녹으로도 마음이 즐거웠고, 뒤에 벼슬하니 삼천 종(鍾)의 녹으로도 어버이께 미치지 못하여 내 마음이 슬펐다." 제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증삼 같은 자는 녹에 마음을 매단 죄가 없다 할 만합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이미 매단 것이다. 매단 바 없는 자라면 슬픔이 있을 수 있겠느냐? 그는 삼부와 삼천 종 보기를 참새나 모기가 앞을 지나는 것처럼 여길 것이다."

여러 망량(罔兩, 그림자의 그림자)이 그림자에게 물었다. "그대가 아까는 굽혔다가 이제는 우러르고, 아까는 묶었다가 이제는 풀어 헤치며, 아까는 앉았다가 이제는 일어나고, 아까는 다니다가 이제는 멈추니 어찌된 일인가?"

그림자가 말하였다. "부산스럽기도 하지, 어찌 자질구레하게 묻는가! 나는 그러하면서도 그 까닭을 모른다. 나는 매미 허물이요 뱀 허물이니, 그것과 비슷하나 그것이 아니다. 불과 해에 나는 모이고, 그늘과 밤에 나는 사라진다. 저것(형체)이 내가 의지하는 바인가? 하물며 의지함이 없는 것이겠는가! 저것이 오면 나도 함께 오고, 저것이 가면 나도 함께 가며, 저것이 굳세게 움직이면 나도 함께 굳세게 움직인다. 굳세게 움직이는 것을 또 어찌 물을 것이 있겠는가?"

양자거가 남쪽 패(沛)로 가고 노담이 서쪽 진(秦)으로 노닐 적에, 교외에서 맞이하기로 하여 양(梁)에 이르러 노자를 만났다. 노자가 길 가운데서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며 말하였다. "처음에 너를 가르칠 만하다 여겼는데 이제 안 되겠구나." 양자거가 대답하지 못하였다. 숙소에 이르러 세숫물과 수건·빗을 올리고 신을 문밖에 벗고 무릎으로 기어 나아가 말하였다. "아까 제가 선생께 여쭙고자 하였으나 선생이 가시느라 한가하지 않아 감히 못하였습니다. 이제 한가하시니 그 허물을 여쭙습니다." 노자가 말하였다. "너는 부릅뜨고 노려보니 누가 너와 함께 거하겠느냐? 크게 흰 것은 더러운 듯하고, 성한 덕은 모자란 듯하다." 양자거가 송구하여 낯빛을 바꾸며 말하였다. "삼가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가 처음 갔을 때는 숙소 사람이 맞이하고 보내며 주인은 자리를 잡아 주고 아내는 수건과 빗을 들며 숙소 사람이 자리를 비키고 불 때는 자가 부뚜막을 비켰으나, 그가 돌아갈 때는 숙소 사람이 그와 자리를 다투었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寓言第二十七

寓言第二十七   寓言十九,重言十七,巵言日出,和以天倪。

  寓言十九,藉外論之。親父不為其子媒。親父譽之,不若非其父者也;非吾罪也,人之罪也。與己同則應,不與己同則反;同於己為是之,異於己為非之。

  重言十七,所以已言也,是為耆艾。年先矣,而无經緯本末以期年耆者,是非先也。人而无以先人,无人道也;人而无人道,是之謂陳人。

  巵言日出,和以天倪,因以曼衍,所以窮年。不言則齊,齊與言不齊,言與齊不齊也,故曰无言。言无言,終身言,未嘗不言;終身不言,未嘗不言。有自也而可,有自也而不可;有自也而然,有自也而不然。惡乎然?然於然。惡乎不然?不然於不然。惡乎可?可於可。惡乎不可?不可於不可。物固有所然,物固有所可,无物不然,无物不可。非巵言日出,和以天倪,孰得其久!萬物皆種也,以不同形相禪,始卒若環,莫得其倫,是謂天均。天均者,天倪也。

  莊子謂惠子曰:「孔子行年六十而六十化,始時所是,卒而非之,未知今之所謂是之非五十九非也。」

  惠子曰:「孔子勤志服知也。」

  莊子曰:「孔子謝之矣,而其未之嘗言也。孔子云:『夫受才乎大本,復靈以生。』鳴而當律,言而當法,利義陳乎前,而好惡是非直服人之口而已矣。使人乃以心服,而不敢蘁立,定天下之定。已乎已乎!吾且不得及彼乎!」

  曾子再仕而心再化,曰:「吾及親仕,三釜而心樂;後仕,三千鍾而不洎,吾心悲。」

  弟子問於仲尼曰:「若參者,可謂无所縣其罪乎?」

  曰:「既已縣矣。夫无所縣者,可以有哀乎?彼視三釜三千鍾,如觀雀蚊虻相過乎前也。」

  顏成子游謂東郭子綦曰:「自吾聞子之言,一年而野,二年而從,三年而通,四年而物,五年而來,六年而鬼入,七年而天成,八年而不知死,不知生,九年而大妙。

  生有為,死也。勸公,以其死也,有自也;而生陽也,无自也。而果然乎?惡乎其所適?惡乎其所不適?天有曆數,地有人據,吾惡乎求之?莫知其所終,若之何其无命也?莫知其所始,若之何其有命也?有以相應也,若之何其无鬼邪?无以相應也,若之何其有鬼邪?」

  衆罔兩問於景曰:「若向也俯而今也仰,向也括[撮]而今也被髮,向也坐而今也起,向也行而今也止,何也?」

  景曰:「搜搜也,奚稍問也!予有而不知其所以。予,蜩甲也,蛇蛻也,似之而非也。火與日,吾屯也;陰與夜,吾代也。彼吾所以有待邪?而況乎以[无]有待者乎!彼來則我與之來,彼往則我與之往,彼強陽則我與之強陽。強陽者,又何以有問乎?」

  陽子居南之沛,老耼西遊於秦,邀於郊,至於梁而遇老子。老子中道仰天而歎曰:「始以汝為可教,今不可也。」

  陽子居不答。至舍,進盥漱巾櫛,脫履戶外,膝行而前,曰:「向者弟子欲請夫子,夫子行不閒,是以不敢。今閒矣,請問其過。」

  老子曰:「而睢睢盱盱,而誰與居?大白若辱,盛德若不足。」

  陽子居蹵然變容曰:「敬聞命矣!」

  其往也,舍者迎將,其家公執席,妻執巾櫛,舍者避席,煬者避竈。其反也,舍者與之爭席矣!

이 고전이 말한 사주, 직접 확인해 보세요

장자(莊子)의 명리 원리는 더큼만세력의 분석 알고리즘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내 사주의 용신·격국·오행을 10초 만에 확인하세요.

더큼만세력에서 내 사주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