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03 모공(謀攻)

손자병법(孫子兵法) · 춘추 손무 · 번역·감수 허유

계책으로 공격하는 법을 다룬 편이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不戰而屈人之兵)"을 최선으로 삼고, 적의 계책을 치는 것(伐謀)을 으뜸으로 본다. 병력 차이에 따른 운용법과 군주가 군대를 그르치는 세 가지 폐단을 들고, 마지막으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는 명구로 맺는다.

원문 · 번역

孫子曰:凡用兵之法,全國為上,破國次之;全軍為上,破軍次之;全旅為上,破旅次之;全卒為上,破卒次之;全伍為上,破伍次之。是故百戰百勝,非善之善者也;不戰而屈人之兵,善之善者也。

손자가 말한다. 무릇 용병의 법은, 적국을 온전히 두고 굴복시키는 것이 으뜸이요 적국을 깨뜨리는 것은 그다음이며, 적의 군(軍)을 온전히 두고 굴복시키는 것이 으뜸이요 깨뜨리는 것은 그다음이고, 여(旅)를 온전히 함이 으뜸이요 깨뜨림은 그다음이며, 졸(卒)을 온전히 함이 으뜸이요 깨뜨림은 그다음이고, 오(伍)를 온전히 함이 으뜸이요 깨뜨림은 그다음이다. 이런 까닭에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은 최선 중의 최선이 아니요, 싸우지 않고 적의 군대를 굴복시키는 것(不戰而屈人之兵)이 최선 중의 최선이다.

故上兵伐謀,其次伐交,其次伐兵,其下攻城。攻城之法,為不得已。修櫓轒轀,具器械,三月而後成;距闉,又三月而後已。將不勝其忿,而蟻附之,殺士三分之一,而城不拔者,此攻之災也。

그러므로 으뜸가는 용병은 적의 계책을 치는 것(伐謀)이요, 그다음은 적의 외교를 치는 것(伐交)이며, 그다음은 적의 군대를 치는 것(伐兵)이고, 가장 못한 것이 성을 공격하는 것(攻城)이다. 성을 공격하는 법은 부득이할 때 하는 것이다. 큰 방패와 공성 수레(轒轀)를 수리하고 기계를 갖추는 데 석 달이 지나서야 이루어지고, 흙을 쌓아 성에 다가가는 데(距闉) 또 석 달이 지나서야 끝난다. 장수가 그 분노를 이기지 못해 개미 떼처럼 기어오르게 하여 군사 삼분의 일을 죽이고도 성을 함락하지 못한다면, 이것이 공격의 재앙이다.

故善用兵者,屈人之兵而非戰也,拔人之城而非攻也,毀人之國而非久也,必以全爭於天下,故兵不頓而利可全,此謀攻之法也。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자는 적의 군대를 굴복시키되 싸우지 않고, 적의 성을 빼앗되 공격하지 않으며, 적의 나라를 무너뜨리되 오래 끌지 않는다. 반드시 온전함으로 천하를 다투니, 그러므로 군대를 무디게 하지 않고도 이로움을 온전히 할 수 있다. 이것이 계책으로 공격하는 법(謀攻之法)이다.

故用兵之法,十則圍之,五則攻之,倍則分之,敵則能戰之,少則能守之,不若則能避之。故小敵之堅,大敵之擒也。

그러므로 용병의 법은, 열 배면 포위하고, 다섯 배면 공격하며, 두 배면 적을 나누고, 대등하면 능히 싸우며, 적으면 능히 지키고, 못 미치면 능히 피한다. 그러므로 작은 군대가 굳게 버티면 큰 군대의 포로가 된다.

夫將者,國之輔也。輔周則國必強,輔隙則國必弱。

무릇 장수란 나라의 기둥이다. 기둥이 빈틈없으면 나라가 반드시 강하고, 기둥에 틈이 있으면 나라가 반드시 약하다.

故君之所以患於軍者三:不知軍之不可以進而謂之進,不知軍之不可以退而謂之退,是為縻軍;不知三軍之事,而同三軍之政,則軍士惑矣;不知三軍之權,而同三軍之任,則軍士疑矣。三軍既惑且疑,則諸侯之難至矣,是謂亂軍引勝。

그러므로 임금이 군대에 우환이 되는 경우가 셋이니, 군대가 나아갈 수 없음을 모르고 나아가라 하고, 군대가 물러날 수 없음을 모르고 물러나라 하는 것을 군대를 얽맨다(縻軍)고 한다. 삼군(三軍)의 일을 모르면서 삼군의 정사에 간여하면 군사가 미혹되고, 삼군의 권변(權)을 모르면서 삼군의 임무에 간여하면 군사가 의심한다. 삼군이 미혹되고 또 의심하면 제후들의 난리가 닥치니, 이를 일러 군대를 어지럽혀 승리를 적에게 끌어다 준다(亂軍引勝)고 한다.

故知勝有五:知可以戰與不可以戰者勝,識衆寡之用者勝,上下同欲者勝,以虞待不虞者勝,將能而君不御者勝。此五者,知勝之道也。

그러므로 승리를 아는 데 다섯이 있으니, 싸울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아는 자가 이기고, 많고 적은 병력의 쓰임을 아는 자가 이기며, 위아래가 한뜻인 자가 이기고, 대비함으로써 대비 없는 자를 기다리는 자가 이기며, 장수가 유능하되 임금이 간섭하지 않는 쪽이 이긴다. 이 다섯은 승리를 아는 길이다.

故曰:知彼知己,百戰不殆;不知彼而知己,一勝一負;不知彼不知己,每戰必殆。

그러므로 이르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모르고 나만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며,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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