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외편 11 지락(至樂)

장자(莊子) · 전국 장주 · 번역·감수 허유

천하에 지극한 즐거움(至樂)이 있는가를 묻고, 세속이 좇는 부귀·장수가 도리어 몸을 괴롭힌다고 본다. 무위야말로 지극한 즐거움이라 하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 장자, 해골과의 문답, 노나라 임금이 바닷새를 기른 일화로 생사와 본성을 논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至樂无樂,至譽无譽。

지극한 즐거움은 즐거움이 없고, 지극한 명예는 명예가 없다.

雜乎芒芴之間,變而有氣,氣變而有形,形變而有生。今又變而之死。

아득하고 어렴풋한 사이에 섞여 있다가 변하여 기운이 있고, 기운이 변하여 형체가 있으며, 형체가 변하여 삶이 있었네. 이제 또 변하여 죽음으로 갔네.

此以己養養鳥也,非以鳥養養鳥也。

이는 자기를 기르는 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 아니다.

번역

천하에 지극한 즐거움이 있는가, 없는가? 몸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있는가, 없는가? 이제 무엇을 하고 무엇에 의지하며, 무엇을 피하고 무엇에 처하며, 무엇에 나아가고 무엇을 떠나며, 무엇을 즐기고 무엇을 미워해야 하는가?

무릇 천하가 높이는 것은 부유함·귀함·장수·선함이요, 즐기는 것은 몸의 편안함·두터운 맛·아름다운 옷·고운 색·음악이며, 낮추는 것은 가난함·천함·일찍 죽음·악함이요, 괴로워하는 것은 몸이 편안하지 못함·입이 두터운 맛을 얻지 못함·몸이 아름다운 옷을 얻지 못함·눈이 고운 색을 얻지 못함·귀가 음악을 얻지 못함이다. 만약 얻지 못하면 크게 근심하고 두려워하니, 그 몸을 위함이 또한 어리석도다!

무릇 부유한 자는 몸을 괴롭혀 부지런히 일하여 재물을 많이 쌓으나 다 쓰지 못하니, 그 몸을 위함이 또한 겉돈다. 무릇 귀한 자는 밤으로 낮을 이어 잘잘못을 생각하니, 그 몸을 위함이 또한 멀다. 사람의 삶은 근심과 함께 생기니, 장수하는 자는 흐리멍덩하게 오래 근심하며 죽지 않으니 얼마나 괴로운가! 그 몸을 위함이 또한 멀다. 열사는 천하를 위해 선하다 여겨지나 몸을 살리기에는 부족하다. 나는 그 선함이 참으로 선한지 참으로 선하지 않은지 모르겠다. 선하다 하면 몸을 살리기에 부족하고, 선하지 않다 하면 남을 살리기에 족하다. 그러므로 "충성된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물러나 다투지 말라"고 한다. 그러므로 자서(子胥)가 다투어 그 몸을 해쳤으나, 다투지 않았다면 이름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참으로 선함이 있는가, 없는가?

지금 세속이 하는 것과 그 즐기는 것을, 나는 또 그 즐거움이 과연 즐거움인지 과연 즐거움이 아닌지 모르겠다. 내가 보건대 세속이 즐기는 것은, 무리 지어 좇는 것을 끙끙대며 마지못해 하는 듯하면서 모두 즐겁다 하니, 나는 그것을 즐기지도 않고 또 즐기지 않지도 않는다. 과연 즐거움이 있는가, 없는가? 나는 무위(無爲)를 참된 즐거움으로 여기나, 또 세속이 크게 괴로워하는 바다. 그러므로 "지극한 즐거움은 즐거움이 없고, 지극한 명예는 명예가 없다(至樂无樂, 至譽无譽)"고 한다.

천하의 옳고 그름은 과연 정할 수 없다. 비록 그러나 무위로는 옳고 그름을 정할 수 있다. 지극한 즐거움으로 몸을 살림은 오직 무위라야 거의 보존된다. 청컨대 시험 삼아 말하겠다. 하늘은 무위함으로 맑고, 땅은 무위함으로 편안하다. 그러므로 두 무위가 서로 합하여 만물이 모두 화하여 생긴다. 아득하고 어렴풋하여 나온 데가 없도다! 어렴풋하고 아득하여 형상이 없도다! 만물이 무성하나 모두 무위에서 번식한다. 그러므로 "천지는 무위하면서도 하지 않음이 없다"고 하니, 사람이 누가 능히 무위를 얻겠는가!

장자의 아내가 죽어 혜자가 조문하니, 장자가 막 두 다리를 뻗고 앉아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하고 있었다. 혜자가 말했다. "사람과 함께 살며 자식을 기르고 몸이 늙었는데, 죽어도 곡하지 않음은 그래도 족하나, 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하니 너무 심하지 않은가!" 장자가 말했다. "그렇지 않네. 그가 처음 죽었을 때 내 어찌 홀로 슬프지 않았겠는가! 그 처음을 살펴보니 본디 삶이 없었고, 한갓 삶이 없었을 뿐 아니라 본디 형체가 없었으며, 한갓 형체가 없었을 뿐 아니라 본디 기운(氣)이 없었네. 아득하고 어렴풋한 사이에 섞여 있다가 변하여 기운이 있고, 기운이 변하여 형체가 있으며, 형체가 변하여 삶이 있었네. 이제 또 변하여 죽음으로 갔으니, 이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운행함과 서로 같네. 사람이 또 큰 방(巨室, 천지)에 편안히 잠들었는데, 내가 시끄럽게 따라 곡한다면 스스로 명에 통하지 못함이라 여겨, 그러므로 그쳤네."

지리숙(支離叔)과 골개숙(滑介叔)이 명백(冥伯)의 언덕과 곤륜의 빈터, 황제가 쉬던 곳을 보았다. 갑자기 골개숙의 왼 팔꿈치에 혹(柳)이 돋으니 그 마음이 깜짝 놀라 싫어하는 듯했다. 지리숙이 말했다. "그대는 그것을 싫어하는가?" 골개숙이 말했다. "아니네, 내 어찌 싫어하겠는가! 삶이란 빌린 것이네. 빌려서 삶을 사는 것은 티끌과 때라네. 죽음과 삶은 낮과 밤이네. 또 나와 그대가 변화를 보다가 변화가 나에게 미쳤으니, 내 또 무엇을 싫어하겠는가!"

장자가 초나라로 가다가 빈 해골을 보았는데, 바싹 마른 채 형체가 있었다. 말채찍으로 두드리며 그것에게 물었다. "그대는 삶을 탐하고 이치를 잃어 이리 되었는가? 나라를 망친 일이나 도끼의 형벌로 이리 되었는가? 선하지 못한 행실로 부모처자에게 부끄러움을 끼칠까 하여 이리 되었는가? 얼고 굶주린 환난으로 이리 되었는가? 그대의 나이가 본디 여기에 이르렀는가?" 이에 말이 끝나자 해골을 가져다 베고 누웠다. 한밤중에 해골이 꿈에 나타나 말했다. "그대가 말하는 것은 변사 같은데, 그대가 말한 것을 보니 모두 산 사람의 매임이라네. 죽으면 이런 것이 없네. 그대는 죽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 장자가 말했다. "그렇소." 해골이 말했다. "죽음에는 위로 임금이 없고 아래로 신하가 없으며, 또한 사계절의 일이 없어, 조용히 천지를 봄가을로 삼으니, 비록 남면(南面)한 왕의 즐거움이라도 이를 넘지 못하네." 장자가 믿지 못하여 말했다. "내가 사명(司命)을 시켜 그대의 형체를 다시 살려, 그대의 뼈와 살과 살갗을 만들고 그대의 부모처자와 마을과 아는 이를 돌려준다면, 그대는 그것을 바라겠소?" 해골이 깊이 찡그리고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 어찌 남면한 왕의 즐거움을 버리고 다시 사람 세상의 수고로움이 되겠는가!"

안연(顏淵)이 동쪽 제나라로 가려 하니 공자가 근심하는 빛이 있었다. 자공이 자리에서 내려와 물었다. "소자가 감히 묻습니다. 회(回)가 동쪽 제나라로 가는데 선생님이 근심하는 빛이 있으심은 어찌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좋구나, 너의 물음이! 옛날 관자(管子)가 한 말을 내 매우 좋게 여기는데, '작은 자루는 큰 것을 담을 수 없고, 짧은 두레박줄은 깊은 데서 물을 길을 수 없다'고 했다. 무릇 이러한 것은 명(命)에 이룬 바가 있고 형(形)에 마땅한 바가 있어 덜고 더할 수 없음을 말함이다. 내 회가 제후와 더불어 요·순·황제의 도를 말하고 거듭 수인·신농의 말을 더할까 두렵다. 저가 장차 안으로 자기에게 구하나 얻지 못할 것이요, 얻지 못하면 미혹되고, 사람이 미혹되면 죽는다.

또 너는 홀로 듣지 못했느냐? 옛날 바닷새가 노나라 교외에 머무니, 노나라 임금이 맞아 묘당에서 술을 베풀고 구소(九韶)를 연주하여 즐겁게 하며 태뢰(太牢)를 갖추어 음식으로 삼았다. 새가 이에 눈이 어지럽고 근심하고 슬퍼하여, 한 점 고기도 감히 먹지 못하고 한 잔 술도 감히 마시지 못하여 사흘 만에 죽었다. 이는 자기를 기르는 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 아니다. 무릇 새를 기르는 법으로 새를 기르는 자는, 마땅히 깊은 숲에 깃들이고 모래톱에 노닐며 강과 호수에 떠다니고 미꾸라지를 먹으며 행렬을 따라 머물고 느긋이 처하게 해야 한다. 저는 오직 사람의 말을 듣기 싫어하거늘 어찌 저 시끄러움으로 하겠는가! 함지·구소의 음악을 동정의 들에 베풀면 새가 그것을 듣고 날아가고 짐승이 듣고 달아나며 물고기가 듣고 깊이 들어가는데, 사람이 그것을 들으면 서로 모여 둘러보고 본다. 물고기는 물에 처해 살고 사람은 물에 처해 죽으니, 저들은 반드시 서로 다르며 그 좋아하고 싫어함이 그러므로 다르다. 그러므로 옛 성인은 그 능함을 하나로 하지 않고 그 일을 같게 하지 않았다. 이름은 실(實)에 그치고 의(義)는 마땅함에 베푸니, 이를 일러 조리에 통달하여 복을 지님이라 한다."

열자(列子)가 길가에서 밥을 먹다가 백 년 된 해골을 보고 쑥을 헤쳐 가리키며 말했다. "오직 나와 그대만이 일찍이 죽은 적도 산 적도 없음을 아네. 그대는 과연 근심스러운가? 나는 과연 기쁜가?"

씨(種)에는 기미(幾)가 있어, 물을 얻으면 물때가 되고, 물과 흙의 경계를 얻으면 개구리밥의 옷이 되며, 언덕에 나면 질경이가 되고, 질경이가 거름더미를 얻으면 까마귀발이 되며, 까마귀발의 뿌리는 굼벵이가 되고 그 잎은 나비가 된다. 나비는 잠시 변하여 벌레가 되어 부뚜막 아래 나는데 그 모습이 허물 벗은 듯하니 그 이름을 구철(鴝掇)이라 한다. 구철이 천 일이 지나면 새가 되니 그 이름을 건여골(乾餘骨)이라 한다. 건여골의 침은 사미(斯彌)가 되고, 사미는 식혜벌레(食醯)가 된다. 이로(頤輅)는 식혜벌레에서 나고, 황황(黃軦)은 구유(九猷)에서 나며, 무예(瞀芮)는 썩은 반딧불이에서 난다. 양해(羊奚)는 죽순 없는 대와 짝하고, 오랜 대는 청녕(青寧)을 낳으며, 청녕은 정(程)을 낳고, 정은 말을 낳으며, 말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또 기미(機)로 되돌아간다. 만물이 모두 기미에서 나와 모두 기미로 들어간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至樂第十八

至樂第十八   天下有至樂无有哉?有可以活身者无有哉?今奚為奚據?奚避奚處?奚就奚去?奚樂奚惡?

  夫天下之所尊者,富貴壽善也;所樂者,身安厚味美服好色音聲也;所下者,貧賤夭惡也;所苦者,身不得安逸,口不得厚味,形不得美服,目不得好色,耳不得音聲。若不得者,則大憂以懼,其為形也亦愚哉!

  夫富者,苦身疾作,多積財而不得盡用,其為形也亦外矣。夫貴者,夜以繼日,思慮善否,其為形也亦疏矣。人之生也,與憂俱生,壽者惽惽,久憂不死,何苦也!其為形也亦遠矣。烈士為天下見善矣,未足以活身。吾未知善之誠善邪?誠不善邪?若以為善矣,不足活身;以為不善矣,足以活人。故曰:「忠諫不聽,蹲循勿爭。」故夫子胥爭之以殘其形,不爭,名亦不成。誠有善无有哉?

  今俗之所為與其所樂,吾又未知樂之果樂邪,果不樂邪?吾觀夫俗之所樂,舉羣趣者,誙誙然如將不得已,而皆曰樂者,吾未之樂也,亦未之不樂也。果有樂无有哉?吾以无為誠樂矣,又俗之所大苦也。故曰:「至樂无樂,至譽无譽。」

  天下是非果未可定也。雖然,无為可以定是非。至樂活身,唯无為幾存。請嘗試言之。天无為以之清,地无為以之寧。故兩无為相合,萬物皆化生。芒乎芴乎,而无從出乎!芴乎芒乎,而无有象乎!萬物職職,皆從无為殖。故曰,天地无為也而无不為也,人也孰能得无為哉!

  莊子妻死,惠子弔之,莊子則方箕踞鼓盆而歌。

  惠子曰:「與人居,長子老身,死不哭亦足矣,又鼓盆而歌,不亦甚乎!」

  莊子曰:「不然。是其始死也,我獨何能无概然!察其始而本无生,非徒无生也,而本无形,非徙无形也而本无氣。雜乎芒芴之間,變而有氣,氣變而有形,形變而有生。今又變而之死。是相與為春秋冬夏四時行也。人且偃然寢於巨室,而我噭噭然隨而哭之,自以為不通乎命,故止也。」

  支離叔與滑介叔觀於冥伯之丘,崑崙之虛,黃帝之所休。俄而柳生其左肘,其意蹶蹶然惡之。

  支離叔曰:「子惡之乎?」

  滑介叔曰:「亡,予何惡!生者,假借也。假之而生生者,塵垢也。死生為晝夜。且吾與子觀化而化及我,我又何惡焉!」

  莊子之楚,見空髑髏,髐然有形,撽以馬捶,因而問之,曰:「夫子貪生失理,而為此乎?將子有亡國之事,斧鉞之誅,而為此乎?將子有不善之行,愧遺父母妻子之醜,而為此乎?將子有凍餒之患,而為此乎?將子之春秋故及此乎?」

  於是語卒,援髑髏,枕而臥。夜半,髑髏見夢曰:「子之談者似辯士,視子所言,皆生人之累也,死則无此矣。子欲聞死之說乎?」

  莊子曰:「然。」

  髑髏曰:「死,无君於上,无臣於下,亦无四時之事,從然以天地為春秋,雖南面王樂,不能過也。」

  莊子不信,曰:「吾使司命復生子形,為子骨肉肌膚,反子父母妻子閭里知識,子欲之乎?」

  髑髏深矉蹙頞曰:「吾安能棄南面王樂而復為人閒之勞乎!」

  顏淵東之齊,孔子有憂色。子貢下席而問曰:「小子敢問,回東之齊,夫子有憂色,何邪?」

  孔子曰:「善哉汝問!昔者管子有言,丘甚善之,曰:『褚小者不可以懷大,綆短者不可以汲深。』夫若是者,以為命有所成而形有所適也,夫不可損益。吾恐回與齊侯言堯舜黃帝之道,而重以燧人神農之言。彼將內求於己而不得,不得則惑,人惑則死。

  且女獨不聞邪?昔者海鳥止於魯郊,魯侯御而觴之于廟,奏九韶以為樂,具太牢以為膳。鳥乃眩視憂悲,不敢食一臠,不敢飲一杯,三日而死。此以己養養鳥也,非以鳥養養鳥也。夫以鳥養養鳥者,宜栖之深林,遊之壇陸,浮之江湖,食之鰌䱔,隨行列而止,委虵而處。彼唯人言之惡聞,奚以夫譊譊為乎!咸池九韶之樂,張之洞庭之野,鳥聞之而飛,獸聞之而走,魚聞之而下入,人卒聞之,相與還而觀之。魚處水而生,人處水而死,彼必相與異,其好惡故異也。故先聖不一其能,不同其事。名止於實,義設於適,是之謂條達而福持。」

  列子行食於道從,見百歲髑髏,攓蓬而指之曰:「唯予與汝知而未嘗死,未嘗生也。若果養乎?予果歡乎?」

  種有幾,得水則為㡭,得水土之際則為鼃蠙之衣,生於陵屯則為陵舄,陵舄得鬱棲則為烏足,烏足之根為蠐螬,其葉為胡蝶。胡蝶胥也化而為蟲,生於竈下,其狀若脫,其名為鴝掇。鴝掇千日為鳥,其名為乾餘骨。乾餘骨之沫為斯彌,斯彌為食醯。頤輅生乎食醯,黃軦生乎九猷,瞀芮生乎腐蠸,羊奚比乎不箰,久竹生青寧,青寧生程,程生馬,馬生人,人又反入於機。萬物皆出於機,皆入於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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