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국풍 05 위풍(衛風)
《시경》 국풍의 다섯째로, 위(衛)나라의 노래 열 편을 담는다. 무공(武公)의 덕을 기린 〈기욱〉, 미인을 노래한 〈석인〉, 버림받은 여인의 회한을 그린 〈맹〉 등 위나라의 흥망과 정한이 담겨 있다.
원문 · 번역
毛詩序: 《淇奧》,美武公之德也。有文章,又能聽其規諫,以禮自防,故能入相于周,美而作是詩也。
모시 소서: 〈기욱〉은 무공(武公)의 덕을 기린 것이다. 문채(文采)가 있고 또 능히 간언을 들어 예로써 스스로를 지켰으므로, 주나라에 들어가 재상이 될 수 있었다. 이를 아름다이 여겨 이 시를 지었다.
瞻彼淇奧,綠竹猗猗,有匪君子,如切如磋,如琢如磨,瑟兮僩兮,赫兮咺兮,有匪君子,終不可諼兮。 瞻彼淇奧,綠竹青青,有匪君子,充耳琇瑩,會弁如星,瑟兮僩兮,赫兮咺兮,有匪君子,終不可諼兮。 瞻彼淇奧,綠竹如簀,有匪君子,如金如錫,如圭如璧,寬兮綽兮,倚重較兮,善戲謔兮,不為虐兮。
저 기수 물굽이를 보니 푸른 대가 우거졌네. 빛나는 군자여, 자른 듯 간 듯하고 쪼은 듯 갈은 듯하네. 묵직하고 굳세며 환하고 의젓하니, 빛나는 군자여, 끝내 잊을 수 없네. 저 기수 물굽이를 보니 푸른 대가 무성하네. 빛나는 군자여, 귀막이는 옥돌이요 가죽관의 솔기는 별 같네. 묵직하고 굳세며 환하고 의젓하니, 빛나는 군자여, 끝내 잊을 수 없네. 저 기수 물굽이를 보니 푸른 대가 빽빽하네. 빛나는 군자여, 금 같고 주석 같으며 홀 같고 둥근 옥 같네. 너그럽고 느긋하며 수레 가로대에 기대었네. 농담을 잘하되 모질지 않네.
毛詩序: 《考槃》,刺莊公也。不能繼先公之業,使賢者退而窮處。
모시 소서: 〈고반〉은 장공(莊公)을 풍자한 것이다. 선공의 업을 잇지 못하여 어진 이가 물러나 곤궁히 지내게 한 것이다.
考槃在澗,碩人之寬,獨寐寤言,永矢弗諼。 考槃在阿,碩人之薖,獨寐寤歌,永矢弗過。 考槃在陸,碩人之軸,獨寐寤宿,永矢弗告。
은거할 집을 시냇가에 지으니, 큰 사람의 넉넉함이라. 홀로 자다 깨어 말하며 길이 잊지 않으리 맹세하네. 은거할 집을 언덕에 지으니, 큰 사람의 너름이라. 홀로 자다 깨어 노래하며 길이 떠나지 않으리 맹세하네. 은거할 집을 평지에 지으니, 큰 사람의 한가로움이라. 홀로 자다 깨어 다시 자며 길이 발설하지 않으리 맹세하네.
毛詩序: 《碩人》,閔莊姜也。莊公惑於嬖妾,使驕上僭,莊姜賢而不荅,終以無子,國人閔而憂之。
모시 소서: 〈석인〉은 장강(莊姜)을 가엾이 여긴 것이다. 장공이 사랑하는 첩에 빠져 그가 교만히 분수를 넘게 하니, 장강이 어질면서도 사랑받지 못하고 끝내 자식이 없으므로, 나라 사람이 가엾이 여겨 근심한 것이다.
碩人其頎,衣錦褧衣,齊侯之子,衛侯之妻,東宮之妹,邢侯之姨,譚公維私。 手如柔荑,膚如凝脂,領如蝤蠐,齒如瓠犀,螓首蛾眉,巧笑倩兮,美目盻兮。 碩人敖敖,說于農郊,四牡有驕,朱幩鑣鑣,翟茀以朝,大夫夙退,無使君勞。 河水洋洋,北流活活,施罛濊濊,鱣鮪發發,葭菼揭揭,庶姜孽孽,庶士有朅。
훤칠한 그 사람 키가 크니, 비단옷에 홑옷을 덧입었네. 제후의 딸이요 위후의 아내며, 태자의 누이요 형후의 처제며, 담공이 그 형부라. 손은 부드러운 띠싹 같고 살결은 엉긴 기름 같으며, 목은 굼벵이 같고 이는 박씨 같네. 매미 이마에 나방 눈썹이라, 곱게 웃는 보조개여 아름다운 눈매 또렷하네. 훤칠한 그 사람 늘씬하니, 들 가까운 곳에 수레 멈추었네. 네 필 수말이 우람하고 붉은 재갈 장식 늘어졌네. 꿩깃 가린 수레로 조회하니, 대부들은 일찍 물러나 임금을 수고롭게 마라. 황하 물 넘실넘실 북으로 콸콸 흐르네. 그물 첨벙첨벙 치니 철갑상어·다랑어 팔딱이고, 갈대와 물억새 우거졌네. 따라온 여인들 곱게 차렸고 따라온 무사들 헌걸차네.
毛詩序: 《氓》,刺時也。宣公之時,禮義消亡,淫風大行,男女無別,遂相奔誘。華落色衰,復相棄背,或乃困而自悔,喪其妃耦,故序其事以風焉。美反正,刺淫泆也。
모시 소서: 〈맹〉은 시속을 풍자한 것이다. 선공(宣公) 때 예의가 사라지고 음란한 풍속이 크게 행해져 남녀에 분별이 없어 서로 달아나 꾀더니, 꽃이 지고 빛이 바래자 다시 서로 버리고 등져, 혹 곤궁해져 스스로 뉘우치며 그 배필을 잃으니, 그 일을 차례로 적어 풍자한 것이다. 바름으로 돌아감을 기리고 음란함을 풍자한 것이다.
氓之蚩蚩,抱布貿絲。匪來貿絲,來即我謀。送子涉淇,至于頓丘。匪我愆期,子無良媒。將子無怒,秋以為期。 乘彼垝垣,以望復關。不見復關,泣涕漣漣。既見復關,載笑載言。爾卜爾筮,體無咎言。以爾車來,以我賄遷。 桑之未落,其葉沃若。于嗟鳩兮,無食桑葚。于嗟女兮,無與士耽。士之耽兮,猶可說也。女之耽兮,不可說也。 桑之落矣,其黃而隕。自我徂爾,三歲食貧。淇水湯湯,漸車帷裳。女也不爽,士貳其行。士也罔極,二三其德。 三歲為婦,靡室勞矣。夙興夜寐,靡有朝矣。言既遂矣,至于暴矣。兄弟不知,咥其笑矣。靜言思之,躬自悼矣。 及爾偕老,老使我怨。淇則有岸,隰則有泮。總角之宴,言笑晏晏。信誓旦旦,不思其反。反是不思,亦已焉哉。
어리숙한 사내가 베를 안고 실을 사러 왔네. 실을 사러 온 게 아니라 내게 와 혼인을 의논하려 함이라. 그대를 기수까지 바래다주어 돈구(頓丘)에 이르렀네. 내가 기일을 늦춘 게 아니라 그대에게 좋은 중매가 없어서라. 그대 노여워 마오, 가을로 기약하리. 저 무너진 담에 올라 복관(復關)을 바라보네. 복관이 보이지 않으니 눈물이 줄줄 흐르네. 복관이 보이자 웃으며 말하네. 그대 거북점 시초점에 흉한 말 없으면, 그대 수레로 와 내 혼수를 옮기리. 뽕잎이 지기 전엔 그 잎이 윤기 흘렀네. 아, 비둘기여 오디를 먹지 마라. 아, 여자여 사내에게 빠지지 마라. 사내가 빠지는 건 그래도 헤어날 수 있으나, 여자가 빠지는 건 헤어날 수 없네. 뽕잎이 지니 누렇게 시들어 떨어지네. 내가 그대에게 간 뒤로 삼 년을 가난히 먹었네. 기수 물 넘실거려 수레 휘장을 적시네. 여자는 잘못 없는데 사내가 그 행실을 둘로 하네. 사내는 한결같지 않아 그 마음 두셋으로 변하네. 삼 년을 아내 되어 집안일에 수고로움 마다 않았네. 일찍 일어나 늦게 자며 하루도 거른 날 없었네. 살림이 이루어지자 나를 사납게 대하네. 형제도 알지 못하고 도리어 키득거리며 비웃네. 가만히 생각하니 스스로 슬퍼질 뿐이네. 그대와 함께 늙자 했더니 늙어 가며 나를 원망케 하네. 기수에도 언덕이 있고 진펄에도 둑이 있네. 총각 시절의 즐거움이여, 웃고 말하며 다정했지. 굳게 맹세 분명했거늘 이리 뒤집힐 줄 몰랐네. 뒤집힐 줄 몰랐으니 또한 그만둘 뿐이네.
毛詩序: 《竹竿》,衞女思歸也。適異國而不見荅,思而能以禮者也。
모시 소서: 〈죽간〉은 위나라 여인이 돌아가기를 그리워한 것이다. 다른 나라에 시집가 사랑받지 못하면서도 예로써 그리워한 것이다.
籊籊竹竿,以釣于淇,豈不爾思,遠莫致之。 泉源在左,淇水在右,女子有行,遠兄弟父母。 淇水在右,泉源在左,巧笑之瑳,佩玉之儺。 淇水滺滺,檜楫松舟,駕言出遊,以寫我憂。
가늘고 긴 낚싯대로 기수에서 낚시하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으랴만 멀어서 갈 수 없네. 샘물은 왼쪽에 있고 기수는 오른쪽에 있네. 여자가 시집가면 형제 부모와 멀어지는 법. 기수는 오른쪽에 있고 샘물은 왼쪽에 있네. 곱게 웃는 보조개여, 패옥이 찰랑이네. 기수 물 출렁출렁 흐르고 노는 전나무요 배는 소나무라. 수레 몰아 나가 노닐며 내 시름을 풀리라.
毛詩序: 《芄蘭》,刺惠公也。驕而無禮,大夫刺之。
모시 소서: 〈환란〉은 혜공(惠公)을 풍자한 것이다. 교만하고 무례하므로 대부가 풍자한 것이다.
芄蘭之支,童子佩觿,雖則佩觿,能不我知,容兮遂兮,垂帶悸兮。 芄蘭之葉,童子佩韘,雖則佩韘,能不我甲,容兮遂兮,垂帶悸兮。
박주가리 가지여, 어린아이가 뿔송곳을 찼네. 비록 뿔송곳을 찼어도 나를 알아주지 못하네. 의젓하고 점잖아 띠를 늘어뜨려 찰랑이네. 박주가리 잎이여, 어린아이가 깍지를 꼈네. 비록 깍지를 꼈어도 나와 가까이하지 못하네. 의젓하고 점잖아 띠를 늘어뜨려 찰랑이네.
毛詩序: 《河廣》,宋襄公母歸于衞,思而不止,故作是詩也。
모시 소서: 〈하광〉은 송 양공(襄公)의 어머니가 위나라로 돌아가, 그리워하기를 그치지 않아 이 시를 지은 것이다.
誰謂河廣,一葦杭之,誰謂宋遠,跂予望之。 誰謂河廣,曾不容刀,誰謂宋遠,曾不崇朝。
누가 황하가 넓다 했나, 한 갈대로도 건너겠네. 누가 송나라가 멀다 했나, 발돋움하면 보이겠네. 누가 황하가 넓다 했나, 작은 배 하나도 못 담겠네. 누가 송나라가 멀다 했나, 한나절도 안 걸리겠네.
毛詩序: 《伯兮》,刺時也。言君子行役,為王前驅,過時而不反焉。
모시 소서: 〈백혜〉는 시속을 풍자한 것이다. 군자가 부역 나가 왕의 선봉이 되어, 때가 지나도 돌아오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伯兮朅兮,邦之桀兮。伯也執殳,爲王前驅。 自伯之東,首如飛蓬。豈無膏沐?誰適爲容! 其雨其雨,杲杲出日。願言思伯,甘心首疾。 焉得諼草?言樹之背。願言思伯。使我心痗。
그이는 헌걸차니 나라의 호걸이라. 그이가 창을 잡고 왕의 선봉이 되었네. 그이가 동으로 간 뒤로 내 머리는 흩날리는 쑥대 같네. 어찌 머릿기름이 없으랴만 누구를 위해 단장하랴. 비야 와라 비야 와라 하건만 쨍쨍 해가 나네. 그이를 그리워하며 머리 아픈 것도 달게 여기네. 어디서 망우초를 얻어 집 뒤뜰에 심으랴. 그이를 그리워하다 내 마음 병들게 하네.
毛詩序: 《有狐》,刺時也。衞之男女失時,喪其妃耦焉,古者國有凶荒,則殺禮而多昏,會男女之無夫家者,所以育人民也。
모시 소서: 〈유호〉는 시속을 풍자한 것이다. 위나라의 남녀가 때를 잃어 그 배필을 잃은 것이다. 옛날에는 나라에 흉년이 들면 예를 줄여 혼인을 많이 시켜, 짝 없는 남녀를 맺어 주어 백성을 길렀다.
有狐綏綏,在彼淇梁,心之憂矣,之子無裳。 有狐綏綏,在彼淇厲,心之憂矣,之子無帶。 有狐綏綏,在彼淇側,心之憂矣,之子無服。
여우가 어슬렁어슬렁 저 기수 다리에 있네. 마음의 시름이여, 그이에게 바지가 없네. 여우가 어슬렁어슬렁 저 기수 여울에 있네. 마음의 시름이여, 그이에게 띠가 없네. 여우가 어슬렁어슬렁 저 기수 가에 있네. 마음의 시름이여, 그이에게 옷이 없네.
毛詩序: 《木瓜》,美齊桓公也。衞國有狄人之敗,出處于漕,齊桓公救而封之,遺之車馬器服焉,衞人思之,欲厚報之,而作是詩也。
모시 소서: 〈목과〉는 제 환공(桓公)을 기린 것이다. 위나라가 적인에게 패해 조읍에 나와 살 때, 제 환공이 구원하여 봉해 주고 수레와 말과 그릇과 옷을 보내 주니, 위나라 사람이 그 은혜를 생각하여 두터이 갚고자 이 시를 지었다.
投我以木瓜,報之以瓊琚,匪報也,永以為好也。 投我以木桃,報之以瓊瑤,匪報也,永以為好也。 投我以木李,報之以瓊玖,匪報也,永以為好也。
내게 모과를 던져 주니 패옥으로 갚네. 갚음이 아니라 길이 좋게 지내려 함이라. 내게 복숭아를 던져 주니 고운 옥으로 갚네. 갚음이 아니라 길이 좋게 지내려 함이라. 내게 오얏을 던져 주니 옥돌로 갚네. 갚음이 아니라 길이 좋게 지내려 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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