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국풍 01 주남(周南)

시경(詩經) · 유가 경전 · 번역·감수 허유

《시경》 국풍(國風)의 첫머리로, 주(周)나라 남쪽 지역의 노래 열한 편을 담는다. 후비(后妃)의 덕과 부부의 도리를 노래한 시가 많으며, 〈관저〉를 비롯해 풀과 나무, 새와 짐승에 의탁해 사람의 정과 교화를 읊는다.

원문 · 번역

毛詩序: 《關雎》,后妃之德也,風之始也,所以風天下而正夫婦也,故用之鄉人焉,用之邦國焉,風,風也,教也,風以動之,教以化之。詩者,志之所之也,在心為志,發言為詩,情動於中,而形於言,言之不足,故嗟歎之,嗟歎之不足,故永歌之,永歌之不足,不知手之舞之、足之蹈之也。情發於聲,聲成文,謂之音。治世之音安以樂,其政和。亂世之音怨以怒,其政乖。亡國之音哀以思,其民困。故正得失,動天地,感鬼神,莫近於詩。先王以是經夫婦,成孝敬,厚人倫,美教化,移風俗。故《詩》有六義焉:一曰「風」,二曰「賦」,三曰「比」,四曰「興」,五曰「雅」,六曰「頌」。上以風化下,下以風刺上,主文而譎諫,言之者無罪,聞之者足以戒,故曰「風」。至於王道衰,禮義廢,政教失,國異政,家殊俗,而變風變雅作矣。國史明乎得失之跡,傷人倫之廢,哀刑政之苛,吟詠情性,以風其上,達於事變而懷其舊俗者也,故變風發乎情,止乎禮義。發乎情,民之性也;止乎禮義,先王之澤也。是以一國之事,繫一人之本,謂之「風」。言天下之事,形四方之風,謂之「雅」。「雅」者,正也,言王政之所由廢興也。政有小大,故有《小雅》焉,有《大雅》焉。「頌」者,美盛德之形容,以其成功告於神明者也。是謂四始,《詩》之至也。然則《關雎》、《麟趾》之化,王者之風,故繫之周公;南,言化自北而南也。《鵲巢》、《騶虞》之德,諸侯之風也,先王之所以教,故繫之召公。《周南》《召南》,正始之道,王化之基。是以《關雎》樂得淑女以配君子,憂在進賢,不淫其色,哀窈窕思賢才而無傷善之心焉,是《關雎》之義也。

모시 소서: 〈관저〉는 후비의 덕을 노래한 것이니, 풍(風)의 시작이다. 천하를 교화하여 부부를 바르게 하는 까닭이라, 시골 사람에게도 쓰고 나라에도 썼다. 풍(風)이란 바람이며 가르침이니, 바람으로 움직이고 가르침으로 교화한다. 시(詩)란 뜻이 가는 바이니, 마음에 있으면 뜻이 되고 말로 나오면 시가 된다. 정(情)이 마음속에서 움직여 말로 드러나되, 말로 부족하므로 탄식하고, 탄식으로 부족하므로 길게 노래하며, 길게 노래해도 부족하므로 자기도 모르게 손이 춤추고 발이 구르게 된다. 정이 소리로 나와 소리가 무늬를 이루면 그것을 음(音)이라 한다. 다스려진 세상의 음은 편안하고 즐거우니 그 정치가 화평하고, 어지러운 세상의 음은 원망하고 노여우니 그 정치가 어긋나며, 망한 나라의 음은 슬프고 시름겨우니 그 백성이 곤궁하다. 그러므로 득실을 바로잡고 천지를 움직이며 귀신을 감동시키는 데에 시보다 가까운 것이 없다. 선왕은 이로써 부부를 떳떳하게 하고 효경(孝敬)을 이루며 인륜을 두텁게 하고 교화를 아름답게 하며 풍속을 바꾸었다. 그러므로 《시》에는 여섯 가지 뜻이 있으니, 첫째 풍(風), 둘째 부(賦), 셋째 비(比), 넷째 흥(興), 다섯째 아(雅), 여섯째 송(頌)이다. 윗사람은 풍으로 아랫사람을 교화하고 아랫사람은 풍으로 윗사람을 풍자하되, 글을 위주로 하여 완곡히 간하므로 말하는 자에게 죄가 없고 듣는 자가 경계할 만하니 풍이라 한다. 왕도가 쇠하고 예의가 무너지며 정치와 교화가 어긋나 나라마다 정치가 다르고 집마다 풍속이 달라지자 변풍(變風)과 변아(變雅)가 지어졌다. 나라의 사관(史官)이 득실의 자취에 밝아, 인륜이 무너짐을 가슴 아파하고 형벌과 정치의 가혹함을 슬퍼하여 정성(情性)을 읊어 그 윗사람을 풍자하니, 시세의 변함에 통달하면서도 옛 풍속을 그리워한 것이다. 그러므로 변풍은 정(情)에서 나오되 예의에서 그친다. 정에서 나옴은 백성의 본성이요, 예의에서 그침은 선왕의 은택이다. 이로써 한 나라의 일이 한 사람의 근본에 매인 것을 풍이라 하고, 천하의 일을 말하여 사방의 풍속을 드러낸 것을 아(雅)라 한다. 아란 바름이니, 왕정이 흥하고 폐하는 까닭을 말한 것이다. 정치에 작고 큼이 있으므로 〈소아〉가 있고 〈대아〉가 있다. 송(頌)이란 성대한 덕의 모습을 기려 그 성공을 신명에게 고하는 것이다. 이를 사시(四始)라 하니, 《시》의 지극함이다. 그렇다면 〈관저〉·〈인지〉의 교화는 왕자의 풍이므로 주공(周公)에 매었으니, 남(南)이란 교화가 북에서 남으로 미침을 말한다. 〈작소〉·〈추우〉의 덕은 제후의 풍이니, 선왕이 가르친 까닭이므로 소공(召公)에 매었다. 〈주남〉·〈소남〉은 비롯함을 바르게 하는 도리요 왕화(王化)의 터전이다. 이로써 〈관저〉는 요조한 숙녀를 얻어 군자의 짝을 삼음을 즐거워하되, 어진 이를 천거함을 근심하고 그 색에 빠지지 않으며, 요조함을 슬퍼하고 어진 인재를 그리되 선을 해치는 마음이 없으니, 이것이 〈관저〉의 뜻이다.

關關雎鳩,在河之洲。 窈窕淑女,君子好逑。

꽌꽌 우는 물수리는 강가 모래섬에 있네. 아리따운 숙녀는 군자의 좋은 짝이로다.

參差荇菜,左右流之。 窈窕淑女,寤寐求之。 求之不得,寤寐思服。 悠哉悠哉,輾轉反側。

들쭉날쭉 마름풀을 이리저리 헤쳐 따네. 아리따운 숙녀를 자나 깨나 구하네. 구해도 얻지 못해 자나 깨나 그리워하네. 아득하고 아득하여 이리저리 뒤척이네.

參差荇菜,左右采之。 窈窕淑女,琴瑟友之。 參差荇菜,左右芼之。 窈窕淑女,鐘鼓樂之。

들쭉날쭉 마름풀을 이리저리 뜯어 따네. 아리따운 숙녀를 거문고와 비파로 벗하네. 들쭉날쭉 마름풀을 이리저리 골라 삶네. 아리따운 숙녀를 종과 북으로 즐겁게 하네.

毛詩序: 《葛覃》,后妃之本也。后妃在父母家,則志在於女功之事,躬儉節用,服澣濯之衣,尊敬師傅,則可以歸安父母,化天下以婦道也。

모시 소서: 〈갈담〉은 후비의 근본을 노래한 것이다. 후비가 부모의 집에 있을 때 뜻이 여인의 일에 있어, 몸소 검소하고 절약하며 빨아 입은 옷을 입고 스승을 존경하니, 부모에게 돌아가 편안히 모실 만하여 천하를 부도(婦道)로 교화한 것이다.

葛之覃兮,施于中谷,維葉萋萋,黃鳥于飛,集于灌木,其鳴喈喈。 葛之覃兮,施于中谷,維葉莫莫,是刈是濩,為絺為綌,服之無斁。 言告師氏,言告言歸,薄汙我私,薄澣我衣,害澣害否,歸寧父母。

칡덩굴이 뻗어 골짜기로 퍼지니, 잎이 무성하구나. 누런 새가 날아와 떨기나무에 모여 우는 소리 화답하네. 칡덩굴이 뻗어 골짜기로 퍼지니, 잎이 우거졌구나. 이를 베고 이를 삶아 고운 베와 굵은 베를 만드니, 입어도 싫지 않네. 스승께 아뢰고 돌아갈 것을 아뢰네. 잠시 속옷을 빨고 잠시 겉옷을 빠네. 무엇을 빨고 무엇을 두랴, 부모께 돌아가 문안드리리.

毛詩序: 《卷耳》,后妃之志也,又當輔佐君子,求賢審官,知臣下之勤勞,內有進賢之志,而無險詖私謁之心,朝夕思念,至於憂勤也。

모시 소서: 〈권이〉는 후비의 뜻을 노래한 것이니, 또한 군자를 보좌하여 어진 이를 구하고 벼슬을 살피며, 신하의 수고로움을 알아 안으로 어진 이를 천거할 뜻이 있고 험하고 사사로이 청탁하는 마음이 없어, 아침저녁으로 생각하여 근심하고 애쓰기에 이른 것이다.

采采卷耳,不盈頃筐,嗟我懷人,寘彼周行。 陟彼崔嵬,我馬虺隤,我姑酌彼金罍,維以不永懷。 陟彼高岡,我馬玄黃,我姑酌彼兕觥,維以不永傷。 陟彼砠矣,我馬瘏矣,我僕痡矣,云何吁矣。

도꼬마리를 캐고 캐어도 광주리에 차지 않네. 아, 그리운 임 생각에 광주리를 한길에 놓아두네. 저 높은 산에 오르려니 내 말이 병들었네. 잠시 금잔에 술을 따라 길이 그리워하지 않으려네. 저 높은 언덕에 오르려니 내 말이 검누렇게 지쳤네. 잠시 외뿔잔에 술을 따라 길이 시름하지 않으려네. 저 돌산에 오르려니 내 말이 병들고 내 종도 지쳤네. 아, 이 시름을 어이하리오.

毛詩序: 《樛木》,后妃逮下也,言能逮下而無嫉妒之心焉。

모시 소서: 〈규목〉은 후비가 아랫사람에게 미침을 노래한 것이니, 능히 아랫사람에게 미치되 질투하는 마음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南有樛木,葛藟纍之,樂只君子,福履綏之。 南有樛木,葛藟荒之,樂只君子,福履將之。 南有樛木,葛藟縈之,樂只君子,福履成之。

남쪽에 굽은 나무 있어 칡덩굴이 감겨 오르네. 즐거운 군자여, 복록이 그를 편안케 하리. 남쪽에 굽은 나무 있어 칡덩굴이 덮어 오르네. 즐거운 군자여, 복록이 그를 도우리. 남쪽에 굽은 나무 있어 칡덩굴이 둘러 오르네. 즐거운 군자여, 복록이 그를 이루어 주리.

毛詩序: 《螽斯》,后妃子孫衆多也。言若螽斯,不妬忌,則子孫衆多也。

모시 소서: 〈종사〉는 후비의 자손이 많음을 노래한 것이다. 메뚜기처럼 시샘하지 않으면 자손이 많아짐을 말한 것이다.

螽斯羽,詵詵兮,宜爾子孫,振振兮! 螽斯羽,薨薨兮,宜爾子孫,繩繩兮! 螽斯羽,揖揖兮,宜爾子孫,蟄蟄兮!

메뚜기 날개여, 떼지어 모이는구나. 마땅히 네 자손도 번성하리라. 메뚜기 날개여, 우글우글하는구나. 마땅히 네 자손도 이어지리라. 메뚜기 날개여, 모여드는구나. 마땅히 네 자손도 들끓으리라.

毛詩序: 《桃夭》,后妃之所致也。不妬忌,則男女以正,婚姻以時,國無鰥民也。

모시 소서: 〈도요〉는 후비가 이룬 바를 노래한 것이다. 시샘하지 않으면 남녀가 바르게 되고 혼인이 때에 맞아 나라에 홀아비가 없어진다.

桃之夭夭,灼灼其華,之子于歸,宜其室家。 桃之夭夭,有蕡其實,之子于歸,宜其家室。 桃之夭夭,其葉蓁蓁,之子于歸,宜其家人。

복숭아나무 어리고 고와 그 꽃이 환하게 붉네. 이 아가씨 시집가니 그 집안을 화목케 하리. 복숭아나무 어리고 고와 그 열매 탐스럽네. 이 아가씨 시집가니 그 집안을 화목케 하리. 복숭아나무 어리고 고와 그 잎이 무성하네. 이 아가씨 시집가니 그 집안사람을 화목케 하리.

毛詩序: 《兔罝》,后妃之化也。關雎之化行,則莫不好德,賢人衆多也。

모시 소서: 〈토저〉는 후비의 교화를 노래한 것이다. 〈관저〉의 교화가 행해지면 덕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어 어진 사람이 많아진다.

肅肅兔罝,椓之丁丁,赳赳武夫,公侯干城。 肅肅兔罝,施于中逵,赳赳武夫,公侯好仇。 肅肅兔罝,施于中林,赳赳武夫,公侯腹心。

촘촘한 토끼 그물을 땅땅 말뚝 박아 치네. 늠름한 무사여, 공후의 방패와 성이로다. 촘촘한 토끼 그물을 한길 갈림목에 치네. 늠름한 무사여, 공후의 좋은 짝이로다. 촘촘한 토끼 그물을 숲 가운데 치네. 늠름한 무사여, 공후의 심복이로다.

毛詩序: 《芣苢》,后妃之美也。和平,則婦人樂有子矣。

모시 소서: 〈부이〉는 후비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이다. 화평하면 부인이 자식 두기를 즐거워한다.

采采芣苢,薄言采之,采采芣苢,薄言有之。 采采芣苢,薄言掇之,采采芣苢,薄言捋之。 采采芣苢,薄言袺之,采采芣苢,薄言襭之。

질경이를 캐고 캐어, 잠깐 사이 따네. 질경이를 캐고 캐어, 잠깐 사이 거두네. 질경이를 캐고 캐어, 잠깐 사이 줍네. 질경이를 캐고 캐어, 잠깐 사이 훑네. 질경이를 캐고 캐어, 잠깐 사이 옷자락에 담네. 질경이를 캐고 캐어, 잠깐 사이 옷섶에 채우네.

毛詩序: 《漢廣》,德廣所及也。文王之道被于南國,美化行乎江漢之域,無思犯禮,求而不可得也。

모시 소서: 〈한광〉은 덕이 널리 미침을 노래한 것이다. 문왕(文王)의 도가 남쪽 나라에 미쳐 강한(江漢) 지역에 아름다운 교화가 행해지니, 예를 범할 생각이 없어 구해도 얻을 수 없게 된 것이다.

南有喬木,不可休息;漢有遊女,不可求思,漢之廣矣,不可泳思,江之永矣,不可方思。 翹翹錯薪,言刈其楚,之子于歸,言秣其馬,漢之廣矣,不可泳思,江之永矣,不可方思。 翹翹錯薪,言刈其蔞,之子于歸,言秣其駒,漢之廣矣,不可泳思,江之永矣,不可方思。

남쪽에 높은 나무 있어도 쉴 수 없고, 한수(漢水)에 노니는 여인 있어도 구할 수 없네. 한수가 넓어 헤엄칠 수 없고, 강이 길어 뗏목 띄울 수 없네. 무성한 잡목 중에 가시나무를 베리. 이 아가씨 시집가면 그 말에게 꼴을 먹이리. 한수가 넓어 헤엄칠 수 없고, 강이 길어 뗏목 띄울 수 없네. 무성한 잡목 중에 물쑥을 베리. 이 아가씨 시집가면 그 망아지에게 꼴을 먹이리. 한수가 넓어 헤엄칠 수 없고, 강이 길어 뗏목 띄울 수 없네.

毛詩序: 《汝墳》,道化行也。文王之化,行乎汝墳之國,婦人能閔其君子,猶勉之以正也。

모시 소서: 〈여분〉은 도(道)와 교화가 행해짐을 노래한 것이다. 문왕의 교화가 여분(汝墳)의 나라에 행해지니, 부인이 능히 그 군자를 가엾이 여기면서도 오히려 바름으로 권면한 것이다.

遵彼汝墳,伐其條枚,未見君子,惄如調飢。 遵彼汝墳,伐其條肄,既見君子,不我遐棄。 魴魚赬尾,王室如燬,雖則如燬,父母孔邇。

저 여수 둑을 따라 가지와 줄기를 베네. 임을 보지 못하니 굶주린 듯 애타네. 저 여수 둑을 따라 움돋은 가지를 베네. 이미 임을 보았으니 나를 멀리 버리지 않으셨네. 방어 꼬리 붉어지고 왕실은 불타는 듯하네. 비록 불타는 듯해도 부모가 매우 가까이 계시네.

毛詩序: 《麟之趾》,關雎之應也。關雎之化行,則天下無犯非禮。雖衰世之公子,皆信厚如麟趾之時也。

모시 소서: 〈인지지〉는 〈관저〉의 호응이다. 〈관저〉의 교화가 행해지면 천하에 예 아닌 일을 범하는 이가 없으니, 비록 쇠한 세상의 공자(公子)라도 모두 기린의 발처럼 신실하고 두터움을 노래한 것이다.

麟之趾,振振公子,于嗟麟兮。 麟之定,振振公姓,于嗟麟兮。 麟之角,振振公族,于嗟麟兮。

기린의 발이여, 신실한 공자들이로다. 아, 기린이로구나. 기린의 이마여, 신실한 공의 자손들이로다. 아, 기린이로구나. 기린의 뿔이여, 신실한 공의 일족이로다. 아, 기린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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