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씨춘추 기01 맹춘기(孟春紀)

여씨춘추(呂氏春秋) · 진 여불위 · 번역·감수 허유

《여씨춘추》 십이기(十二紀)의 첫째 권으로, 봄의 첫 달(맹춘, 음력 정월)을 다룬다. 권 머리의 「맹춘」(월령)은 이 달의 천문·오행·정사(政事)를 배속하니, 그 날(日)은 갑을(甲乙), 그 임금은 태호(太皞), 그 신은 구망(句芒), 그 짐승은 비늘 달린 것(鱗), 그 소리는 각(角), 그 수는 팔(八), 그 맛은 신맛(酸)으로 모두 목(木)·봄의 기운에 속한다. 이어지는 자편(子篇)들은 생명을 기르는 도(本生·重己)와 공정함(貴公·去私)을 논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孟春之月:日在營室,昏參中,旦尾中。其日甲乙。其帝太皞。其神句芒。其蟲鱗。其音角。律中太蔟。其數八。其味酸。

(맹춘의 달: 그 날은 갑을, 그 임금은 태호, 그 신은 구망, 그 짐승은 비늘, 그 소리는 각, 율은 태주에 응하고, 그 수는 팔, 그 맛은 신맛이다.)

先立春三日,太史謁之天子曰:「某日立春,盛德在木。」

(입춘 사흘 전 태사가 천자에게 아뢴다. "아무 날 입춘이오니 성한 덕이 목에 있습니다.")

始生之者,天也;養成之者,人也。

(처음으로 낳는 것은 하늘이요, 길러 이루는 것은 사람이다.)

번역

맹춘(孟春) — 월령

첫째로 말한다.

맹춘의 달: 해는 영실(營室)에 있고, 저녁에는 삼수(參)가 남중하며, 새벽에는 미수(尾)가 남중한다. 그 날은 갑을(甲乙)이요, 그 임금은 태호(太皞)요, 그 신은 구망(句芒)이요, 그 짐승은 비늘 달린 것이요, 그 소리는 각(角)이요, 율(律)은 태주(太蔟)에 응하며, 그 수는 팔(八)이요, 그 맛은 신맛이요, 그 냄새는 누린내(羶)요, 그 제사는 호(戶, 문)요, 제사에는 비장(脾)을 먼저 올린다. 동풍이 얼음을 녹이고, 겨울잠 자던 벌레가 처음으로 깨어나며, 물고기가 얼음 위로 오르고,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 늘어놓고, 기러기가 북으로 돌아간다. 천자는 청양(靑陽)의 왼쪽 곁방에 거하고, 난로(鸞輅)를 타며, 푸른 용(蒼龍)을 멍에 메고, 푸른 깃발(靑旂)을 싣고, 푸른 옷을 입고, 푸른 옥을 차며, 보리와 양고기를 먹는다. 그 그릇은 성기고 트인 것을 쓴다.

이 달에 입춘이 든다. 입춘 사흘 전에 태사(太史)가 천자에게 아뢴다. "아무 날 입춘이오니, 성한 덕이 목(木)에 있습니다." 천자는 이에 재계한다. 입춘 날 천자는 친히 삼공·구경·제후·대부를 거느리고 동쪽 교외에서 봄을 맞이한다. 돌아와서는 조정에서 공경·제후·대부에게 상을 내린다. 재상에게 명하여 덕을 펴고 명령을 조화롭게 하며, 경사를 행하고 은혜를 베풀어 만백성에게까지 미치게 한다. 경사와 하사가 두루 행해지되 부당함이 없게 한다. 이에 태사에게 명하여, 법전을 지키고 법도를 받들며, 하늘과 해·달·별의 운행을 맡아 머무름과 떠남이 어긋나지 않게 하고, 경기(經紀)를 잃지 않으며, 처음을 일정한 법도로 삼게 한다.

이 달에 천자는 원일(元日)에 상제께 곡식을 기원한다. 좋은 날(元辰)을 가려, 천자가 친히 쟁기를 싣고 호위하는 수레의 사이에 끼워 두며, 삼공·구경·제후·대부를 거느리고 몸소 적전(帝籍田)을 간다. 천자는 세 번 밀고, 삼공은 다섯 번 밀며, 경·제후·대부는 아홉 번 민다. 돌아와 태침(太寢)에서 술잔을 들매, 삼공·구경·제후·대부가 모두 모시니, 이를 일러 "노주(勞酒, 위로의 술)"라 한다.

이 달에 하늘 기운은 내려오고 땅 기운은 솟아올라, 하늘과 땅이 화합하여 초목이 무성히 움직인다. 왕은 농사일을 펴니, 농관에게 명하여 동쪽 교외에 머물러 모두 두둑과 경계를 닦고, 길을 살펴 바르게 하며, 언덕·산·비탈·험지·들·습지를 잘 살피되 토지에 마땅한 바와 오곡이 자랄 바를 가려 백성을 가르치고 인도하며 반드시 몸소 그 일을 한다. 농사 준비가 갖추어지고 먼저 기준이 정해지면 농부가 미혹되지 않는다.

이 달에 악정(樂正)에게 명하여 학교에 들어가 춤을 익히게 한다. 이에 제전(祭典)을 정비하고, 산림과 천택에 제사하라 명하되 희생에 암컷을 쓰지 않는다. 나무 베기를 금하고, 둥지를 엎지 말며, 어린 벌레와 뱃속의 새끼·날기 시작한 새를 죽이지 말고, 사슴 새끼를 잡지 말며 알을 거두지 말고, 큰 무리를 모으지 말며 성곽을 짓지 말고, 드러난 뼈를 거두어 묻는다.

이 달에는 군사를 일으켜서는 안 되니, 군사를 일으키면 반드시 하늘의 재앙이 있다. 병란이 일어나지 않게 하되 나로부터 시작해서는 안 된다. 하늘의 도를 변하게 하지 말고, 땅의 이치를 끊지 말며, 사람의 기강을 어지럽히지 말라.

맹춘에 여름의 정령을 행하면 비바람이 때를 잃고 초목이 말라 시들어 나라에 두려운 일이 생긴다. 가을의 정령을 행하면 백성에게 큰 돌림병이 돌고 사나운 바람과 폭우가 자주 이르며 명아주·강아지풀·쑥이 함께 일어난다. 겨울의 정령을 행하면 큰물이 재해가 되고 서리와 눈이 크게 내리며 먼저 뿌린 씨가 들지 못한다.

본생(本生)

둘째로 말한다.

생명을 처음으로 낳는 것은 하늘이요, 길러 이루는 것은 사람이다. 하늘이 낳은 바를 잘 길러 해치지 않는 이를 천자라 한다. 천자의 움직임은 하늘을 온전히 함을 일로 삼는다. 이것이 관직이 세워진 까닭이다. 관직을 세움은 생명을 온전히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의 미혹된 임금은 관직을 많이 두고도 도리어 생명을 해치니, 관직을 세운 까닭을 잃은 것이다. 비유하면 군사를 닦음은 도둑에 대비하기 위함인데, 군사를 닦고도 도리어 자신을 친다면 닦은 까닭을 잃은 것과 같다.

물의 성품은 맑은데 흙이 휘저으므로 맑을 수 없고, 사람의 성품은 오래 사는 것인데 물욕(物)이 휘저으므로 오래 살 수 없다. 물건이란 성품을 기르기 위한 것이지 성품으로 물건을 기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지금 세상 사람 가운데 미혹된 자는 흔히 성품으로 물건을 기르니, 이는 가볍고 무거움을 모르는 것이다. 가볍고 무거움을 모르면 무거운 것이 가벼워지고 가벼운 것이 무거워진다. 이렇게 되면 움직일 때마다 실패하지 않음이 없다. 이로써 임금이 되면 어그러지고, 신하가 되면 어지럽고, 자식이 되면 미친 짓이 된다. 이 셋 가운데 하나라도 나라에 있으면 요행 없이 반드시 망한다.

여기 어떤 소리가 있어 귀로 들으면 반드시 만족스럽되 이미 들으면 사람을 귀먹게 한다면 반드시 듣지 말라. 어떤 빛깔이 있어 눈으로 보면 반드시 만족스럽되 이미 보면 사람을 눈멀게 한다면 반드시 보지 말라. 어떤 맛이 있어 입으로 먹으면 반드시 만족스럽되 이미 먹으면 사람을 벙어리 되게 한다면 반드시 먹지 말라. 그러므로 성인은 소리·빛깔·맛에 대하여 성품에 이로우면 취하고 성품에 해로우면 버리니, 이것이 성품을 온전히 하는 도다. 세상의 귀하고 부유한 자는 소리·빛깔·맛에 대해 미혹된 자가 많아 밤낮으로 구하다가 요행히 얻으면 그것에 빠져드니, 빠져들면 성품이 어찌 상하지 않겠는가.

만 사람이 활을 잡고 함께 한 과녁을 쏘면 과녁이 맞지 않을 수 없다. 만물이 무성하게 한 생명을 해치면 그 생명은 상하지 않을 수 없고, 한 생명을 이롭게 하면 그 생명은 자라지 않음이 없다. 그러므로 성인이 만물을 제어함은 그 하늘(天)을 온전히 하기 위함이다. 하늘이 온전하면 정신이 화평하고 눈이 밝으며 귀가 밝고 코가 냄새 잘 맡으며 입이 민첩하고 삼백육십 마디가 모두 잘 통한다. 이런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미덥고, 꾀하지 않아도 마땅하며, 생각하지 않아도 얻으니, 정신이 천지에 통하고 신묘함이 우주를 덮어, 만물에 대하여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고 감싸지 않음이 없어 천지와 같다. 위로 천자가 되어도 교만하지 않고 아래로 필부가 되어도 어둡지 않으니, 이를 일러 덕이 온전한 사람(全德之人)이라 한다.

귀하고 부유하되 도를 모르면 도리어 근심거리가 되기에 족하니 가난하고 천함만 못하다. 가난하고 천하면 물건을 모으기가 어려우니 비록 지나치고자 한들 무엇으로 그러겠는가. 나가면 수레로, 들면 가마로 애써 스스로 편안하려 하니, 이를 일러 다리를 절게 하는 기틀(招蹷之機)이라 한다. 기름진 고기와 진한 술로 애써 스스로 강하려 하니, 이를 일러 창자를 문드러지게 하는 음식(爛腸之食)이라 한다. 고운 살결과 흰 이, 정나라·위나라의 음악으로 애써 스스로 즐기려 하니, 이를 일러 성품을 베는 도끼(伐性之斧)라 한다. 이 세 가지 근심은 귀하고 부유함이 부르는 바다. 그러므로 옛사람 중에 귀함과 부유함을 즐겨 하지 않은 이가 있었으니 생명을 중히 여겼기 때문이며, 이름을 자랑함이 아니라 그 실질을 위함이었다. 이 논의는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중기(重己)

셋째로 말한다.

수(倕)는 지극히 솜씨가 좋은 장인이다. 사람은 수의 손가락을 아끼지 않고 제 손가락을 아끼니, 자기 것이 이롭기 때문이다. 사람은 곤륜산의 옥이나 강한(江漢)의 구슬을 아끼지 않고 제 푸른 옥 한 조각, 작은 구슬 하나를 아끼니, 자기 것이 이롭기 때문이다. 지금 내 생명이 내 것이 되어 나를 이롭게 함이 또한 크다. 그 귀천을 논하면 작위가 천자라도 견줄 수 없고, 그 경중을 논하면 부유함이 천하를 가졌어도 바꿀 수 없으며, 그 안위를 논하면 하루아침에 잃으면 종신토록 다시 얻지 못한다. 이 세 가지는 도를 가진 이가 삼가는 바다. 삼가면서도 도리어 해치는 자가 있으니, 성명(性命)의 실정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다. 성명의 실정에 통달하지 못하면 삼간들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이는 마치 스승이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겨로 베개를 베게 함을 면치 못하는 것과 같고, 귀먹은 이가 갓난아이를 기르며 천둥 칠 때 마당에서 엿보는 것과 같으니, 삼갈 줄 모름이 유달리 심한 것이다. 무릇 삼갈 줄 모르는 자는 죽음과 삶, 있음과 없음, 옳음과 그름에 처음부터 분별이 없다. 분별이 없는 자는 옳다 하는 바가 일찍이 옳은 적이 없고 그르다 하는 바가 일찍이 그른 적이 없으니, 그가 그르다 하는 바를 옳다 하고 옳다 하는 바를 그르다 하는 것, 이를 일러 크게 미혹됨(大惑)이라 한다. 이런 사람은 하늘이 화를 내리는 바다. 이로써 몸을 다스리면 반드시 죽고 반드시 재앙이 미치며, 이로써 나라를 다스리면 반드시 쇠잔하고 반드시 망한다. 죽음·재앙·쇠잔·망함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미혹됨이 부르는 것이다. 장수와 단명도 또한 그러하다. 그러므로 도를 가진 이는 부른 바를 살피지 않고 부르게 한 까닭을 살피니, 그러면 그 이름이 막을 수 없다. 이 논의는 익히지 않을 수 없다.

오획(烏獲)으로 하여금 빠르게 소꼬리를 당기게 하면 꼬리가 끊어지고 힘이 다해도 소는 가지 않으니, 거스르기 때문이다. 다섯 자 어린아이로 하여금 그 고삐를 끌게 하면 소가 가고자 하는 대로 가니, 순응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임금과 귀인은 어질든 어리석든 오래 살고 오래 보기를 바라지 않는 이가 없으나 날마다 그 생명을 거스르니, 바란들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무릇 생명이 자람은 순응하기 때문이요, 생명을 순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욕심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반드시 먼저 욕심을 알맞게 한다.

방이 크면 그늘이 많고 누대가 높으면 양기가 많으니, 그늘이 많으면 다리를 절고 양기가 많으면 마비된다. 이는 음양이 알맞지 못한 근심이다. 그러므로 선왕은 큰 방에 거하지 않고 높은 누대를 짓지 않았으며, 맛에 여러 진미를 두지 않고 옷을 뜨겁게 하지 않았다. 옷이 뜨거우면 이치가 막히고, 이치가 막히면 기운이 통하지 못한다. 맛에 진미가 많으면 위가 가득 차고, 위가 가득 차면 속이 크게 더부룩하며, 속이 크게 더부룩하여 기운이 통하지 못하니, 이래서야 오래 살 수 있겠는가. 옛 성왕이 동산과 못을 만든 것은 바라보고 몸을 수고롭게 하기에 족할 뿐이었고, 궁실과 누대를 지은 것은 건조함과 습함을 피하기에 족할 뿐이었으며, 수레와 말과 옷과 갖옷을 만든 것은 몸을 편케 하고 뼈를 덥히기에 족할 뿐이었고, 음식과 단술을 만든 것은 맛을 알맞게 하고 허기를 채우기에 족할 뿐이었으며, 소리·빛깔·음악을 만든 것은 성품을 편케 하고 스스로 즐기기에 족할 뿐이었다. 이 다섯 가지는 성왕이 성품을 기르는 바이니, 검소함을 좋아하고 낭비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성품에 알맞게 한 것이다.

귀공(貴公)

넷째로 말한다.

옛 성왕이 천하를 다스림에 반드시 먼저 공정했으니, 공정하면 천하가 화평했다. 화평함은 공정함에서 얻어진다. 일찍이 옛 기록을 살피건대 천하를 얻은 이가 많았으되 얻은 것은 공정함으로써였고 잃은 것은 반드시 편벽됨으로써였다. 무릇 임금이 세워짐은 공정함에서 난다. 그러므로 《홍범(鴻範)》에 이르기를 "치우침도 없고 편당도 없으면 왕도가 넓고 넓으며, 치우침도 없고 기욺도 없으면 왕의 의를 따르는 것이요, 함부로 좋아함을 짓지 않으면 왕의 도를 따르는 것이며, 함부로 미워함을 짓지 않으면 왕의 길을 따르는 것이다"라 했다.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천하 사람의 천하다. 음양의 화합은 한 종류만 자라게 하지 않고, 단 이슬과 때맞은 비는 한 물건만 사사로이 하지 않으며, 만백성의 임금은 한 사람에게만 아부하지 않는다. 백금(伯禽)이 떠나려 할 때 노나라를 다스리는 법을 청하니, 주공이 말했다. "이롭게 하되 사사로이 이롭게 하지 말라." 초나라 사람이 활을 잃고도 찾으려 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초나라 사람이 잃었으니 초나라 사람이 얻을 것인데 또 무엇을 찾겠는가"라 하니, 공자가 듣고 말했다. "그 '초나라'를 빼면 되겠다." 노담(老聃)이 듣고 말했다. "그 '사람'을 빼면 되겠다." 그러므로 노담은 지극히 공정한 데에 이르렀다. 천지는 크도다. 낳되 자식 삼지 않고 이루되 갖지 않으며, 만물이 모두 그 은택을 입고 그 이로움을 얻되 그 비롯한 바를 알지 못하니, 이것이 삼황·오제의 덕이다.

관중이 병들자 환공이 가서 물었다. "중보(仲父)의 병이 위중하니, 나라 사람들도 숨기지 않습니다. 과인은 장차 누구에게 나라를 맡겨야 하오?" 관중이 대답했다. "지난날 신이 힘과 지혜를 다하고도 오히려 알기에 부족했는데, 이제 병이 조석에 있으니 신이 무엇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환공이 말했다. "이는 큰일이오. 중보께서 과인을 가르쳐 주시기 바라오." 관중이 삼가 응낙하고 말했다. "공께서는 누구를 재상으로 삼고자 하십니까?" 공이 말했다. "포숙아면 되겠소?" 관중이 대답했다. "안 됩니다. 저는 포숙아와 친하나, 포숙아의 사람됨은 청렴결백하고 곧아 자기만 못한 자를 보면 사람으로 견주지 않고, 한 번 남의 허물을 들으면 종신토록 잊지 않습니다." "그만두지 못한다면 습붕(隰朋)은 되겠소?" "습붕의 사람됨은 위로 옛것을 기억하고 아래로 구하며, 황제(黃帝)만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자기만 못한 자를 가엾이 여깁니다. 나라에 대해 듣지 못하는 것이 있고, 물건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이 있으며, 사람에 대해 보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만두지 못한다면 습붕이 되겠습니다." 무릇 재상은 큰 벼슬이다. 큰 벼슬에 처하는 자는 작은 살핌을 바라지 않고 작은 지혜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므로 "큰 목수는 깎지 않고, 큰 요리사는 도마질하지 않으며, 큰 용사는 싸우지 않고, 큰 군대는 노략질하지 않는다"고 한다. 환공은 공정함을 행하고 사사로운 미움을 버려 관자를 써서 오패(五伯)의 으뜸이 되었으나, 사사로움을 행하고 사랑하는 바에 아부하여 수조(豎刀)를 써서 시신에서 벌레가 문밖으로 기어 나오기에 이르렀다.

사람이 어릴 때는 어리석고 자라면 지혜로우니, 지혜로우면서 사사로움을 쓰는 것은 어리석으면서 공정함을 쓰는 것만 못하다. 날마다 취하고 옷을 꾸미며, 사사로이 이롭게 하면서 공정함을 세우려 하고, 탐욕스럽고 사나우면서 왕 노릇 하기를 구하는 것은 순임금도 할 수 없다.

거사(去私)

다섯째로 말한다.

하늘은 사사로이 덮음이 없고, 땅은 사사로이 실음이 없으며, 해와 달은 사사로이 비춤이 없고, 사시(四時)는 사사로이 운행함이 없으니, 그 덕을 행하여 만물이 자라남을 이룬다.

황제(黃帝)가 말했다. "소리를 무겁게 함을 금하고, 빛깔을 무겁게 함을 금하며, 옷을 무겁게 함을 금하고, 향을 무겁게 함을 금하며, 맛을 무겁게 함을 금하고, 방을 무겁게 함을 금하라."

요임금은 아들이 열이었으되 그 아들에게 주지 않고 순에게 주었으며, 순임금은 아들이 아홉이었으되 그 아들에게 주지 않고 우에게 주었으니, 지극히 공정함이다.

진나라 평공이 기황양(祁黃羊)에게 물었다. "남양에 수령이 없으니 누가 맡을 만하오?" 기황양이 대답했다. "해호(解狐)가 좋습니다." 평공이 말했다. "해호는 그대의 원수가 아니오?" 대답했다. "임금께서 맡을 만한 자를 물으셨지 신의 원수를 물으신 것이 아닙니다." 평공이 "좋다" 하고 마침내 그를 썼더니 나라 사람들이 잘했다 칭송했다. 얼마 후 평공이 또 기황양에게 물었다. "나라에 위(尉)가 없으니 누가 맡을 만하오?" 대답했다. "오(午)가 좋습니다." 평공이 말했다. "오는 그대의 아들이 아니오?" 대답했다. "임금께서 맡을 만한 자를 물으셨지 신의 아들을 물으신 것이 아닙니다." 평공이 "좋다" 하고 또 마침내 그를 썼더니 나라 사람들이 잘했다 칭송했다. 공자가 듣고 말했다. "훌륭하다, 기황양의 논의여! 밖으로 천거함에 원수를 피하지 않고 안으로 천거함에 아들을 피하지 않았다." 기황양은 공정하다 이를 만하다.

묵가에 거자(鉅子) 복돈(腹𪏆)이 있어 진나라에 살았는데 그 아들이 사람을 죽였다. 진 혜왕이 말했다. "선생은 연세가 많고 다른 아들도 없으니, 과인이 이미 관리에게 처형하지 말라 명했소. 선생은 이 일을 과인의 말대로 따르시오." 복돈이 대답했다. "묵가의 법에 '사람을 죽인 자는 죽이고 사람을 다치게 한 자는 형벌한다' 하니, 이는 사람을 죽이고 다치게 함을 금하기 위함입니다. 무릇 사람을 죽이고 다치게 함을 금함은 천하의 큰 의입니다. 왕께서 비록 은혜를 베푸시어 관리에게 처형하지 말라 명하셨으나, 저는 묵가의 법을 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혜왕의 말을 허락하지 않고 마침내 아들을 죽였다. 자식은 사람이 사사로이 여기는 바인데 사사로이 여기는 바를 참고 큰 의를 행했으니, 거자는 공정하다 이를 만하다.

요리사가 음식을 조리하되 감히 먹지 않으므로 요리사가 될 수 있다. 만약 요리사로 하여금 조리하면서 먹게 한다면 요리사가 될 수 없다. 왕자(王伯)의 임금도 그러하다. 포악함을 베되 사사로이 하지 않고 천하의 어진 이를 봉하므로 왕자가 될 수 있으니, 만약 왕자의 임금으로 하여금 포악함을 베되 사사로이 한다면 또한 왕자가 될 수 없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孟春 (월령)

一曰——

孟春之月:日在營室,昏參中,旦尾中。其日甲乙。其帝太皞。其神句芒。其蟲鱗。其音角。律中太蔟。其數八。其味酸。其臭羶。其祀戶。祭先脾。東風解凍。蟄蟲始振。魚上冰。獺祭魚。候雁北。天子居青陽左个,乘鸞輅,駕蒼龍,載青旂,衣青衣,服青玉,食麥與羊。其器疏以達。

是月也,以立春。先立春三日,太史謁之天子曰:「某日立春,盛德在木。」天子乃齋。立春之日,天子親率三公九卿諸侯大夫以迎春於東郊。還,乃賞公卿諸侯大夫於朝。命相布德和令,行慶施惠,下及兆民。慶賜遂行,無有不當。迺命太史,守典奉法,司天日月星辰之行,宿離不忒,無失經紀,以初為常。

是月也,天子乃以元日祈穀于上帝。乃擇元辰,天子親載耒耜,措之參于保介之御間,率三公九卿諸侯大夫躬耕帝籍田,天子三推,三公五推,卿諸侯大夫九推。反,執爵于太寢,三公九卿諸侯大夫皆御,命曰「勞酒」。

是月也,天氣下降,地氣上騰,天地和同,草木繁動。王布農事:命田舍東郊,皆修封疆,審端徑術,善相丘陵阪險原隰,土地所宜,五穀所殖,以教道民,必躬親之。田事既飭,先定準直,農乃不惑。

是月也,命樂正入學習舞。乃修祭典,命祀山林川澤,犧牲無用牝。禁止伐木,無覆巢,無殺孩蟲胎夭飛鳥,無麛無卵,無聚大眾,無置城郭,揜骼霾髊。

是月也,不可以稱兵,稱兵必有天殃。兵戎不起,不可以從我始。無變天之道,無絕地之理,無亂人之紀。

孟春行夏令,則風雨不時,草木旱槁,國乃有恐。行秋令,則民大疫,疾風暴雨數至,藜莠蓬蒿竝興。行冬令,則水潦為敗,霜雪大摯,首種不入。

本生

二曰——

始生之者,天也;養成之者,人也。能養天之所生而勿攖之謂天子。天子之動也,以全天為故者也。此官之所自立也。立官者以全生也。今世之惑主,多官而反以害生,則失所為立之矣。譬之若修兵者,以備寇也,今修兵而反以自攻,則亦失所為修之矣。

夫水之性清,土者抇之,故不得清。人之性壽,物者抇之,故不得壽。物也者,所以養性也,非所以性養也。今世之人,惑者多以性養物,則不知輕重也。不知輕重,則重者為輕,輕者為重矣。若此,則每動無不敗。以此為君悖,以此為臣亂,以此為子狂。三者國有一焉,無幸必亡。

今有聲於此,耳聽之必慊,已聽之則使人聾,必弗聽。有色於此,目視之必慊,已視之則使人盲,必弗視。有味於此,口食之必慊,已食之則使人瘖,必弗食。是故聖人之於聲色滋味也,利於性則取之,害於性則舍之,此全性之道也。世之貴富者,其於聲色滋味也多惑者,日夜求,幸而得之則遁焉。遁焉,性惡得不傷?

萬人操弓,共射一招,招無不中。萬物章章,以害一生,生無不傷;以便一生,生無不長。故聖人之制萬物也,以全其天也。天全則神和矣,目明矣,耳聰矣,鼻臭矣,口敏矣,三百六十節皆通利矣。若此人者:不言而信,不謀而當,不慮而得;精通乎天地,神覆乎宇宙;其於物無不受也,無不裹也,若天地然;上為天子而不驕,下為匹夫而不惛;此之謂全德之人。

貴富而不知道,適足以為患,不如貧賤。貧賤之致物也難,雖欲過之奚由?出則以車,入則以輦,務以自佚,命之曰招蹷之機。肥肉厚酒,務以自彊,命之曰爛腸之食。靡曼皓齒,鄭、衛之音,務以自樂,命之曰伐性之斧。三患者,貴富之所致也。故古之人有不肯貴富者矣,由重生故也,非夸以名也,為其實也。則此論之不可不察也。

重己

三曰——

倕,至巧也。人不愛倕之指,而愛己之指,有之利故也。人不愛崑山之玉、江漢之珠,而愛己之一蒼璧小璣,有之利故也。今吾生之為我有,而利我亦大矣。論其貴賤,爵為天子,不足以比焉;論其輕重,富有天下,不可以易之;論其安危,一曙失之,終身不復得。此三者,有道者之所慎也。有慎之而反害之者,不達乎性命之情也。不達乎性命之情,慎之何益?是師者之愛子也,不免乎枕之以糠;是聾者之養嬰兒也,方雷而窺之于堂;有殊弗知慎者。夫弗知慎者,是死生存亡可不可,未始有別也。未始有別者,其所謂是未嘗是,其所謂非未嘗非,是其所謂非,非其所謂是,此之謂大惑。若此人者,天之所禍也。以此治身,必死必殃;以此治國,必殘必亡。夫死殃殘亡,非自至也,惑召之也。壽長至常亦然。故有道者,不察所召,而察其召之者,則其至不可禁矣。此論不可不熟。

使烏獲疾引牛尾,尾絕力勯,而牛不可行,逆也。使五尺豎子引其棬,而牛恣所以之,順也。世之人主貴人,無賢不肖,莫不欲長生久視,而日逆其生,欲之何益?凡生[之]長也,順之也;使生不順者,欲也;故聖人必先適欲。

室大則多陰,臺高則多陽,多陰則蹷,多陽則痿,此陰陽不適之患也。是故先王不處大室,不為高臺,味不眾珍,衣不燀熱。燀熱則理塞,理塞則氣不達;味眾珍則胃充,胃充則中大鞔;中大鞔而氣不達,以此長生可得乎?昔先聖王之為苑囿園池也,足以觀望勞形而已矣;其為宮室臺榭也,足以辟燥溼而已矣;其為輿馬衣裘也,足以逸身煖骸而已矣;其為飲食酏醴也,足以適味充虛而已矣;其為聲色音樂也,足以安性自娛而已矣。五者,聖王之所以養性也,非好儉而惡費也,節乎性也。

貴公

四曰——

昔先聖王之治天下也,必先公,公則天下平矣。平得於公。嘗試觀於上志,有得天下者眾矣,其得之以公,其失之必以偏。凡主之立也,生於公。故《鴻範》曰:「無偏無黨,王道蕩蕩;無偏無頗,遵王之義;無或作好,遵王之道;無或作惡,遵王之路。」

天下非一人之天下也,天下之天下也。陰陽之和,不長一類;甘露時雨,不私一物;萬民之主,不阿一人。伯禽將行,請所以治魯,周公曰:「利而勿利也。」荊人有遺弓者,而不肯索,曰:「荊人遺之,荊人得之,又何索焉?」孔子聞之曰:「去其『荊』而可矣。」老聃聞之曰:「去其『人』而可矣。」故老聃則至公矣。天地大矣,生而弗子,成而弗有,萬物皆被其澤、得其利,而莫知其所由始,此三皇、五帝之德也。

管仲有病,桓公往問之,曰:「仲父之病矣,漬甚,國人弗諱,寡人將誰屬國?」管仲對曰:「昔者臣盡力竭智,猶未足以知之也,今病在於朝夕之中,臣奚能言?」桓公曰:「此大事也,願仲父之教寡人也。」管仲敬諾,曰:「公誰欲相?」公曰:「鮑叔牙可乎?」管仲對曰:「不可。夷吾善鮑叔牙,鮑叔牙之為人也:清廉潔直,視不己若者,不比於人;一聞人之過,終身不忘。」「勿已,則隰朋其可乎?」「隰朋之為人也:上志而下求,醜不若黃帝,而哀不己若者;其於國也,有不聞也;其於物也,有不知也;其於人也,有不見也。勿已乎,則隰朋可也。」夫相,大官也。處大官者,不欲小察,不欲小智,故曰:「大匠不斲,大庖不豆,大勇不鬭,大兵不寇。」桓公行公去私惡,用管子而為五伯長;行私阿所愛,用豎刀而蟲出於戶。

人之少也愚,其長也智,故智而用私,不若愚而用公。日醉而飾服,私利而立公,貪戾而求王,舜弗能為。

去私

五曰——

天無私覆也,地無私載也,日月無私燭也,四時無私行也,行其德而萬物得遂長焉。

黃帝言曰:「聲禁重,色禁重,衣禁重,香禁重,味禁重,室禁重。」

堯有子十人,不與其子而授舜;舜有子九人,不與其子而授禹;至公也。

晉平公問於祁黃羊曰:「南陽無令,其誰可而為之?」祁黃羊對曰:「解狐可。」平公曰:「解狐非子之讎邪?」對曰:「君問可,非問臣之讎也。」平公曰:「善。」遂用之。國人稱善焉。居有間,平公又問祁黃羊曰:「國無尉,其誰可而為之?」對曰:「午可。」平公曰:「午非子之子邪?」對曰:「君問可,非問臣之子也。」平公曰:「善。」又遂用之。國人稱善焉。孔子聞之曰:「善哉!祁黃羊之論也,外舉不避讎,內舉不避子。」祁黃羊可謂公矣。

墨者有鉅子腹𪏆,居秦,其子殺人。秦惠王曰:「先生之年長矣,非有他子也,寡人已令吏弗誅矣,先生之以此聽寡人也。」腹𪏆對曰:「墨者之法曰:『殺人者死,傷人者刑。』此所以禁殺傷人也。夫禁殺傷人者,天下之大義也。王雖為之賜,而令吏弗誅,腹𪏆不可不行墨者之法。」不許惠王,而遂殺之。子,人之所私也,忍所私以行大義,鉅子可謂公矣。

庖人調和而弗敢食,故可以為庖。若使庖人調和而食之,則不可以為庖矣。王伯之君亦然,誅暴而不私,以封天下之賢者,故可以為王伯;若使王伯之君誅暴而私之,則亦不可以為王伯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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