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국풍 06 왕풍(王風)

시경(詩經) · 유가 경전 · 번역·감수 허유

《시경》 국풍의 여섯째로, 동주(東周) 왕성(王城) 지역의 노래 열 편을 담는다. 망한 종주(宗周)를 슬퍼한 〈서리〉, 부역 나간 임을 그리는 〈군자우역〉 등 쇠한 주 왕실의 시름이 짙다.

원문 · 번역

毛詩序: 《黍離》,閔宗周也。周大夫行役,至于宗周,過故宗廟宮室,盡為禾黍。閔周室之顛覆,彷徨不忍去而作是詩也。

모시 소서: 〈서리〉는 종주(宗周)를 가슴 아파한 것이다. 주나라 대부가 부역 나가 종주에 이르러 옛 종묘와 궁실을 지나니 온통 기장밭이 되어 있었다. 주 왕실이 무너짐을 가슴 아파하여 차마 떠나지 못하고 방황하며 이 시를 지었다.

彼黍離離,彼稷之苗。行邁靡靡,中心搖搖。知我者,謂我心憂,不知我者,謂我何求。悠悠蒼天,此何人哉! 彼黍離離,彼稷之穗。行邁靡靡,中心如醉。知我者,謂我心憂,不知我者,謂我何求。悠悠蒼天,此何人哉! 彼黍離離,彼稷之實。行邁靡靡,中心如噎。知我者,謂我心憂,不知我者,謂我何求。悠悠蒼天,此何人哉!

저 기장 우거지고 저 피는 싹이 돋네. 가는 걸음 더디고 더디며 마음은 일렁이고 일렁이네. 나를 아는 이는 마음이 시름겹다 하고 모르는 이는 무엇을 구하느냐 하네.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이 누구의 탓인가. 저 기장 우거지고 저 피는 이삭이 패네. 가는 걸음 더디고 더디며 마음은 취한 듯하네. 나를 아는 이는 마음이 시름겹다 하고 모르는 이는 무엇을 구하느냐 하네.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이 누구의 탓인가. 저 기장 우거지고 저 피는 열매 맺네. 가는 걸음 더디고 더디며 마음은 목멘 듯하네. 나를 아는 이는 마음이 시름겹다 하고 모르는 이는 무엇을 구하느냐 하네.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이 누구의 탓인가.

毛詩序: 《君子于役》,刺平王也。君子行役無期度,大夫思其危難以風焉

모시 소서: 〈군자우역〉은 평왕(平王)을 풍자한 것이다. 군자가 부역 나가 기한이 없으니, 대부가 그 위태로움을 생각하여 풍자한 것이다.

君子于役,不知其期。曷至哉?雞棲于塒,日之夕矣,羊牛下來。君子于役,如之何勿思! 君子于役,不日不月。曷其有佸?雞棲于桀,日之夕矣,羊牛下括。君子于役,苟無飢渴。

그이가 부역 나가니 그 기한을 모르네. 언제나 돌아오려나. 닭은 홰에 깃들고 해는 저물어 소와 양이 내려오네. 그이가 부역 나가니 어찌 그립지 않으랴. 그이가 부역 나가니 며칠인지 몇 달인지 모르네. 언제나 만나려나. 닭은 횃대에 깃들고 해는 저물어 소와 양이 모여드네. 그이가 부역 나가니 부디 주리고 목마르지나 마오.

毛詩序: 《君子陽陽》,閔周也。君子遭亂,相招為祿仕,全身遠害而已。

모시 소서: 〈군자양양〉은 주나라를 가슴 아파한 것이다. 군자가 난세를 만나 서로 불러 녹을 위해 벼슬하여, 몸을 온전히 하고 해를 멀리할 뿐이었다.

君子陽陽,左執簧,右招我由房。其樂只且。 君子陶陶,左執翿,右招我由敖。其樂只且。

그이가 의기양양 왼손에 생황을 잡고 오른손으로 나를 방으로 부르네. 그 즐거움이여. 그이가 즐겁고 즐거워 왼손에 깃일산을 잡고 오른손으로 나를 놀이터로 부르네. 그 즐거움이여.

毛詩序: 《揚之水》,刺平王也。不撫其民,而遠屯戍于母家,周人怨思焉。

모시 소서: 〈양지수〉는 평왕을 풍자한 것이다. 그 백성을 어루만지지 않고 멀리 외가(母家)에 수자리 살게 하니, 주나라 사람이 원망하며 그리워한 것이다.

揚之水,不流束薪。彼其之子,不與我戍申。懷哉懷哉!曷月予還歸哉! 揚之水,不流束楚。彼其之子,不與我戍甫。懷哉懷哉!曷月予還歸哉! 揚之水,不流束蒲。彼其之子,不與我戍許。懷哉懷哉!曷月予還歸哉! 揚之水,不流束楚,終鮮兄弟,維予與女,無信人之言,人實迋女。 揚之水,不流束薪,終鮮兄弟,維予二人,無信人之言,人實不信! 揚之水,白石鑿鑿,素衣朱襮,從子于沃,既見君子,云何不樂。 揚之水,白石皓皓,素衣朱繡,從子于鵠,既見君子,云何其憂。 揚之水,白石粼粼,我聞有命,不敢以告人!

찰랑이는 물도 한 단 섶을 떠내려보내지 못하네. 저 그이는 나와 함께 신(申) 땅을 지키지 않네. 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나는 돌아가려나. 찰랑이는 물도 한 단 싸리를 떠내려보내지 못하네. 저 그이는 나와 함께 보(甫) 땅을 지키지 않네. 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나는 돌아가려나. 찰랑이는 물도 한 단 부들을 떠내려보내지 못하네. 저 그이는 나와 함께 허(許) 땅을 지키지 않네. 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나는 돌아가려나.

毛詩序: 《中谷有蓷》,閔周也。夫婦日以衰薄,凶年饑饉,室家相棄爾。

모시 소서: 〈중곡유퇴〉는 주나라를 가슴 아파한 것이다. 부부가 날로 야박해지고 흉년에 굶주려 집안이 서로 버린 것이다.

中谷有蓷,暵其乾矣。有女仳離,嘅其嘆矣。嘅其嘆矣!遇人之艱難矣! 中谷有蓷,暵其脩矣。有女仳離,條其歗矣。條其歗矣!遇人之不淑矣! 中谷有蓷,暵其濕矣。有女仳離,啜其泣矣。啜其泣矣!何嗟及矣!

골짜기에 익모초 있어 가뭄에 말랐네. 여인이 떨어져 헤어져 후유 한숨짓네. 후유 한숨지으니 모진 사람을 만났음이라. 골짜기에 익모초 있어 가뭄에 시들었네. 여인이 떨어져 헤어져 길게 휘파람 부네. 길게 휘파람 부니 못난 사람을 만났음이라. 골짜기에 익모초 있어 가뭄에 축 늘어졌네. 여인이 떨어져 헤어져 훌쩍훌쩍 우네. 훌쩍훌쩍 우니 이제 와 한탄한들 무슨 소용이랴.

毛詩序: 《兔爰》,閔周也。桓王失信,諸侯背叛,構怨連禍,王師傷敗,君子不樂其生焉。

모시 소서: 〈토원〉은 주나라를 가슴 아파한 것이다. 환왕(桓王)이 신의를 잃어 제후가 등을 돌리고 원망을 얽어 화가 이어져, 왕의 군대가 패하니 군자가 사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게 되었다.

有兔爰爰,雉離于羅。我生之初,尚無為。我生之後,逢此百罹,尚寐無吪? 有兔爰爰,雉離于罦。我生之初,尚無造。我生之後,逢此百憂,尚寐無覺? 有兔爰爰,雉離于罿。我生之初,尚無庸。我生之後,逢此百凶,尚寐無聦!

토끼는 느긋한데 꿩은 그물에 걸렸네. 내가 태어나던 처음엔 그래도 일이 없었는데, 태어난 뒤로 이 온갖 근심을 만나니, 차라리 잠들어 깨지 말았으면. 토끼는 느긋한데 꿩은 덫에 걸렸네. 내가 태어나던 처음엔 그래도 부역이 없었는데, 태어난 뒤로 이 온갖 시름을 만나니, 차라리 잠들어 깨어나지 말았으면. 토끼는 느긋한데 꿩은 그물에 걸렸네. 내가 태어나던 처음엔 그래도 노역이 없었는데, 태어난 뒤로 이 온갖 흉함을 만나니, 차라리 잠들어 듣지 말았으면.

毛詩序: 《葛藟》,王族刺平王也。周室道衰,棄其九族焉。

모시 소서: 〈갈류〉는 왕족이 평왕을 풍자한 것이다. 주 왕실의 도가 쇠하여 그 구족(九族)을 버린 것이다.

緜緜葛藟,在河之滸。終遠兄弟,謂他人父。謂他人父,亦莫我顧。 緜緜葛藟,在河之涘。終遠兄弟,謂他人母。謂他人母,亦莫我有。 緜緜葛藟,在河之漘。終遠兄弟,謂他人昆。謂他人昆,亦莫我聞。

치렁치렁 칡덩굴이 강가에 뻗었네. 끝내 형제를 멀리하고 남을 아버지라 부르네. 남을 아버지라 불러도 나를 돌아보지 않네. 치렁치렁 칡덩굴이 강가에 뻗었네. 끝내 형제를 멀리하고 남을 어머니라 부르네. 남을 어머니라 불러도 나를 거두지 않네. 치렁치렁 칡덩굴이 강가에 뻗었네. 끝내 형제를 멀리하고 남을 형이라 부르네. 남을 형이라 불러도 나를 들어주지 않네.

毛詩序: 《采葛》,懼讒也。

모시 소서: 〈채갈〉은 참소를 두려워한 것이다.

彼采葛兮,一日不見,如三月兮。 彼采蕭兮,一日不見,如三秋兮。 彼采艾兮,一日不見,如三歲兮。

저이가 칡을 캐네. 하루를 못 보면 석 달 같네. 저이가 쑥을 캐네. 하루를 못 보면 세 가을 같네. 저이가 약쑥을 캐네. 하루를 못 보면 세 해 같네.

毛詩序: 《大車》,刺周大夫也。禮義陵遲,男女淫奔,故陳古以刺今,大夫不能聽男女之訟焉。

모시 소서: 〈대거〉는 주나라 대부를 풍자한 것이다. 예의가 무너지고 남녀가 음란히 달아나므로, 옛일을 들어 지금을 풍자한 것이니, 대부가 남녀의 송사를 다스리지 못함을 풍자한 것이다.

大車檻檻,毳衣如菼。豈不爾思,畏子不敢。 大車啍啍,毳衣如璊。豈不爾思,畏子不奔。 穀則異室,死則同穴。謂予不信,有如皦日。

큰 수레 덜컹덜컹, 솜털옷이 갈대처럼 푸르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으랴만 그대가 두려워 못 가네. 큰 수레 느릿느릿, 솜털옷이 붉은 옥처럼 곱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으랴만 그대가 두려워 달아나지 못하네. 살아선 다른 집에 있어도 죽어선 한 무덤에 묻히리. 나를 미덥지 않다 하면 저 밝은 해에 맹세하리.

毛詩序: 《丘中有麻》,思賢也。莊王不明,賢人放逐,國人思之而作是詩也。

모시 소서: 〈구중유마〉는 어진 이를 그리워한 것이다. 장왕(莊王)이 밝지 못하여 어진 이가 쫓겨나니, 나라 사람이 그리워하여 이 시를 지었다.

丘中有麻,彼留子嗟。彼留子嗟,將其來施施。 丘中有麥,彼留子國。彼留子國,將其來食。 丘中有李,彼留之子。彼留之子,貽我佩玖。

언덕에 삼이 있는데 저 유씨네 자차(子嗟)라. 저 유씨네 자차여, 그가 와서 베풀어 주길. 언덕에 보리가 있는데 저 유씨네 자국(子國)이라. 저 유씨네 자국이여, 그가 와서 먹어 주길. 언덕에 오얏이 있는데 저 유씨네 자제라. 저 유씨네 자제여, 내게 패옥을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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