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씨춘추 기02 중춘기(仲春紀)

여씨춘추(呂氏春秋) · 진 여불위 · 번역·감수 허유

《여씨춘추》 십이기의 둘째 권으로, 봄의 가운데 달(중춘, 음력 2월)을 다룬다. 「중춘」(월령)은 맹춘과 마찬가지로 갑을·태호·구망·각·신맛 등 목(木)·봄의 기운에 속하되 율은 협종(夾鐘)에 응한다. 자편들은 생명을 귀히 여김(貴生), 정과 욕(情欲), 물듦의 마땅함(當染), 공명(功名)을 논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仲春之月:……其日甲乙。其帝太皞。其神句芒。其蟲鱗。其音角。律中夾鐘。其數八。其味酸。

(중춘의 달: 그 날은 갑을, …그 소리는 각, 율은 협종에 응하고, 그 수는 팔, 그 맛은 신맛이다.)

聖人深慮天下,莫貴於生。

(성인이 천하를 깊이 생각하건대 생명보다 귀한 것이 없다.)

染於蒼則蒼,染於黃則黃,所以入者變,其色亦變。

(푸른 것에 물들이면 푸르고 누런 것에 물들이면 누러니, 넣는 것이 변하면 그 빛깔도 변한다.)

번역

중춘(仲春) — 월령

첫째로 말한다.

중춘의 달: 해는 규수(奎)에 있고, 저녁에는 호수(弧)가 남중하며, 새벽에는 건성(建星)이 남중한다. 그 날은 갑을이요, 그 임금은 태호요, 그 신은 구망이요, 그 짐승은 비늘 달린 것이요, 그 소리는 각이요, 율은 협종에 응하며, 그 수는 팔이요, 그 맛은 신맛이요, 그 냄새는 누린내요, 그 제사는 호(戶)요, 제사에는 비장을 먼저 올린다. 비로소 비가 내리고, 복숭아와 오얏이 꽃피며, 꾀꼬리가 울고, 매가 변하여 비둘기가 된다. 천자는 청양의 태묘(太廟)에 거하고, 난로를 타며, 푸른 용을 메고, 푸른 깃발을 싣고, 푸른 옷을 입고, 푸른 옥을 차며, 보리와 양고기를 먹는다. 그 그릇은 성기고 트인 것을 쓴다.

이 달에 싹을 편안케 하고, 어린 것을 기르며, 여러 고아를 돌본다. 좋은 날을 가려 백성에게 사(社) 제사를 명한다. 유사(有司)에게 명하여 감옥을 살피고 차꼬와 수갑을 풀며, 함부로 매질하지 말고 옥송을 그치게 한다.

이 달에 제비(玄鳥)가 이른다. 이르는 날 태뢰(太牢)로 고매(高禖)에 제사한다. 천자가 친히 가고, 후비가 아홉 비빈을 거느려 모시니, 이에 천자가 가까이한 이를 예우하여 활집을 띠우고 활과 화살을 고매 앞에서 준다.

이 달에 낮과 밤이 똑같아진다. 우레가 비로소 소리를 내고 번개가 처음 친다. 겨울잠 자던 벌레가 다 움직여 문을 열고 처음 나온다. 우레 사흘 전에 목탁을 흔들어 만백성에게 명한다. "우레가 장차 소리를 내리니, 그 거동을 삼가지 않는 자가 있으면 낳은 자식이 온전치 못하고 반드시 흉한 재앙이 있으리라." 낮과 밤이 똑같아지면 도량(度量)을 같게 하고, 저울추와 돌을 고르며, 말과 통을 견주고, 저울추와 평미레를 바로잡는다.

이 달에 밭 가는 자는 잠시 쉬고, 이에 문짝을 고치며 침묘(寢廟)를 반드시 갖춘다. 큰일을 일으켜 농사를 방해하지 말라.

이 달에 내와 못을 마르게 하지 말고, 둑의 물을 빼지 말며, 산림을 불사르지 말라. 천자는 이에 새끼 양을 바치고 얼음 창고를 열어 먼저 침묘에 올린다. 상순 정일(上丁)에 악정에게 명하여 들어가 춤추고 폐백을 바치게 하니, 천자가 삼공·구경·제후를 거느리고 친히 가서 본다. 중순 정일(中丁)에 또 악정에게 명하여 학교에 들어가 음악을 익히게 한다.

이 달에 제사에 희생을 쓰지 않고 규벽(圭璧)을 쓰며, 가죽과 폐백을 바꾼다.

중춘에 가을의 정령을 행하면 나라에 큰물이 지고 찬 기운이 모두 이르며 도적과 군사가 쳐들어온다. 겨울의 정령을 행하면 양기가 이기지 못해 보리가 익지 않고 백성이 서로 노략질하는 일이 많아진다. 여름의 정령을 행하면 나라에 큰 가뭄이 들고 더운 기운이 일찍 와 벌레가 해를 끼친다.

귀생(貴生)

둘째로 말한다.

성인이 천하를 깊이 생각하건대 생명보다 귀한 것이 없다. 무릇 귀·눈·코·입은 생명의 종이다. 귀가 비록 소리를 바라고 눈이 비록 빛깔을 바라며 코가 비록 향기를 바라고 입이 비록 맛을 바라더라도, 생명에 해로우면 그친다. 이 네 기관이 바라지 않더라도 생명에 이로우면 행하지 않는다. 이로 보건대 귀·눈·코·입은 제멋대로 행할 수 없고 반드시 제어받는 바가 있다. 비유하면 관직이 제멋대로 할 수 없고 반드시 제어받는 바가 있는 것과 같다. 이것이 생명을 귀히 여기는 법이다.

요임금이 천하를 자주지보(子州支父)에게 사양하니, 자주지보가 대답했다. "나를 천자로 삼는 것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비록 그러나 나는 마침 깊은 근심의 병이 있어 바야흐로 다스리려 하니, 천하에 마음 쓸 겨를이 없습니다." 천하는 무거운 것인데도 그것으로 제 생명을 해치지 않으니, 하물며 다른 물건이겠는가. 오직 천하로 제 생명을 해치지 않는 자라야 천하를 맡길 만하다.

월나라 사람이 삼대에 걸쳐 그 임금을 죽이니, 왕자 수(搜)가 이를 근심하여 단혈(丹穴)로 달아났다. 월나라에 임금이 없어 왕자 수를 찾았으나 얻지 못하다가 단혈까지 좇아갔다. 왕자 수가 나오려 하지 않자 월나라 사람이 쑥으로 연기를 피워 왕의 수레에 태웠다. 왕자 수가 끈을 잡고 수레에 올라 하늘을 우러러 부르짖었다. "임금 자리여, 어찌 나를 놓아두지 못하는가!" 왕자 수는 임금 되기를 싫어한 것이 아니라 임금 됨의 근심을 싫어한 것이다. 왕자 수 같은 이는 나라로 제 생명을 상하게 하지 않았다 이를 만하니, 이것이 진실로 월나라 사람이 임금으로 얻고자 한 까닭이다.

노나라 임금이 안합(顏闔)이 도를 얻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사람을 시켜 폐백을 먼저 보냈다. 안합이 누추한 마을 문을 지키며 거친 베옷을 입고 몸소 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노나라 임금의 사자가 이르자 안합이 몸소 맞이했다. 사자가 말했다. "여기가 안합의 집입니까?" 안합이 대답했다. "이것이 합의 집입니다." 사자가 폐백을 바치니, 안합이 대답했다. "들음이 잘못되어 사자에게 죄를 끼칠까 두려우니, 살펴봄만 못합니다." 사자가 돌아가 살펴보고 다시 와 그를 찾으니 얻지 못했다. 그러므로 안합 같은 이는 부귀를 미워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중히 여겨 부귀를 미워한 것이다. 세상의 임금은 흔히 부귀로 도를 얻은 사람을 업신여기니, 서로 알지 못함이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말한다. 도의 참됨으로는 몸을 지키고, 그 나머지로는 나라를 다스리며, 그 찌꺼기로는 천하를 다스린다. 이로 보건대 제왕의 공은 성인의 나머지 일이요, 몸을 온전히 하고 생명을 기르는 도가 아니다. 지금 세속의 군자는 몸을 위태롭게 하고 생명을 버려 물건을 좇으니, 그것으로 무엇을 하겠으며 무엇을 위함이겠는가.

무릇 성인의 동작은 반드시 그 가는 바와 하는 바를 살핀다. 여기 어떤 사람이 수후(隨侯)의 구슬로 천 길 위의 참새를 쏜다면 세상이 반드시 비웃을 것이니, 어찌하여인가? 쓰는 것은 무겁고 구하는 것은 가볍기 때문이다. 무릇 생명이 어찌 다만 수후의 구슬만큼 무겁겠는가.

자화자(子華子)가 말했다. "온전한 삶(全生)이 으뜸이요, 모자란 삶(虧生)이 다음이며, 죽음이 다음이고, 핍박받는 삶(迫生)이 가장 아래다." 그러므로 이른바 생명을 높임은 온전한 삶을 이름이다. 이른바 온전한 삶이란 여섯 가지 욕망(六欲)이 모두 그 마땅함을 얻음이다. 이른바 모자란 삶이란 여섯 욕망이 부분만 그 마땅함을 얻음이다. 모자란 삶이면 그 높임이 박해진다. 모자람이 심할수록 그 높임은 더욱 박해진다. 이른바 죽음이란 알 까닭이 없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로 돌아감이다. 이른바 핍박받는 삶이란 여섯 욕망이 모두 마땅함을 얻지 못하고 모두 심히 미워하는 바를 얻음이니, 굴종이 이것이요 욕됨이 이것이다. 욕됨은 불의(不義)보다 큰 것이 없으므로 불의는 핍박받는 삶이다. 그러나 핍박받는 삶이 유독 불의만은 아니다. 그러므로 "핍박받는 삶은 죽음만 못하다" 한다. 어찌 그러함을 아는가? 귀로 미워하는 바를 듣는 것은 듣지 않음만 못하고, 눈으로 미워하는 바를 보는 것은 보지 않음만 못하다. 그러므로 우레 치면 귀를 막고 번개 치면 눈을 가리니, 이것이 그 비유다. 무릇 여섯 욕망이 모두 그 심히 미워하는 바를 알면서 반드시 면치 못한다면, 알 까닭이 없음만 못하니, 알 까닭이 없음이란 죽음을 이름이다. 그러므로 핍박받는 삶은 죽음만 못하다. 고기를 즐기는 자가 썩은 쥐를 이름이 아니요, 술을 즐기는 자가 상한 술을 이름이 아니며, 생명을 높이는 자가 핍박받는 삶을 이름이 아니다.

정욕(情欲)

셋째로 말한다.

하늘이 사람을 낳으매 탐함이 있고 욕망이 있게 했다. 욕망에는 정(情)이 있고 정에는 절도(節)가 있다. 성인은 절도를 닦아 욕망을 그치게 하므로 그 정을 행함에 지나치지 않는다. 귀가 다섯 소리를 바라고 눈이 다섯 빛깔을 바라며 입이 다섯 맛을 바람은 정이다. 이 셋은 귀하든 천하든 어리석든 지혜롭든 어질든 어리석든 바람이 한결같으니, 비록 신농·황제라도 걸·주와 같다. 성인이 다른 까닭은 그 정을 얻기 때문이다. 생명을 귀히 여김으로 움직이면 그 정을 얻고, 생명을 귀히 여김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 정을 잃는다. 이 둘은 죽음과 삶, 있음과 없음의 근본이다.

속된 임금은 정을 해치므로 움직일 때마다 망하고 실패한다. 귀는 채울 수 없고 눈은 만족할 수 없으며 입은 채울 수 없으니, 몸이 온통 부어오르고 힘줄과 뼈가 가라앉아 막히며 혈맥이 막히고 아홉 구멍이 텅 비어 두루 그 마땅함을 잃으면, 비록 팽조(彭祖)라도 어찌할 수 없다. 물건에 대하여 얻을 수 없는 것을 욕심내고 만족할 수 없는 것을 구하니, 크게 생명의 근본을 잃는다. 백성이 원망하고 비방하며 또 큰 원수를 세우고, 뜻과 기운이 쉽게 동요하여 들떠 굳지 못하며, 위세를 자랑하고 지혜를 좋아하여 가슴속에 속임이 있고, 덕과 의에는 느슨하되 간사한 이익에는 급하다. 몸이 곤궁해진 뒤 비록 뉘우친들 무엇이 미치겠는가. 교묘하고 아첨하는 자는 가까이하고 곧은 자는 멀리하여 국가가 크게 위태로워지니, 앞의 허물을 뉘우쳐도 오히려 돌이킬 수 없다. 말을 듣고 놀라되 그 까닭을 알지 못하고, 온갖 병이 성내어 일어나며 어지러운 환난이 때맞춰 이른다. 이로써 사람의 임금이 되면 몸의 큰 근심이 된다. 귀가 소리를 즐기지 못하고 눈이 빛깔을 즐기지 못하며 입이 맛을 달게 여기지 못하니, 죽음과 다를 바 없다.

옛사람으로 도를 얻은 자는 삶이 오래도록 장수하고 소리·빛깔·맛을 오래 즐길 수 있었으니, 어찌하여인가? 논(論)을 일찍 정했기 때문이다. 논을 일찍 정하면 일찍 아낄 줄 알고, 일찍 아낄 줄 알면 정기가 마르지 않는다. 가을에 일찍 추우면 겨울에 반드시 따뜻하고, 봄에 비가 많으면 여름에 반드시 가무니, 천지도 둘 다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사람은 천지와 같으니, 만물의 형체가 비록 다르나 그 정은 한 몸이다. 그러므로 옛날 몸과 천하를 다스린 자는 반드시 천지를 본받았다. 술잔을 따르는 자가 많으면 빨리 마른다. 만물이 크게 귀한 생명을 따라 마시는 것이 많으므로 크게 귀한 생명은 늘 빨리 마른다. 다만 만물이 따라 마실 뿐 아니라, 또 그 생명을 덜어 천하 사람을 도우면서도 끝내 스스로 알지 못한다. 공이 비록 밖에서 이루어지나 생명은 안에서 이지러진다. 귀로 들을 수 없고 눈으로 볼 수 없으며 입으로 먹을 수 없고, 가슴속이 크게 어지러워 함부로 말하고 헛것을 보며, 죽음에 임하여 거꾸러져 놀라고 두려워 할 바를 모르니, 마음 씀이 이와 같으면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세상에 임금을 섬기는 자가 모두 손숙오(孫叔敖)가 초나라 장왕(莊王)을 만난 것을 행운으로 여기나, 도를 가진 이가 논하면 그렇지 않으니 이는 초나라의 행운이다. 초 장왕이 두루 노닐고 사냥하며 말 달려 활 쏘기를 좋아하여 즐거움에 빠짐이 끝이 없어, 그 나라 안의 수고로움과 제후의 근심을 모두 손숙오에게 맡기니, 손숙오가 밤낮으로 쉬지 못하고 제 생명을 편케 하는 것을 일로 삼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장왕의 공적이 죽백(竹帛)에 드러나 후세에 전해지게 했다.

당염(當染)

넷째로 말한다. 묵자가 흰 실을 물들이는 자를 보고 탄식하며 말했다. "푸른 것에 물들이면 푸르고 누런 것에 물들이면 누러니, 넣는 것이 변하면 그 빛깔도 변한다. 다섯 번 넣어 다섯 빛깔이 된다." 그러므로 물듦은 삼가지 않을 수 없다.

홀로 실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나라에도 물듦이 있다. 순은 허유·백양에게 물들고, 우는 고요·백익에게 물들며, 탕은 이윤·중훼에게 물들고, 무왕은 태공망·주공단에게 물들었으니, 이 네 왕은 물든 바가 마땅하여 천하에 왕 노릇 하고 천자가 되어 공명이 천지를 덮었다. 온 천하의 인의 있는 드러난 사람을 들 때 반드시 이 네 왕을 일컫는다. 하나라 걸은 양신·기종융에게 물들고, 은나라 주는 숭후·악래에게 물들며, 주나라 여왕은 괵공장보·영이종에게 물들고, 유왕은 괵공고·제공돈에게 물들었으니, 이 네 왕은 물든 바가 마땅치 않아 나라가 쇠잔하고 몸이 죽어 천하의 욕됨이 되었다. (이하 제·진·초·오·월의 다섯 임금과 범길사·중행인 등 여섯 임금의 마땅하고 마땅치 못한 물듦을 차례로 들어, 물듦이 흥망을 가른다고 논한다.) 무릇 임금 됨은 영화를 위함이 아니요 편안함을 위함이 아니라 도리를 행하기 위함이다. 도리를 행함은 마땅한 물듦에서 나니, 옛날 임금 노릇을 잘한 자는 사람을 논하는 데 수고롭고 관청 일에는 한가로웠으니, 그 요체를 얻은 것이다.

홀로 나라에만 물듦이 있는 것이 아니다. 공자는 노담·맹소기·정숙에게 배우고, 묵자는 사각의 후예에게 배웠다. 이 두 선비는 작위로 사람을 드러낸 바 없고 상록으로 사람을 이롭게 한 바 없으되, 온 천하의 드러나고 영화로운 자를 들 때 반드시 이 두 선비를 일컫는다. (이하 자공·자하·증자·전자방·단간목·오기·금활리 등 공·묵의 후학이 천하에 영화로움을 들어, 모두 물든 바가 마땅했음을 말한다.)

공명(功名)

다섯째로 말한다. 그 도를 따르면 공명을 피할 수 없으니, 마치 푯대와 그림자, 부름과 메아리 같다. 낚시 잘하는 자는 열 길 아래의 물고기를 끌어내니 미끼가 향기롭기 때문이요, 주살 잘하는 자는 백 길 위의 새를 떨어뜨리니 활이 좋기 때문이며, 임금 노릇 잘하는 자는 만이(蠻夷)와 말 다른 풍속·다른 습속의 사람도 모두 복종시키니 덕이 두텁기 때문이다. 샘이 깊으면 물고기와 자라가 모이고, 나무가 무성하면 나는 새가 모이며, 풀이 무성하면 짐승이 모이고, 임금이 어질면 호걸이 모인다. 그러므로 성왕은 모이게 하기를 힘쓰지 않고 모이는 까닭을 힘쓴다.

억지로 웃게 하면 즐겁지 않고, 억지로 울게 하면 슬프지 않다. 억지로 시키는 도는 작은 것은 이룰 수 있어도 큰 것은 이룰 수 없다.

단지에 누런 식초가 있어 초파리가 모이는 것은 신맛이 있기 때문이니, 맹물이면 반드시 불가하다. 살쾡이로 쥐를 부르고 얼음으로 파리를 부르는 것은 비록 솜씨 좋은 자라도 할 수 없다. 썩은 물고기로 파리를 쫓으면 파리가 더욱 이르니 금할 수 없는 것은 부르는 도로 쫓기 때문이다. 걸·주는 쫓는 도로 불렀으니, 벌이 비록 무겁고 형벌이 비록 엄한들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큰 추위가 이미 이르면 백성은 따뜻함을 이로이 여기고, 큰 더위가 위에 있으면 백성은 시원함으로 달려간다. 그러므로 백성은 일정한 거처가 없어 이익이 모이는 데를 보면 가고 이익이 없으면 떠난다. 천자가 되고자 하면 백성이 달려가는 바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세상이 지극히 춥고 지극히 덥되 백성이 달려가는 데가 없는 것은 가서 행함이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천자가 되고자 하면 백성에게 보이는 바를 다르게 하지 않을 수 없다. 행함이 다르지 않으면 어지러움이 비록 지금의 갑절이라도 백성은 오히려 달려가는 데가 없다. 백성이 달려가는 데가 없으면 왕자는 폐해지고 포악한 임금은 요행하며 백성은 절망한다. 그러므로 지금 세상에 어진 사람이 있으면 이를 힘쓰지 않을 수 없고, 어진 임금이 있으면 이를 일삼지 않을 수 없다.

어짊과 어리석음은 서로 나뉘지 않을 수 없으니, 마치 운명을 바꿀 수 없고 아름다움과 추함을 옮길 수 없는 것과 같다. 걸·주는 귀하기로 천자요 부유하기로 천하를 가졌으며 천하의 백성을 다 해칠 수 있었으되, 어진 이름은 얻을 수 없었다. 관룡봉·왕자비간은 목숨을 바쳐 윗사람의 허물을 다투었으나, 그들에게 어진 이름을 줄 수 없었다. 이름은 진실로 서로 나눌 수 없으니 반드시 그 이치를 따른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仲春 (월령)

一曰──

仲春之月:日在奎,昏弧中,旦建星中。其日甲乙。其帝太皞。其神句芒。其蟲鱗。其音角。律中夾鐘。其數八。其味酸。其臭羶。其祀戶。祭先脾。始雨水。桃李華。蒼庚鳴。鷹化為鳩。天子居青陽太廟,乘鸞輅,駕蒼龍,載青旂,衣青衣,服青玉,食麥與羊,其器疏以達。

是月也,安萌牙,養幼少,存諸孤。擇元日,命人社。命有司,省囹圄,去桎梏,無肆掠,止獄訟。

是月也,玄鳥至。至之日,以太牢祀于高禖。天子親往,后妃率九嬪御,乃禮天子所御,帶以弓韣,授以弓矢于高禖之前。

是月也,日夜分。雷乃發聲,始電。蟄蟲咸動,開戶始出。先雷三日,奮鐸以令于兆民曰:「雷且發聲,有不戒其容止者,生子不備,必有凶災。」日夜分,則同度量,鈞衡石,角斗桶,正權概。

是月也,耕者少舍,乃修闔扇,寢廟必備。無作大事,以妨農功。

是月也,無竭川澤,無漉陂池,無焚山林。天子乃獻羔開冰,先薦寢廟。上丁,命樂正,入舞舍采,天子乃率三公九卿諸侯親往視之。中丁,又命樂正,入學習樂。

是月也,祀不用犧牲,用圭璧,更皮幣。

仲春行秋令,則其國大水,寒氣總至,寇戎來征。行冬令,則陽氣不勝,麥乃不熟,民多相掠。行夏令,則國乃大旱,煗氣早來,蟲螟為害。

貴生

二曰──

聖人深慮天下,莫貴於生。夫耳目鼻口,生之役也。耳雖欲聲,目雖欲色,鼻雖欲芬香,口雖欲滋味,害於生則止。在四官者不欲,利於生者則弗為。由此觀之,耳目鼻口,不得擅行,必有所制。譬之若官職,不得擅為,必有所制。此貴生之術也。

堯以天下讓於子州支父。子州支父對曰:「以我為天子猶可也。雖然,我適有幽憂之病,方將治之,未暇在天下也。」天下,重物也,而不以害其生,又況於它物乎?惟不以天下害其生者也,可以託天下。

越人三世殺其君,王子搜患之,逃乎丹穴。越國無君,求王子搜而不得,從之丹穴。王子搜不肯出,越人薰之以艾,乘之以王輿。王子搜援綏登車,仰天而呼曰:「君乎,獨不可以舍我乎!」王子搜非惡為君也,惡為君之患也。若王子搜者,可謂不以國傷其生矣,此固越人之所欲得而為君也。

魯君聞顏闔得道之人也,使人以幣先焉。顏闔守閭,鹿布之衣,而自飯牛。魯君之使者至,顏闔自對之。使者曰:「此顏闔之家邪?」顏闔對曰:「此闔之家也。」使者致幣,顏闔對曰:「恐聽繆而遺使者罪,不若審之。」使者還反審之,復來求之,則不得已。故若顏闔者,非惡富貴也,由重生惡之也。世之人主,多以富貴驕得道之人,其不相知,豈不悲哉!

故曰:道之真,以持身;其緒餘,以為國家;其土苴,以治天下。由此觀之,帝王之功,聖人之餘事也,非所以完身養生之道也。今世俗之君子,危身棄生以徇物,彼且奚以此之也?彼且奚以此為也?

凡聖人之動作也,必察其所以之與其所以為。今有人於此,以隨侯之珠彈千仞之雀,世必笑之,是何也?所用重,所要輕也。夫生豈特隨侯珠之重也哉?

子華子曰:「全生為上,虧生次之,死次之,迫生為下。」故所謂尊生者,全生之謂。所謂全生者,六欲皆得其宜也。所謂虧生者,六欲分得其宜也。虧生則於其尊之者薄矣。其虧彌甚者也,其尊彌薄。所謂死者,無有所以知,復其未生也。所謂迫生者,六欲莫得其宜也,皆獲其所甚惡者,服是也,辱是也。辱莫大於不義,故不義,迫生也,而迫生非獨不義也,故曰迫生不若死。奚以知其然也?耳聞所惡,不若無聞;目見所惡,不若無見。故雷則揜耳,電則揜目,此其比也。凡六欲者,皆知其所甚惡,而必不得免,不若無有所以知,無有所以知者,死之謂也,故迫生不若死。嗜肉者,非腐鼠之謂也;嗜酒者,非敗酒之謂也;尊生者,非迫生之謂也。

情欲

三曰──

天生人而使有貪有欲。欲有情,情有節。聖人修節以止欲,故不過行其情也。故耳之欲五聲,目之欲五色,口之欲五味,情也。此三者,貴賤愚智賢不肖欲之若一,雖神農、黃帝,其與桀、紂同。聖人之所以異者,得其情也。由貴生動則得其情矣,不由貴生動則失其情矣。此二者,死生存亡之本也。

俗主虧情,故每動為亡敗。耳不可贍,目不可厭,口不可滿,身盡府種,筋骨沈滯,血脈壅塞,九竅寥寥,曲失其宜,雖有彭祖,猶不能為也。其於物也,不可得之為欲,不可足之為求,大失生本。民人怨謗,又樹大讎;意氣易動,蹻然不固;矜勢好智,胸中欺詐;德義之緩,邪利之急。身以困窮,雖後悔之,尚將奚及?巧佞之近,端直之遠,國家大危,悔前之過,猶不可反。聞言而驚,不得所由。百病怒起,亂難時至。以此君人,為身大憂。耳不樂聲,目不樂色,口不甘味,與死無擇。

古人得道者,生以壽長,聲色滋味,能久樂之,奚故?論早定也。論早定則知早嗇,知早嗇則精不竭。秋早寒則冬必煗矣,春多雨則夏必旱矣,天地不能兩,而況於人類乎?人之與天地也同,萬物之形雖異,其情一體也。故古之治身與天下者,必法天地也。尊酌者眾則速盡。萬物之酌大貴之生者眾矣,故大貴之生常速盡。非徒萬物酌之也,又損其生以資天下之人,而終不自知。功雖成乎外,而生虧乎內。耳不可以聽,目不可以視,口不可以食,胸中大擾,妄言想見,臨死之上,顛倒驚懼,不知所為,用心如此,豈不悲哉!

世人之事君者,皆以孫叔敖之遇荊莊王為幸,自有道者論之則不然,此荊國之幸。荊莊王好周遊田獵,馳騁弋射,歡樂無遺,盡傅其境內之勞與諸侯之憂於孫叔敖,孫叔敖日夜不息,不得以便生為故,故使莊王功迹著乎竹帛,傳乎後世。

當染

四曰:墨子見染素絲者而歎曰:「染於蒼則蒼,染於黃則黃,所以入者變,其色亦變,五入而以為五色矣。」故染不可不慎也。

非獨染絲(紗)〔然〕也,國亦有染。舜染於許由、伯陽,禹染於皋陶、伯益,湯染於伊尹、仲虺,武王染於太公望、周公旦,此四王者所染當,故王天下,立為天子,功名蔽天地,舉天下之仁義顯人必稱此四王者。夏桀染於羊辛、歧踵戎,殷紂染於崇侯、惡來,周厲王染於虢公長父、榮夷終,幽王染於虢公鼓、祭公敦,此四王者所染不當,故國殘身死,為天下僇,舉天下之不義辱人必稱此四王者。齊桓公染於管仲、鮑叔,晉文公染於咎犯、郄偃,荊莊王染於孫叔敖、沈尹蒸,吳王闔廬染於伍員、(父)〔文〕之儀,越王句踐染於范蠡、大夫種,此五君者所染當,故霸諸侯,功名傳於後世。范吉射染於張柳朔、王生,中行寅染於黃藉秦、高(疆)〔彊〕,吳王夫差染於王孫雄、太宰嚭,智伯瑤染於智國、張武,中山尚染於魏義、椻長,宋康王染於唐鞅、田不禋,此六君者所染不當,故國皆殘亡,身或死辱,宗廟不血食,絕其後類,君臣離散,民人流亡,舉天下之貪暴可羞人必稱此六君者。凡為君非為君而因榮也,非為君而因安也,以為行理也。行理生於當染,故古之善為君者,勞於論人,而佚於官事,得其經也。不能為君者,傷形費神,愁心勞耳目,國愈危,身愈辱,不知要故也。不知要(故)則所染不當,所染不當,理奚由至?六君者是已。六君者,非不重其國、愛其身也,所染不當也。存亡故不獨是也,帝王亦然。

非獨國有染也。孔子學於老聃、孟蘇夔、靖叔。魯惠公使宰讓請郊廟之禮於天子,桓王使史角往,惠公止之,其後在於魯,墨子學焉。此二士者,無爵位以顯人,無賞祿以利人,舉天下之顯榮者必稱此二士也。皆死久矣,從屬彌眾,弟子彌豐,充滿天下,王公大人從而顯之,有愛子弟者隨而學焉,無時乏絕。子貢、子夏、曾子學於孔子,田子方學於子貢,(叚)〔段〕干木學於子夏,吳起學於曾子。禽滑𣫥學于墨子,許犯學於禽滑𣫥,田繫學於許犯。孔、墨之後學顯榮於天下者眾矣,不可勝數,皆所染者得當也。

功名

五曰:由其道,功名之不可得逃,猶表之與影,若呼之與響。善釣者出魚乎十仞之下,餌香也;善弋者下鳥乎百仞之上,弓良也;善為君者,蠻夷反舌殊俗異習皆服之,德厚也。水泉深則魚鱉歸之,樹木盛則飛鳥歸之,庶草茂則禽獸歸之,人主賢則豪桀歸之。故聖王不務歸之者,而務其所以歸。

(疆)〔彊〕令之笑,不樂,(疆)〔彊〕令之哭,不悲。(疆)〔彊〕令之為道也,可以成小,而不可以成大。

缶醯黃,蚋聚之,有酸,徒水則必不可。以貍致鼠,以冰致蠅,雖工不能。以茹魚去蠅,蠅愈至,不可禁,以致之之道去之也。桀、紂以去之之道致之也,罰雖重,刑雖嚴,何益?

大寒既至,民煗是利;大熱在上,民清是走。故民無常處,見利之聚,無〔利〕之去。欲為天子,民之所走,不可不察。今之世,至寒矣,至熱矣,而民無走者,取則行鈞也。欲為天子,所以示民,不可不異也。行不異,亂雖(信)〔倍〕今,民猶無走。民無走,則王者廢矣,暴君幸矣,民絕望矣。故當今之世,有仁人在焉,不可而不此務,有賢主不可而不此事。

賢不肖不可以(不)相分,若命之不可易,若美惡之不可移。桀、紂貴為天子,富有天下,能盡害天下之民,而不能得賢名(之)。關龍(逢)〔逄〕、王子比干能以要領之死,爭其上之過,而不能與之賢名。名固不可以相分,必由其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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