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통의 천지(天地)
《백호통의》 권8의 「천지(天地)」 편이다. 천(天)·지(地)의 어원과 천지가 처음 일어나는 과정(태초·태시·태소), 천도(天道)의 좌선(左旋)과 지도(地道)의 우주(右周)를 음양·군신에 견주어 풀이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天之為言鎮也,居高理下,為人鎮也。地者,易也。言養萬物懷任,交易變化也。
(천이란 누름을 이르는 말이니 높은 데 거하여 아래를 다스려 사람을 위해 누르는 것이요, 지란 바뀜이니 만물을 길러 품고 맡아 서로 바뀌어 변화함을 말한다.)
精者為三光,號者為五行。
(정기 가운데 맑은 것은 삼광이 되고 호령하는 것은 오행이 된다.)
天道所以左旋、地道右周何?…猶君臣、陰陽相對之義。
(천도가 왼쪽으로 돌고 지도가 오른쪽으로 도는 까닭은… 군신과 음양이 서로 마주하는 뜻과 같다.)
번역
천지(天地)
천(天)이란 무엇인가? 천이란 누름(鎮)을 이르는 말이니, 높은 데 거하여 아래를 다스려 사람을 위해 누르는 것이다. 지(地)란 바뀜(易)이니, 만물을 길러 품고 맡아 서로 바뀌어 변화함을 말한다.
처음 일어나는 하늘은, 처음 일어남에 먼저 태초(太初)가 있고 뒤에 태시(太始)가 있으며, 형체와 조짐이 이미 이루어지면 태소(太素)라 한다. 혼돈(混沌)이 서로 이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은 뒤에 맑음과 흐림으로 갈라진다. 이미 나뉘매 정기가 나와 빛이 펴지고, 만물을 헤아려 삶을 베푼다. 정기 가운데 맑은 것은 삼광(三光)이 되고, 호령하는 것은 오행(五行)이 된다. 오행이 정(情)을 낳고 정이 즙중(汁中)을 낳으며 즙중이 신명(神明)을 낳고 신명이 도덕(道德)을 낳으며 도덕이 문장(文章)을 낳는다. 그러므로 《건착도》에 "태초란 기운의 시작이요, 태시란 형체와 조짐의 시작이며, 태소란 바탕의 시작이다. 양이 부르고 음이 화답하며 남자가 행하고 부인이 따른다"라 하였다.
천도(天道)가 왼쪽으로 돌고 지도(地道)가 오른쪽으로 도는 까닭은 무엇인가? 천지는 움직이되 떨어지지 않고 행하되 갈라지지 않는다고 여긴다. 왼쪽으로 돌고 오른쪽으로 도는 것은 군신과 음양이 서로 마주하는 뜻과 같다.
남녀를 통틀어 사람(人)이라 하는데 천지를 통틀어 일컫는 이름이 없음은 무엇인가? 이르건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 서로 같지 않으므로 통칭하는 이름이 없다.
임금은 느리고 신하는 빠르며 낮은 자가 마땅히 수고로워야 하는데, 하늘이 도리어 떳떳함을 행함은 무엇인가? 양(陽)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 가르침을 행할 수 없고, 음(陰)이 고요하지 않으면 그 변화를 이룰 수 없다고 여긴다. 비록 종일토록 굳세고 굳세어도 또한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주역》에 "종일토록 굳세고 굳셈은 도를 반복함이다"라 하였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天地
天者何也?天之為言鎮也,居高理下,為人鎮也。地者,易也。言養萬物懷任,交易變化也。
始起之天,始起先有太初,後有太始,形兆既成,名曰太素。混沌相連,視之不見,聽之不聞,然後剖判清濁。既分,精出曜布,度物施生。精者為三光,號者為五行。行生情,情生汁中,汁中生神明,神明生道德,道德生文章。故《乾鑿度》云:「太初者,氣之始也。太始者,形兆之始也;太素者,質之始也。陽唱陰和,男行婦隨也。」
天道所以左旋、地道右周何?以為天地動而不別,行而不離。所以左旋、右周者,猶君臣、陰陽相對之義。
男女總名為人,天地所以無總名何?曰:天圓地方,不相類,故無總名也。
君舒臣疾,卑者宜勞,天所以反常行何?以為陽不動,無以行其教;陰不靜,無以成其化。雖終日乾乾,亦不離其處也。故《易》曰:「終日乾乾,反覆道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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