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씨춘추 론5 사순론(似順論)

여씨춘추(呂氏春秋) · 진 여불위 · 번역·감수 허유

《여씨춘추》 육론(六論)의 다섯째 논으로, 「사순(似順)」 이하 여섯 자편(子篇)으로 이루어진다. 순함을 닮았으나 거꾸로임을 논하는 「사순」을 머리로, 부류를 분별함인 「별류(別類)」, 임금이 법도로 들음인 「유도(有度)」, 직분을 나눔인 「분직(分職)」, 직분을 처리함인 「처방(處方)」, 작은 일을 삼감인 「신소(慎小)」를 묶었다. 처세·논변·정치를 다룬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事多似倒而順,多似順而倒。

일은 거꾸로인 듯하나 순한 것이 많고, 순한 듯하나 거꾸로인 것이 많다.

知不知上矣。過者之患,不知而自以為知。

알지 못함을 앎이 으뜸이다. 허물 짓는 자의 병폐는 알지 못하면서 스스로 안다 여김이다.

凡為治必先定分。

무릇 다스림은 반드시 먼저 분수를 정해야 한다.

異所以安同也,同所以危異也。

다름은 같음을 편안케 하는 것이요, 같음은 다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번역

사순(似順) — 순함을 닮았으나 거꾸로임

첫째로 말한다. 일은 거꾸로인 듯하나 순한 것이 많고, 순한 듯하나 거꾸로인 것이 많다. 순함이 거꾸로 됨과 거꾸로임이 순함이 됨을 아는 자라야 더불어 변화를 말할 수 있다. 지극히 긴 것이 도리어 짧고 지극히 짧은 것이 도리어 긴 것이 하늘의 도다.

형 장왕(荊莊王)이 진(陳)을 치려 사람을 시켜 살피게 하니, 사자가 "진은 칠 수 없습니다" 하였다. 장왕이 "어째서인가" 하니 "성곽이 높고 해자가 깊으며 비축이 많습니다" 하였다. 영국(寧國)이 "진은 칠 수 있습니다. 진은 작은 나라인데 비축이 많음은 부세가 무거움이니 백성이 윗사람을 원망합니다. 성곽이 높고 해자가 깊음은 백성의 힘이 다함입니다. 군사를 일으켜 치면 진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하였다. 장왕이 듣고 마침내 진을 취하였다.

전성자(田成子)가 지금까지 나라를 둘 수 있는 까닭은 완자(完子)라는 형이 있어 어질고 용맹했기 때문이다. 월인(越人)이 군사를 일으켜 전성자를 토벌하며 "어찌 임금을 죽이고 나라를 취했느냐" 하니, 전성자가 근심하였다. 완자가 사대부를 거느려 월의 군대를 맞아 반드시 싸우고, 싸우면 반드시 패하며, 패하면 반드시 죽기를 청하였다. 전성자가 "반드시 월과 싸움은 좋다. 그러나 싸워 반드시 패하고 패해 반드시 죽음은 과인이 의심된다" 하니, 완자가 "임금께서 나라를 두심에 백성이 윗사람을 원망하고 어진 이가 죽으니 신이 부끄러움을 입습니다. 완으로 보건대 나라가 이미 두려워합니다. 지금 월인이 군사를 일으켜 신이 싸워 패하면 어진 이가 다 죽고, 죽지 않은 자는 감히 나라에 들지 못합니다. 임금께서 여러 고아와 나라에 계시면 신이 보건대 나라가 반드시 편안해집니다" 하였다. 완자가 가니 전성자가 울며 보냈다. 무릇 죽음과 패함은 사람이 미워하는 바이나 도리어 편안함이 되니 어찌 한 길이겠는가. 그러므로 임금의 들음과 선비의 배움은 넓지 않을 수 없다.

윤탁(尹鐸)이 진양(晉陽) 수령이 되어 조간자(趙簡子)에게 청함이 있었다. 간자가 "가서 보루를 헐라. 내 장차 가리니, 가서 보루를 보면 중행인(中行寅)·범길사(范吉射)를 보는 것이다" 하였다. 윤탁이 가서 도리어 보루를 늘렸다. 간자가 진양에 올라 보루를 보고 노하여 "윤탁이 나를 속였다" 하고 교외에 머물며 사람을 시켜 윤탁을 죽이려 하였다. 손명(孫明)이 나아가 간하여 "신의 사사로움으로는 윤탁은 상줄 만합니다. 윤탁의 말이 본디 '즐거움을 보면 음란해지고 근심을 보면 다투어 다스린다. 이것이 사람의 도다. 지금 임금께서 보루를 보고 환난을 생각하시거늘 하물며 신하와 백성이겠는가. 나라에 편하고 임금에 이로우면 죄를 겸할지라도 윤탁이 하겠다' 하였습니다" 하니, 간자가 "그대 말이 없었다면 과인이 거의 그르칠 뻔했다" 하고 이에 난을 면한 상으로 윤탁에게 상 주었다. 임금은 가장 좋기로는 기쁨과 노함이 반드시 이치를 따르고, 그다음은 이치를 따르지 못해도 반드시 자주 고침이니, 비록 큰 어짊에 이르지 못해도 흐린 세상을 덮을 만하다. 간자가 이에 해당한다. 세상 임금의 병폐는 알지 못함을 부끄러워해 스스로 씀을 자랑하고, 허물 고집을 좋아하며 간언 듣기를 미워해 위태로움에 이름이니, 부끄러움이 위태로움보다 큰 것이 없다.

별류(別類) — 부류를 분별함

둘째로 말한다. 알지 못함을 앎이 으뜸이다. 허물 짓는 자의 병폐는 알지 못하면서 스스로 안다 여김이다. 사물은 그러한 듯하나 그렇지 않은 것이 많으므로 나라가 망하고 백성이 죽음이 그치지 않는다. 풀에 신(莘)과 류(藟)가 있어 따로 먹으면 사람을 죽이나 합해 먹으면 수명을 더하고, 만근(萬堇)은 죽이지 않는다. 옻은 묽고 물도 묽으나 두 묽은 것을 합하면 굳어지고 적시면 마르며, 쇠도 무르고 주석도 무르나 두 무른 것을 합하면 굳어지고 불에 달구면 묽어진다. 혹 적셔서 마르고 혹 달궈서 묽어지니, 부류가 본디 반드시 같지 않거늘 미루어 알 수 있겠는가. 작은 네모는 큰 네모의 부류요 작은 말은 큰 말의 부류이나, 작은 지혜는 큰 지혜의 부류가 아니다.

노(魯)의 공손작(公孫綽)이라는 자가 사람들에게 "나는 죽은 사람을 일으킬 수 있다" 하였다. 까닭을 물으니 "나는 본디 반신불수를 고칠 수 있으니, 지금 반신불수 고치는 약을 갑절로 하면 죽은 사람도 일으킬 수 있다" 하였다. 사물은 본디 작게는 할 수 있으나 크게는 할 수 없고, 반은 할 수 있으나 전부는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검을 보는 자가 "흰 것은 굳음이요 누런 것은 질김이니, 누렇고 흰 것이 섞이면 굳고 질겨 좋은 검이다" 하였다. 따지는 자가 "흰 것은 질기지 않음이요 누런 것은 굳지 않음이니, 누렇고 흰 것이 섞이면 굳지도 질기지도 않다. 또 무르면 휘고 굳으면 부러진다. 검이 부러지고 휘면 어찌 날카로운 검이 되겠는가" 하였다. 검의 실정은 바뀌지 않았는데 혹은 좋다 하고 혹은 나쁘다 함은 말이 그렇게 시킨 것이다. … 이것이 충신이 근심하는 바요 어진 자가 폐해지는 까닭이다.

고양응(高陽應)이 집을 지으려 하니 장인이 "아직 안 됩니다. 나무가 아직 생것이라 진흙을 바르면 반드시 휠 것입니다. 생것으로 집을 지으면 지금은 좋아도 뒤엔 반드시 무너집니다" 하였다. 고양응이 "그대 말대로면 집은 무너지지 않는다. 나무가 더 마르면 굳어지고 진흙이 더 마르면 가벼워지니, 더 굳은 것으로 더 가벼운 것을 지면 무너지지 않는다" 하니, 장인이 대꾸할 말이 없어 명을 받아 지었다. 집이 처음엔 좋더니 뒤에 과연 무너졌다. 고양응은 작은 살핌을 좋아하나 큰 이치에 통하지 못한 것이다.

천리마가 해를 등지고 서쪽으로 달리면 저녁엔 해가 그 앞에 있다. 눈에는 본디 보지 못함이 있고 지혜에는 본디 알지 못함이 있으며 운수에는 본디 미치지 못함이 있다. 그러한 까닭을 알지 못하면서 그러하니, 성인은 그에 따라 제도를 일으켜 마음 쓰지 않는다.

유도(有度) — 법도로 들음

셋째로 말한다. 어진 임금은 법도가 있어 들으므로 지나치지 않는다. 법도로 들으면 속을 수 없고 두려워할 수 없으며 으를 수 없고 기뻐할 수 없다. 보통 사람의 지혜로 이미 아는 바에는 어둡지 않으나 아직 모르는 바에는 어두우니, 사람이 쉽게 속고 두려워하며 으르고 기뻐함은 앎이 자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손님이 계자(季子)에게 "어찌 순(舜)의 능함을 아는가" 하니, 계자가 "요(堯)가 이미 천하를 다스렸는데 순이 천하 다스림을 말함이 자기 부절에 합하니, 이로써 능함을 안다" 하였다. "비록 안다 해도 어찌 그가 사사로움을 행하지 않을 줄 아는가" 하니, 계자가 "무릇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 자는 반드시 성명(性命)의 정에 통한 자라 사사로움이 없다. 여름에 갖옷을 입지 않음은 갖옷을 아껴서가 아니라 따뜻함이 남아서요, 겨울에 부채를 쓰지 않음은 부채를 아껴서가 아니라 서늘함이 남아서다. 성인이 사사로움을 행하지 않음은 허비를 아껴서가 아니라 자기를 절제함이다" 하였다.

허유(許由)는 억지로 함이 아니라 통한 바가 있음이다. 통한 바가 있으면 탐욕의 이익이 밖으로 밀려난다.

공자·묵자의 제자가 천하에 가득해 모두 인의의 술수로 천하를 가르치고 인도했으나 행해지지 않았다. 가르치는 자도 술수를 행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가르침 받는 자이겠는가. 어째서인가. 인의의 술수가 밖이기 때문이다. … 오직 성명의 정에 통하면 인의의 술수가 절로 행해진다.

선왕은 다 알 수 없어 하나를 잡아 만물을 다스렸다. 사람이 하나를 잡지 못하게 함은 사물이 감응시킴이다. 그러므로 "뜻의 어그러짐을 통하게 하고 마음의 얽힘을 풀며 덕의 누를 없애고 도의 막힘을 통하게 하라" 하니, 귀·부·현·엄·명·리 여섯은 뜻을 어그러뜨리는 것이요, 용모·움직임·낯빛·이치·기운·뜻 여섯은 마음을 얽는 것이며, 미움·욕심·기쁨·노함·슬픔·즐거움 여섯은 덕을 누르는 것이요, 지혜·능함·버림·나아감·취함·놓음 여섯은 도를 막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여섯이 가슴속에 흔들리지 않으면 바르다. 바르면 고요하고, 고요하면 맑고 밝으며, 맑고 밝으면 비고, 비면 함이 없으나 하지 못함이 없다.

분직(分職) — 직분을 나눔

넷째로 말한다. 선왕은 자기 것이 아닌 것을 쓰되 자기 것처럼 함은 임금의 도에 통한 것이다. 무릇 임금이란 빈자리에 처해 소복을 입고 지혜가 없으므로 뭇 지혜를 부릴 수 있고, 지혜가 도리어 무능하므로 뭇 능함을 부릴 수 있으며, 능함이 함 없음을 잡으므로 뭇 함을 부릴 수 있다. 지혜 없음·능함 없음·함 없음, 이것이 임금이 잡는 바이다. 미혹된 임금은 그렇지 못해 그 지혜로 억지로 지혜롭고 그 능함으로 억지로 능하며 그 함으로 억지로 하니, 이는 신하의 직분에 처함이다. 신하의 직분에 처하면서 막힘 없기를 바라면 순(舜)이라도 못 한다.

무왕(武王)의 보좌가 다섯 사람이었다. 무왕은 다섯 사람의 일에 무능했으나 세상이 모두 "천하를 취한 자는 무왕이다" 한다. 그러므로 무왕은 자기 것 아닌 것을 취하되 자기 것처럼 함이니 임금의 도에 통한 것이다. … 무릇 말은 백락(伯樂)이 보고 조보(造父)가 몰고 어진 임금이 타면 하루 천 리를 가니, 몰고 보는 수고 없이 그 공이 있으면 탈 줄 아는 것이다.

지금 손님을 부른 자가 술이 무르익어 노래하고 춤추며 거문고·피리를 부는데, 이튿날 자기를 즐겁게 한 자에게 절하지 않고 주인에게 절함은 주인이 시킨 것이다. 선왕이 공명을 세움이 이와 비슷하니, 뭇 능한 이와 어진 이를 부려 공명이 크게 세상에 서되 보좌한 자에게 주지 않고 그 임금에게 줌은 임금이 시킨 것이다. … 임금의 도에 통하지 못한 임금은 그렇지 못해, 스스로 사람 노릇 하면 못 하고, 어진 자에게 맡기면 미워하며, 못난 자와 의논하니, 이것이 공명이 상하고 국가가 위태로운 까닭이다.

대추는 멧대추[棘]가 가진 것이요 갖옷은 여우가 가진 것인데, 멧대추의 대추를 먹고 여우의 가죽을 입으니, 선왕은 본디 자기 것 아닌 것을 쓰되 자기 것으로 한 것이다. 탕·무(湯武)가 하루아침에 하·상의 백성을 다 두고 땅을 다 두며 재물을 다 두어, 그 백성으로 편안히 하니 천하가 감히 위태롭게 못 하고, 그 땅으로 봉하니 천하가 감히 기뻐하지 않음이 없으며, 그 재물로 상 주니 천하가 다 다투었다.

백공승(白公勝)이 형국을 얻고도 그 창고를 사람들에게 나눠 주지 못하였다. 이레에 석걸(石乞)이 "환난이 이릅니다. 사람들에게 나눠 주지 못하면 태워 버려 사람들이 나를 해치지 못하게 하소서" 하니, 백공이 또 못 하였다. 아흐레에 섭공(葉公)이 들어와 큰 창고의 재화를 사람들에게 주고 높은 무기고의 병기를 백성에게 나눠 주어 공격하니, 열아흐레에 백공이 죽었다. 나라가 자기 것 아닌데 두려 하니 지극히 탐함이요, 남을 위하지 못하고 자기도 위하지 못하니 지극히 어리석음이다.

위 영공(衛靈公)이 추운 날 못을 파니 완춘(宛春)이 간하여 "추운 날 부역을 일으키면 백성을 상할까 두렵습니다" 하였다. 공이 "춥더냐" 하니, 완춘이 "공께선 여우갖옷을 입고 곰가죽 자리에 앉으며 구석에 화로가 있어 춥지 않으나, 지금 백성은 옷이 해져 깁지 못하고 신이 터져 매지 못하니, 임금은 춥지 않으나 백성은 춥습니다" 하니, 공이 "옳다" 하고 부역을 그치게 하였다. … 영공이 완춘을 논함은 임금의 도를 알았다 할 만하다. 임금은 본디 맡음이 없고 직분으로 맡김을 받으니, 잘하고 못함은 아래요 상벌은 법이라, 임금이 무슨 일을 하겠는가.

처방(處方) — 직분을 처리함

다섯째로 말한다. 무릇 다스림은 반드시 먼저 분수를 정해야 한다. 임금·신하·아비·자식·남편·아내 여섯이 자리에 합당하면 아래가 절도를 넘지 않고 위가 구차히 하지 않으며, 어린 자가 사납지 않고 어른이 게으르지 않다. 쇠와 나무는 임무가 다르고 물과 불은 일이 다르며 음과 양은 같지 않으나 백성을 이롭게 함은 한가지다. 그러므로 다름은 같음을 편안케 하는 것이요 같음은 다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같고 다름의 분별, 귀천의 구별, 장유의 의리, 이것이 선왕이 삼간 바요 치란의 벼리다.

지금 활 쏘는 자가 털끝을 겨누면 담장을 놓치고, 그림 그리는 자가 터럭을 겨누면 모습을 그르치니, 근본을 살핌을 말한다. 근본을 살피지 않으면 요·순이라도 다스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무릇 어지러움은 반드시 가까운 데서 시작해 먼 데 미치고, 반드시 근본에서 시작해 말단에 미친다. 다스림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백리해(百里奚)가 우(虞)에 처하니 우가 망하고 진(秦)에 처하니 진이 패자가 되었으며, 향지(向摯)가 상(商)에 처하니 상이 멸하고 주(周)에 처하니 주가 왕 노릇 하였다. … 근본이 있고 없음이니, 근본이란 분수를 정함을 이른다.

제(齊)가 장자(章子)에게 한·위와 더불어 형(荊)을 치게 하니, 형이 당멸(唐篾)에게 막게 하였다. 군대가 맞서 여섯 달 싸우지 않으니, 제가 주최(周最)에게 장자를 재촉해 급히 싸우게 하되 말이 매우 각박하였다. 장자가 주최에게 "죽이고 면하고 그 집을 무너뜨림은 왕이 신에게 할 수 있으나, 싸우면 안 되는데 싸우고 싸워야 하는데 싸우지 않음은 왕이 신에게 할 수 없습니다" 하였다. … 풀 베는 자가 물가에서 제 척후에게 "물의 얕고 깊음은 알기 쉽다. 형인이 굳게 지키는 곳은 다 얕은 곳이요, 소홀히 지키는 곳은 다 깊은 곳이다" 하니, 척후가 풀 베는 자를 싣고 장자를 만났다. 장자가 매우 기뻐 군사를 단련해 밤에 형인이 굳게 지키는 곳을 엄습해 과연 당멸을 죽였다. 장자는 장수의 분수를 알았다 할 만하다.

한 소희후(韓昭釐侯)가 사냥 나갈 때 가슴걸이[靷]가 한쪽이 늦추어졌다. 소희후가 수레에서 마부에게 "가슴걸이가 한쪽 늦추어지지 않았느냐" 하니 "그렇습니다" 하였다. 머물러 소희후가 새를 쏠 때 그 오른쪽 사람이 한쪽 가슴걸이를 당겨 맞추었다. 소희후가 쏘기를 마치고 수레에 올라 돌아오다 잠시 후 "아까 가슴걸이가 한쪽 늦추어졌는데 지금 맞으니 어째서냐" 하니, 오른쪽 사람이 뒤에서 "아까 신이 맞추었습니다" 하였다. 소희후가 이르러 마부령(車令)을 문책하고 각각 처소를 피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멋대로 망령된 뜻으로 행한 길은 비록 합당해도 어진 임금은 따르지 않는다.

지금 어떤 사람이 멋대로 행하나 국가를 면하게 하고, 경중을 저울추처럼 이롭게 하며, 네모와 둥금을 그림쇠·곱자처럼 하면 솜씨 있고 정교하나 본받기에 부족하다. 법이란 뭇사람이 함께하는 바요 현우가 힘쓰는 바이다. 꾀가 쓸 수 없는 데서 나오고 일이 함께할 수 없는 데서 나옴은 선왕이 버린 바이다.

신소(慎小) — 작은 일을 삼감

여섯째로 말한다. 위가 높고 아래가 낮으니, 낮으면 작은 것으로 위를 볼 수 없다. 높으면 방자하고 방자하면 작은 일을 가벼이 여기며, 작은 일을 가벼이 여기면 위가 아래를 알 길이 없다. 위아래가 서로 알지 못하면 위가 아래를 그르다 하고 아래가 위를 원망한다. … 그러므로 어진 임금은 작은 일을 삼가 호오를 논한다.

큰 둑이 땅강아지를 용납하면 고을이 떠내려가 사람이 죽고, 새는 곳에서 불티 하나가 새면 궁궐을 태우고 쌓은 것을 사르며, 장수가 명령 하나를 잃으면 군대가 깨지고 몸이 죽고, 임금이 말 하나를 그르치면 나라가 무너지고 이름이 욕되어 후세의 웃음거리가 된다.

위 헌공(衛獻公)이 손림보(孫林父)·영식(甯殖)에게 밥을 함께하기로 경계하였다. 기러기가 동산에 모이자 우인(虞人)이 알리니, 공이 동산에 가 기러기를 쏘았다. 두 사람이 임금을 기다려 날이 저물도록 공이 오지 않고, 와서는 가죽 갓을 벗지 않고 두 사람을 보았다. 두 사람이 기뻐하지 않아 헌공을 쫓아내고 공자 표(黚)를 세웠다. … 이것이 작은 일을 살피지 않음이다. 사람의 정은 산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개미둑에 걸려 넘어진다.

제 환공(齊桓公)이 즉위해 삼 년에 세 번 말하니 천하가 어질다 일컫고 신하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고기 먹는 짐승을 없애고, 곡식 먹는 새를 없애며, 비단 그물[새 잡는]을 없앤 것이다.

오기(吳起)가 서하(西河)를 다스릴 때 백성에게 미더움을 깨우치고자 밤에 남문 밖에 표목을 세우고 고을에 명하여 "내일 남문 밖 표목을 넘어뜨리는 자는 장대부(長大夫)에 임명하리라" 하였다. 다음날 날이 저물도록 넘어뜨리는 자가 없어 백성이 "이는 반드시 미덥지 않다" 하였다. 한 사람이 "시험 삼아 가서 넘어뜨려 보자. 상을 못 받을 뿐이니 무슨 손해랴" 하고 가서 넘어뜨리고 와서 오기에게 아뢰니, 오기가 친히 보고 장대부에 임명하였다. 밤에 또 표목을 세우고 전처럼 명하니 고을 사람이 문을 지키며 표목을 다투었다. 이로부터 백성이 오기의 상벌을 믿었다. 상벌이 백성에게 미더우면 무슨 일인들 이루지 못하겠는가, 어찌 군사뿐이겠는가.

원문 전문 보기 (한문)

似順

一曰:事多似倒而順,多似順而倒。有知順之為倒、倒之為順者,則可與言化矣。至長反短,至短反長,天之道也。

荊莊王欲伐陳,使人視之。使者曰:「陳不可伐也。」莊王曰:「何故?」對曰:「城郭高,溝洫深,蓄積多也。」寧國曰:「陳可伐也。夫陳,小國也,而蓄積多,賦斂重也,則民怨上矣;城郭高,溝洫深,則民力罷矣。興兵伐之,陳可取也。」莊王聽之,遂取陳焉。

田成子之所以得有國至今者,有兄曰完子,仁且有勇。越人興師誅田成子曰:「奚故殺君而取國?」田成子患之。完子請率士大夫以逆越師,請必戰,戰請必敗,敗請必死。田成子曰:「夫必與越戰可也。戰必敗,敗必死,寡人疑焉。」完子曰:「君之有國也,百姓怨上,賢良又有死之,臣蒙恥。以完觀之也,國已懼矣。今越人起師,臣與之戰,戰而敗,賢良盡死,不死者不敢入於國。君與諸孤處於國,以臣觀之,國必安矣。」完子行,田成子泣而遣之。夫死敗,人之所惡也,而反以為安,豈一道哉?故人主之聽者與士之學者,不可不博。

尹鐸為晉陽下,有請於趙簡子。簡子曰:「往而夷夫壘。我將往,往而見壘,是見中行寅與范吉射也。」鐸往而增之。簡子上之晉陽,望見壘而怒曰:「譆!鐸也欺我。」於是乃舍於郊,將使人誅鐸也。孫明進諫曰:「以臣私之,鐸可賞也。鐸之言固曰:『見樂則淫侈,見憂則諍治,此人之道也。今君見壘念憂患,而況群臣與民乎?夫便國而利於主,雖兼於罪,鐸為之。夫順令以取容者,眾能之,而況鐸歟?』君其圖之。」簡子曰:「微子之言,寡人幾過。」於是乃以免難之賞賞尹鐸。人主,太上喜怒必循理,其次不循理,必數更,雖未至大賢,猶足以蓋濁世矣。簡子當此。世主之患,恥不知而矜自用,好愎過而惡聽諫,以至於危。恥無大乎危者。

別類

二曰:知不知上矣。過者之患,不知而自以為知。物多類然而不然,故亡國僇民無已。夫草有莘有藟,獨食之則殺人,合而食之則益壽;萬堇不殺。漆淖水淖,合兩淖則為蹇,溼之則為乾;金柔錫柔,合兩柔則為剛,燔之則為淖。或溼而乾,或燔而淖,類固不必,可推知也?小方,大方之類也;小馬,大馬之類也;小智,非大智之類也。

魯人有公孫綽者,告人曰:「我能起死人。」人問其故。對曰:「我固能治偏枯,今吾倍所以為偏枯之藥則可以起死人矣。」物固有可以為小,不可以為大;可以為半,不可以為全者也。

相劍者曰:「白所以為堅也,黃所以為牣也,黃白雜則堅且牣,良劍也。」難者曰:「白所以為不牣也,黃所以為不堅也,黃白雜則不堅且不牣也。又柔則錈,堅則折。劍折且錈,焉得為利劍?」劍之情未革,而或以為良,或以為惡,說使之也。故有以聰明聽說則妄說者止,無以聰明聽說則堯、桀無別矣。此忠臣之所患也,賢者之所以廢也。

義,小為之則小有福,大為之則大有福。於禍則不然,小有之不若其亡也。射招者欲其中小也,射獸者欲其中大也。物固不必,安可推也?

高陽應將為室家,匠對曰:「未可也。木尚生,加塗其上,必將撓。以生為室,今雖善,後將必敗。」高陽應曰:「緣子之言,則室不敗也。木益枯則勁,塗益乾則輕,以益勁任益輕則不敗。」匠人無辭而對,受令而為之。室之始成也善,其後果敗。高陽應好小察,而不通乎大理也。

驥驁綠耳背日而西走,至乎夕則日在其前矣。目固有不見也,智固有不知也,數固有不及也。不知其說所以然而然,聖人因而興制,不事心焉。

有度

三曰:賢主有度而聽,故不過。有度而以聽,則不可欺矣,不可惶矣,不可恐矣,不可喜矣。以凡人之知,不昏乎其所已知,而昏乎其所未知,則人之易欺矣,可惶矣,可恐矣,可喜矣,知之不審也。

客有問季子曰:「奚以知舜之能也?」季子曰:「堯固已治天下矣,舜言治天下而合己之符,是以知其能也。」「若雖知之,奚道知其不為私?」季子曰:「諸能治天下者,固必通乎性命之情者,當無私矣。夏不衣裘,非愛裘也,暖有餘也。冬不用𥵳,非愛𥵳也,清有餘也。聖人之不為私也,非愛費也,節乎己也。節己,雖貪汙之心猶若止,又況乎聖人?」

許由非彊也,有所乎通也。有所通則貪汙之利外矣。

孔、墨之弟子徒屬充滿天下,皆以仁義之術教導於天下,然而無所行,教者術猶不能行,又況乎所教?是何也?仁義之術外也。夫以外勝內,匹夫徒步不能行,又況乎人主?唯通乎性命之情,而仁義之術自行矣。

先王不能盡知,執一而萬物治。使人不能執一者,物感之也。故曰:通意之悖,解心之繆,去德之累,通道之塞。貴、富、顯、嚴、名、利六者,悖意者也。容、動、色、理、氣、意六者,繆心者也。惡、欲、喜、怒、哀、樂六者,累德者也。智、能、去、就、取、舍六者,塞道者也。此四六者不蕩乎胸中則正。正則靜,靜則清明,清明則虛,虛則無為而無不為也。

分職

四曰:先王用非其有,如己有之,通乎君道者也。夫君也者,處虛素服而無智,故能使眾智也;智反無能,故能使眾能也;能執無為,故能使眾為也。無智、無能、無為,此君之所執也。人主之所惑者則不然,以其智彊智,以其能彊能,以其為彊為,此處人臣之職也。處人臣之職而欲無壅塞,雖舜不能為。

武王之佐五人。武王之於五人者之事無能也,然而世皆曰:「取天下者武王也。」故武王取非其有,如己有之,通乎君道也。通乎君道,則能令智者謀矣,能令勇者怒矣,能令辯者語矣。夫馬者,伯樂相之,造父御之,賢主乘之,一日千里,無御相之勞而有其功,則知所乘矣。

今召客者,酒酣,歌舞鼓瑟吹竽,明日不拜樂己者,而拜主人,主人使之也。先王之立功名,有似於此,使眾能與眾賢,功名大立於世,不予佐之者,而予其主,其主使之也。譬之若為宮室,必任巧匠,奚故?曰:「匠不巧則宮室不善。」夫國,重物也,其不善也,豈特宮室哉?巧匠為宮室,為圓必以規,為方必以矩,為平直必以准繩。功已就,不知規矩繩墨,而賞匠巧匠之。宮室已成,不知巧匠,而皆曰:「善。此某君某王之宮室也。」此不可不察也。人主之不通主道者則不然,自為人則不能,任賢者則惡之,與不肖者議之,此功名之所以傷,國家之所以危。

棗,棘之有;裘,狐之有也。食棘之棗,衣狐之皮,先王固用非其有,而己有之。湯、武一日而盡有夏、商之民,盡有夏、商之地,盡有夏、商之財,以其民安而天下莫敢之危,以其地封而天下莫敢不說,以其財賞而天下皆競,無費乎郼與岐周,而天下稱大仁、稱大義,通乎用非其有。

白公勝得荊國,不能以其府庫分人。七日,石乞曰:「患至矣。不能分人則焚之,毋令人以害我。」白公又不能。九日,葉公入,乃發太府之貨予眾,出高庫之兵以賦民,因攻之。十有九日而白公死。國非其有也而欲有之,可謂至貪矣;不能為人,又不能自為,可謂至愚矣。譬白公之嗇,若梟之愛其子也。

衛靈公天寒鑿池。宛春諫曰:「天寒起役,恐傷民。」公曰:「天寒乎?」宛春曰:「公衣狐裘,坐熊席,陬隅有灶,是以不寒。今民衣弊不補,履決不組。君則不寒矣,民則寒矣。」公曰:「善。」令罷役。左右以諫曰:「君鑿池,不知天之寒也,而春也知之。以春之知之也而令罷之,福將歸於春也,而怨將歸於君。」公曰:「不然。夫春也,魯國之匹夫也,而我舉之,夫民未有見焉,今將令民以此見之。曰春也有善,於寡人有也,春之善非寡人之善歟?」靈公之論宛春,可謂知君道矣。君者固無任,而以職受任。工拙,下也;賞罰,法也;君奚事哉?若是則受賞者無德,而抵誅者無怨矣,人自反而已,此治之至也。

處方

五曰:凡為治必先定分。君臣父子夫婦君臣父子夫婦六者當位,則下不踰節而上不苟為矣,少不悍辟而長不簡慢矣。金木異任,水火殊事,陰陽不同,其為民利一也。故異所以安同也,同所以危異也。同異之分,貴賤之別,長少之義,此先王之所慎,而治亂之紀也。

今夫射者儀毫而失牆,畫者儀髮而易貌,言審本也。本不審,雖堯、舜不能以治。故凡亂也者,必始乎近而後及遠,必始乎本而後及末。治亦然。故百里奚處乎虞而虞亡,處乎秦而秦霸;向摯處乎商而商滅,處乎周而周王。百里奚之處乎虞,智非愚也;向摯之處乎商,典非惡也;無其本也。其處於秦也,智非加益也;其處於周也,典非加善也;有其本也。其本也者,定分之謂也。

齊令章子將而與韓、魏攻荊,荊令唐篾將而拒之。軍相當,六月而不戰,齊令周最趣章子急戰,其辭甚刻。章子對周最曰:「殺之免之,殘其家,王能得此於臣。不可以戰而戰,可以戰而不戰,王不能得此於臣。」與荊人夾泚水而軍,章子令人視水可絕者,荊人射之,水不可得近。有芻水旁者,告齊候者,曰:「水淺深易知。荊人所盛守,盡其淺者也;所簡守,皆其深者也。」候者載芻者與見章子,章子甚喜,因練卒以夜奄荊人之所盛守,果殺唐篾。章子可謂知將分矣。

韓昭釐侯出弋,靷偏緩。昭釐侯居車上,謂其僕:「靷不偏緩乎?」其僕曰:「然。」至,舍,昭釐侯射鳥,其右攝其一靷,適之。昭釐侯已射,駕而歸,上車,選間,曰:「鄉者靷偏緩,今適,何也?」其右從後對曰:「今者臣適之。」昭釐侯至,詰車令。各避舍。故擅為妄意之道雖當,賢主不由也。

今有人於此,擅矯行則免國家,利輕重則若衡石,為方圜則若規矩,此則工矣巧矣,而不足法。法也者,眾之所同也,賢不肖之所以其力也。謀出乎不可用,事出乎不可同,此為先王之所舍也。

慎小

六曰:上尊下卑。卑則不得以小觀上。尊則恣,恣則輕小物,輕小物則上無道知下。下無道知上。上下不相知,則上非下,下怨上矣。人臣之情,不能為所怨;人主之情,不能愛所非;此上下大相失道也。故賢主謹小物以論好惡。

巨防容螻,而漂邑殺人;突洩一熛,而焚宮燒積;將失一令,而軍破身死;主過一言,而國殘名辱,為後世笑。

衛獻公戒孫林父、甯殖食。鴻集于囿,虞人以告,公如囿射鴻。二子待君,日晏,公不來至,來不釋皮冠而見二子。二子不說,逐獻公,立公子黚。衛莊公立,欲逐石圃,登臺以望,見戎州而問之曰:「是何為者也?」侍者曰:「戎州也。」莊公曰:「我姬姓也。戎人安敢居國?」使奪之宅,殘其州。晉人適攻衛,戎州人因與石圃殺莊公,立公子起。此小物不審也。人之情不蹙於山,而蹙於垤。

齊桓公即位,三年三言,而天下稱賢,群臣皆說。去肉食之獸,去食粟之鳥,去絲罝之網。

吳起治西河,欲諭其信於民,夜日置表於南門之外,令於邑中曰:「明日有人僨南門之外表者,仕長大夫。」明日日晏矣,莫有僨表者。民相謂曰:「此必不信。」有一人曰:「試往僨表,不得賞而已,何傷?」往僨表,來謁吳起。吳起自見而出,仕之長大夫。夜日又復立表,又令於邑中如前。邑人守門爭表,表加植,不得所賞。自是之後,民信吳起之賞罰。賞罰信乎民,何事而不成,豈獨兵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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