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국풍 08 제풍(齊風)

시경(詩經) · 유가 경전 · 번역·감수 허유

《시경》 국풍의 여덟째로, 제(齊)나라의 노래 열한 편을 담는다. 어진 비(妃)를 그리는 〈계명〉, 사냥과 사치를 풍자한 시들, 양공(襄公)·문강(文姜)의 음란을 풍자한 〈남산〉·〈폐구〉 등이 실려 있다.

원문 · 번역

毛詩序: 《雞鳴》,思賢妃也。哀公荒淫怠慢,故陳賢妃貞女,夙夜警戒相成之道焉。

모시 소서: 〈계명〉은 어진 비(妃)를 그리워한 것이다. 애공(哀公)이 황음하고 게을렀으므로, 어진 비와 곧은 여인이 새벽부터 밤까지 경계하여 서로 이루어 주는 도리를 들어 노래한 것이다.

雞既鳴矣,朝既盈矣。匪雞則鳴,蒼蠅之聲。 東方明矣,朝既昌矣。匪東方則明,月出之光。 蟲飛薨薨,甘與子同夢。會且歸矣,無庶予子憎!

닭이 이미 울었고 조정에 이미 사람이 찼겠지요. 닭이 운 것이 아니라 쉬파리 소리라오. 동방이 밝았고 조정에 이미 사람이 가득하겠지요. 동방이 밝은 것이 아니라 달빛이라오. 벌레가 윙윙 나니 그대와 함께 단꿈 꾸고 싶지만, 조회가 끝나면 다들 돌아갈 테니, 부디 나 때문에 그대가 미움받지 마오.

毛詩序: 《還》,刺荒也。哀公好田獵,從禽獸而無厭,國人化之,遂成風俗,習於田獵,謂之賢,閑於馳逐,謂之好焉。

모시 소서: 〈환〉은 황음함을 풍자한 것이다. 애공이 사냥을 좋아하여 짐승을 좇기를 싫증 내지 않으니, 나라 사람이 물들어 마침내 풍속이 되어, 사냥에 익숙하면 어질다 하고 말달리기에 능하면 좋다 하였다.

子之還兮,遭我乎峱之閒兮。並驅從兩肩兮,揖我謂我儇兮。 子之茂兮,遭我乎峱之道兮。並驅從兩牡兮,揖我謂我好兮。 子之昌兮,遭我乎峱之陽兮。並驅從兩狼兮,揖我謂我臧兮。

그대 날래기도 해라, 나를 노산(峱山) 사이에서 만났네. 나란히 달려 두 마리를 좇고는 내게 읍하며 날쌔다 하네. 그대 빼어나기도 해라, 나를 노산 길에서 만났네. 나란히 달려 두 수컷을 좇고는 내게 읍하며 훌륭하다 하네. 그대 늠름하기도 해라, 나를 노산 남쪽에서 만났네. 나란히 달려 두 이리를 좇고는 내게 읍하며 좋다 하네.

毛詩序: 《著》,刺時也。時不親迎也。

모시 소서: 〈저〉는 시속을 풍자한 것이다. 그때 친히 맞이하지 않았다.

俟我於著乎而,充耳以素乎而,尚之以瓊華乎而。 俟我於庭乎而,充耳以青乎而,尚之以瓊瑩乎而。 俟我於堂乎而,充耳以黃乎而,尚之以瓊英乎而。

나를 문간에서 기다리는데, 흰 솜으로 귀막이 늘이고 옥돌로 꾸몄네. 나를 뜰에서 기다리는데, 푸른 솜으로 귀막이 늘이고 옥돌로 꾸몄네. 나를 당에서 기다리는데, 누런 솜으로 귀막이 늘이고 옥돌로 꾸몄네.

毛詩序: 《東方之日》,刺衰也。君臣失道,男女淫奔,不能以禮化也。

모시 소서: 〈동방지일〉은 쇠함을 풍자한 것이다. 임금과 신하가 도리를 잃고 남녀가 음란히 달아나, 예로써 교화하지 못한 것이다.

東方之日兮,彼姝者子,在我室兮,在我室兮,履我即兮。 東方之月兮,彼姝者子,在我闥兮,在我闥兮,履我發兮。

동방의 해 같은, 저 어여쁜 아가씨가 내 방에 있네. 내 방에 있어 나를 따라오네. 동방의 달 같은, 저 어여쁜 아가씨가 내 방문 안에 있네. 내 방문 안에 있어 나를 따라 나가네.

毛詩序: 《東方未明》,刺無節也。朝廷興居無節,號令不時,挈壺氏不能掌其職焉。

모시 소서: 〈동방미명〉은 절도 없음을 풍자한 것이다. 조정의 일어나고 거처함에 절도가 없고 명령이 때에 맞지 않으니, 시각 맡은 관리가 그 직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東方未明,顛倒衣裳。顛之倒之,自公召之。 東方未晞,顛倒裳衣。倒之顛之,自公令之。 折柳樊圃,狂夫瞿瞿。不能辰夜,不夙則莫。

동방이 밝기도 전에 옷과 치마를 거꾸로 입네. 거꾸로 뒤집어 입음은 공소에서 부르기 때문이라. 동방이 트기도 전에 치마와 옷을 거꾸로 입네. 뒤집어 거꾸로 입음은 공소에서 명하기 때문이라. 버들 꺾어 채마밭에 울타리 치니 미친 사내가 두리번거리네. 밤낮 때를 가리지 못해 이르지 않으면 늦기만 하네.

毛詩序: 《南山》,刺襄公也。鳥獸之行,淫乎其妹,大夫遇是惡,作詩而去之。

모시 소서: 〈남산〉은 양공(襄公)을 풍자한 것이다. 새나 짐승 같은 행실로 그 누이와 음란하니, 대부가 이 악함을 만나 시를 지어 떠난 것이다.

南山崔崔,雄狐綏綏。魯道有蕩,齊子由歸。既曰歸止,曷又懷止! 葛屨五兩,冠緌雙止。魯道有蕩,齊子庸止。既曰庸止,曷又從止! 蓺麻如之何?衡從其畝。取妻如之何?必告父母,既曰告止,曷又鞠止! 析薪如之何?匪斧不克。取妻如之何?匪媒不得,既曰得止,曷又極止!

남산이 높고 험한데 수여우가 짝을 찾아 어슬렁거리네. 노나라 길이 평탄하니 제나라 딸이 그 길로 시집갔네. 이미 시집갔거늘 어찌 또 그리워하나. 칡신이 두 짝씩이요 갓끈이 한 쌍씩이라. 노나라 길이 평탄하니 제나라 딸이 그 길로 갔네. 이미 갔거늘 어찌 또 따라가나. 삼을 심으려면 어찌하나, 이랑을 가로세로 내야지. 아내를 얻으려면 어찌하나, 반드시 부모께 아뢰어야지. 이미 아뢰었거늘 어찌 또 멋대로 구나. 장작을 패려면 어찌하나, 도끼 없이는 못 하지. 아내를 얻으려면 어찌하나, 중매 없이는 못 얻지. 이미 얻었거늘 어찌 또 끝없이 구나.

毛詩序: 《甫田》,大夫刺襄公也。無禮義而求大功,不脩德而求諸侯,志大心勞,所以求者非其道也。

모시 소서: 〈보전〉은 대부가 양공을 풍자한 것이다. 예의가 없으면서 큰 공을 구하고, 덕을 닦지 않으면서 제후를 구하니, 뜻은 크고 마음만 수고로워, 구하는 방법이 그 도리가 아니었다.

無田甫田,維莠驕驕。無思遠人,勞心忉忉。 無田甫田,維莠桀桀。無思遠人,勞心怛怛。 婉兮孌兮,緫角丱兮。未幾見兮,突而弁兮。 倬彼甫田,歲取十千。我取其陳,食我農人,自古有年。 今適南畝,或耘或耔。黍稷薿薿。攸介攸止,烝我髦士。 以我齊明,與我犧羊,以社以方。 我田既臧,農夫之慶。琴瑟擊鼓,以御田祖。 以祈甘雨,以介我稷黍,以穀我士女。 曾孫來止,以其婦子,饁彼南畝。 田畯至喜,攘其左右,嘗其旨否。 禾易長畝,終善且有。曾孫不怒,農夫克敏。 曾孫之稼,如茨如梁,曾孫之庾,如坻如京。 乃求千斯倉,乃求萬斯箱,黍稷稻粱。 農夫之慶,報以介福,萬壽無疆。

큰 밭을 갈지 마라, 가라지만 무성하리. 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워 마라, 마음만 시름겨우리. 큰 밭을 갈지 마라, 가라지만 우거지리. 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워 마라, 마음만 애타리. 귀엽고 어여쁜 더벅머리 총각이여, 얼마 안 되어 보니 어느새 갓을 썼네. 넓은 저 큰 밭에서 해마다 만 섬을 거두네. 그 묵은 곡식을 내어 우리 농부를 먹이니, 예부터 풍년이 들었네. 이제 남쪽 밭에 가니 김매고 북돋우네. 기장과 피가 무성하구나. 쉬는 곳에 머무르며 우리 뛰어난 선비를 권면하네. 정갈한 곡식과 살진 양으로 토지신과 사방신께 제사하네. 내 밭이 잘되니 농부의 경사라. 거문고와 비파 타고 북을 쳐서 농사신을 맞이하네. 단비를 빌어 우리 기장과 피를 잘 자라게 하여 우리 백성을 먹이려 하네. 주인이 오니 그 아내와 자식과 함께 저 남쪽 밭에 들밥을 내가네. 권농관이 와 기뻐하며 좌우 사람을 불러 음식 맛을 보네. 곡식이 이랑 가득 무성하니 끝내 잘되고 풍성하리. 주인이 노하지 않으니 농부가 부지런하네. 주인의 곡식이 지붕 같고 다리 같으며, 주인의 노적이 모래섬 같고 언덕 같네. 이에 천 채의 곳간을 구하고 만 채의 수레를 구하니, 기장·피·벼·조라. 농부의 경사라, 큰 복으로 갚아 만수무강하리.

毛詩序: 《盧令》,刺荒也。襄公好田獵,畢弋,而不脩民事。百姓苦之,故陳古以風焉。

모시 소서: 〈노령〉은 황음함을 풍자한 것이다. 양공이 사냥을 좋아하고 새 잡기에 골몰하여 백성의 일을 닦지 않으니, 백성이 괴로워하므로 옛일을 들어 풍자한 것이다.

盧令令,其人美且仁。 盧重環,其人美且鬈。 盧重鋂,其人美且偲。

사냥개 방울이 딸랑딸랑, 그 사람 아름답고 어질도다. 사냥개 겹고리, 그 사람 아름답고 머리도 곱슬곱슬하네. 사냥개 겹사슬, 그 사람 아름답고 재주도 많네.

毛詩序: 《敝笱》,刺文姜也。齊人惡魯桓公微弱,不能防閑文姜,使至淫亂,為二國患焉。

모시 소서: 〈폐구〉는 문강(文姜)을 풍자한 것이다. 제나라 사람이 노 환공(桓公)이 미약하여 문강을 막지 못해 음란에 이르게 하니, 두 나라의 근심이 됨을 미워한 것이다.

敝笱在梁,其魚魴鰥。齊子歸止,其從如雲。 敝笱在梁,其魚魴鱮。齊子歸止,其從如雨。 敝笱在梁,其魚唯唯。齊子歸止,其從如水。

해진 통발이 어량에 있어 방어와 환어가 드나드네. 제나라 딸이 시집가니 그 따르는 무리가 구름 같네. 해진 통발이 어량에 있어 방어와 연어가 드나드네. 제나라 딸이 시집가니 그 따르는 무리가 비 같네. 해진 통발이 어량에 있어 물고기가 마음대로 드나드네. 제나라 딸이 시집가니 그 따르는 무리가 물 같네.

載驅薄薄,簟茀朱鞹。魯道有蕩,齊子發夕。 四驪濟濟,垂轡濔濔。魯道有蕩,齊子豈弟。 汶水湯湯,行人彭彭。魯道有蕩,齊子翱翔。 汶水滔滔,行人儦儦。魯道有蕩,齊子遊敖。

수레 몰아 빨리 달리니 대자리 가리개에 붉은 가죽 깔개라. 노나라 길이 평탄하니 제나라 딸이 저녁에 떠나네. 네 필 검은 말이 의젓하고 늘어진 고삐가 부드럽네. 노나라 길이 평탄하니 제나라 딸이 즐거워하네. 문수(汶水) 물 넘실넘실하고 길 가는 사람 많기도 하네. 노나라 길이 평탄하니 제나라 딸이 노니네. 문수 물 도도히 흐르고 길 가는 사람 우글우글하네. 노나라 길이 평탄하니 제나라 딸이 한가로이 노네.

毛詩序: 《猗嗟》,刺魯莊公也。齊人傷魯莊公有威儀技藝,然而不能以禮防閑其母。失子之道,人以為齊侯之子焉。

모시 소서: 〈의차〉는 노 장공(莊公)을 풍자한 것이다. 제나라 사람이 노 장공이 위의와 기예가 있으나 능히 예로써 그 어머니를 막지 못함을 가슴 아파한 것이다. 자식의 도리를 잃었으므로 사람들이 제후의 아들이라 여긴 것이다.

猗嗟昌兮!頎而長兮。抑若揚兮,美目揚兮。巧趨蹌兮。射則臧兮。 猗嗟名兮!美目清兮。儀既成兮,終日射侯,不出正兮,展我甥兮。 猗嗟孌兮!清揚婉兮。舞則選兮,射則貫兮,四矢反兮,以禦亂兮。

아, 헌걸차구나, 훤칠하고 키도 크네. 이마가 반듯하고 눈매가 빛나며, 종종걸음이 멋지고 활쏘기가 훌륭하네. 아, 빼어나구나, 눈매가 맑네. 위의를 다 갖추어 종일 과녁을 쏘아 정곡을 벗어나지 않으니, 참으로 우리 생질이로다. 아, 곱구나, 맑은 눈매 어여쁘네. 춤추면 가락에 맞고 쏘면 꿰뚫으며, 네 화살이 한 곳에 맞으니 난리를 막을 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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