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통의 의상·오형·오경(衣裳·五刑·五經)
《백호통의》 권8의 「의상(衣裳)」·「오형(五刑)」·「오경(五經)」 세 편이다. 「의상」은 옷·갖옷·띠·패옥의 제도, 「오형」은 다섯 형벌과 형불상대부(刑不上大夫)의 뜻, 「오경」은 공자가 오경을 정한 까닭과 오경의 가르침을 논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衣者,隱也;裳者,障也。所以隱形自障閉也。
(의란 숨김이요 상이란 가림이니, 형체를 숨기고 스스로 가려 닫는 바이다.)
刑所以五何?法五行也。
(형벌이 다섯인 까닭은 무엇인가? 오행을 본받음이다.)
經,常也。有五常之道,故曰《五經》:《樂》仁、《書》義、《禮》禮、《易》智、《詩》信也。
(경이란 떳떳함이니 오상의 도가 있으므로 오경이라 한다. 악은 인, 서는 의, 예는 예, 역은 지, 시는 신이다.)
번역
의상(衣裳)
성인이 의복을 제정한 까닭은 무엇인가? 칡베로 몸을 가리고 덕을 드러내 선을 권하며 높고 낮음을 분별하려 함이다. 의상(衣裳)이라 이름 짓는 까닭은 무엇인가? 의(衣)란 숨김(隱)이요 상(裳)이란 가림(障)이니, 형체를 숨기고 스스로 가려 닫는 바이다. 《주역》에 "황제·요·순이 의상을 드리우매 천하가 다스려졌다"라 하였다. 어떻게 위가 의(衣)요 아래가 상(裳)임을 아는가? 그 의를 먼저 말한 것으로써이다. 《시경》에 "치마를 걷고 진수를 건넌다"라 하였으니 합하여 옷이 되는 바이다. 《제자직》에 "옷을 걷고 내려간다"라 하였다. 옷(衣)이라 이름 짓는 까닭은 무엇인가? 위가 아래를 겸함이다.
유독 새끼양 갖옷을 쓰는 까닭은 무엇인가? 가볍고 따뜻함을 취함이요, 여우가 죽을 때 언덕으로 머리를 돌림을 따라 군자가 근본을 잊지 않음을 밝힘이며, 새끼양은 꿇어 젖 먹는 공순함을 취함이다. 그러므로 천자는 흰 여우, 제후는 누런 여우, 대부는 푸른 여우, 사는 새끼양 갖옷이니, 또한 높고 낮음을 분별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신대(紳帶)를 두는 것은 삼가고 공경하여 스스로 단속하고 정돈함을 보임이다. 반드시 패옥(佩)을 두는 것은, 《논어》에 "상을 벗으면 차지 않는 것이 없다"라 하였다. 천자는 흰 옥, 제후는 산현옥(山玄玉), 대부는 수창옥(水蒼玉), 사는 연민석(瓀珉石)을 찬다. 패옥은 곧 그 일을 본뜬다. 농부가 쟁기를 차고 공장이 도끼를 차며 부인이 바늘을 참과 같다.
오형(五刑)
성인이 천하를 다스림에 반드시 형벌을 둠은 무엇인가? 덕을 돕고 다스림을 도와 하늘의 도수에 순응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작상(爵賞)을 거는 것은 권면할 바가 있음을 보임이요, 형벌을 베푸는 것은 두려워할 바가 있음을 밝힘이다. 형벌이 다섯인 까닭은 무엇인가? 오행(五行)을 본받음이다. 과조(科條)가 삼천인 것은 천지인의 정에 응함이다. 오형의 무리가 삼천이니, 대벽(大辟)의 무리가 이백, 궁벽(宮辟)의 무리가 삼백, 비벽(腓辟)의 무리가 오백, 의(劓)·묵벽(墨辟)의 무리가 각 천이다. 궁(宮)이란 여자가 음란하면 궁중에 가두어 나오지 못하게 함이요, 사내가 음란하면 그 생식기를 베어버림이다. 대벽(大辟)이란 죽음을 이른다.
형벌이 대부에게 미치지 않음은 무엇인가? 대부를 높임이다. 예가 서인에게 내려가지 않음은 백성을 힘써 사(士)에 이르게 하려 함이다. 그러므로 예는 앎이 있는 자를 위해 만들고 형벌은 앎이 없는 자를 위해 베푼다. 형불상대부(刑不上大夫)란 예에 대부의 형벌이 없음에 의거한 것이다. 혹자는 매질하는 형벌이라 한다. 예가 서인에게 미치지 않음은 응대(酬酢)의 예를 이른다.
오경(五經)
공자가 《오경(五經)》을 정한 까닭은 무엇인가? 공자가 주나라 말세에 살아 왕도(王道)가 쇠하고 예악이 무너져,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능멸하고 다수가 소수를 사납게 굴며, 천자가 감히 베지 못하고 방백(方伯)이 감히 치지 못함을 보고, 도덕이 행해지지 않음을 근심하여 두루 다니며 초빙에 응해 그 성덕을 행하기 바랐다고 여긴다. 위(衛)에서 노(魯)로 돌아와 쓰이지 못할 줄 스스로 알았으므로, 《오경》을 추후에 정하여 그 도를 행했다. 그러므로 공자가 "《서경》에 '효로다, 오직 효하고 형제에 우애하여 정사에 베푼다' 하였으니, 이것이 정사를 함이다"라 하였다.
문왕이 《주역(易)》을 부연한 까닭은 무엇인가? 문왕이 인의의 도를 따르지 않는 임금을 받들어 사람의 법이 됨을 잃었고, 자기가 음양을 조화함이 아직 미미하므로 《주역》을 부연하여 마침내 태평에 이르게 하려 함이다.
복희가 팔괘를 지은 까닭은 무엇인가? 복희가 처음 천하의 왕이 되매 앞선 성인의 법도가 없었으므로, 우러러 하늘에서 상(象)을 보고 굽어 땅에서 법을 살피며 새와 짐승의 무늬와 땅의 마땅함을 보고, 가까이 만물에서 취하여 이에 처음으로 팔괘를 지어 신명의 덕에 통하고 만물의 정을 본뜬 것이다.
경(經)이 다섯인 까닭은 무엇인가? 경(經)이란 떳떳함(常)이니, 오상(五常)의 도가 있으므로 《오경》이라 한다. 《악(樂)》은 인(仁), 《서(書)》는 의(義), 《예(禮)》는 예(禮), 《역(易)》은 지(智), 《시(詩)》는 신(信)이다. 사람의 정에 오성(五性)이 있어 오상을 품으나 스스로 이룰 수 없으므로, 성인이 하늘의 오상의 도를 본떠 밝혀서 사람을 가르쳐 그 덕을 이루게 한다.
《오경》이란 무엇인가? 《역(易)》·《상서(尚書)》·《시(詩)》·《예(禮)》·《춘추(春秋)》이다. 《예·해》에 "온유하고 너그럽고 두터움은 《시》의 가르침이요, 소통하고 멀리 앎은 《서》의 가르침이며, 넓고 평이하고 어짊은 《악》의 가르침이요, 깨끗하고 고요하고 정미함은 《역》의 가르침이며, 공손하고 검소하고 장엄하고 공경함은 《예》의 가르침이요, 말을 엮고 일을 견줌은 《춘추》의 가르침이다"라 하였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衣裳
聖人所以制衣服何?以為絺綌蔽形,表德勸善,別尊卑也。所以名為衣裳何?衣者,隱也;裳者,障也。所以隱形自障閉也。《易》曰:「黃帝堯舜垂衣裳而天下治。」何以知上為衣下為裳?以其先言衣也。《詩》曰:「褰裳涉溱。」所以合為衣也。《弟子職》言「摳衣而降也。」名為衣何?上兼下也。
獨以羔裘何?取輕暖。因狐死首丘,明君子不忘本也。羔者取跪乳遜順也。故天子狐白,諸侯狐黃,大夫狐蒼,士羔裘,亦因別尊卑也。
所以必有紳帶者,示謹敬自約整。繢繒為結於前,下垂三分,身半,紳居二焉。必有鞶帶者,示有事也。
所以必有佩者,《論語》曰:「去喪,無所不佩。」天子佩白玉,諸侯佩山玄玉,大夫佩水蒼玉,士佩瓀珉石。佩即像其事。若農夫佩其耒耜,工匠佩其斧斤,婦人佩其鍼鏤,何以知婦人亦佩玉?《詩》云:「將翱將翔,佩玉將將。彼美孟姜,德音不忘。」
五刑
聖人治天下,必有刑罰何?所以佐德助治,順天之度也。故懸爵賞者,示有勸也;設刑罰者,明有所懼也。刑所以五何?法五行也。科條三千者,應天地人情也。五刑之屬三千,大辟之屬二百,宮辟之屬三百,腓辟之屬五百,劓、墨辟之屬各千。張布羅眾,非五刑不見。劓、墨何,其下刑者也。腓者其臏。宮者,女子淫,執置宮中,不得出也;丈夫淫,割去其勢也。大辟者,謂死也。
刑不上大夫何?尊大夫。禮不下庶人,欲勉民使至於士。故禮為有知制,刑為無知設也。庶人雖有千金衣幣,不得服。刑不上大夫者,據禮無大夫刑。或曰:撻笞之刑也。禮不及庶人者,謂酬酢之禮也。
五經
孔子所以定《五經》者何?以為孔子居周之末世,王道陵遲,禮樂廢壞,強陵弱,眾暴寡,天子不敢誅,方伯不敢伐。閔道德之不行,故周流應聘,冀行其聖德。自衛反魯,自知不用,故追定《五經》以行其道。故孔子曰:「《書》曰:」孝乎,惟孝,友于兄弟,施於有政。是以為政也。「孔子未定《五經》如何?周衰道失,綱散紀亂,五教廢壞,故五常之經咸失其所,像《易》失理,則陰陽萬物失其性而乖。設法謗之言,並作《書》三千篇,作《詩》三百篇,而歌謠怨誹也。
已作《春秋》,後作《孝經》何?欲專制正。於《孝經》何?夫孝者,自天子下至庶人,上下通《孝經》者。夫製作禮樂,仁之本,聖人道德已備,弟子所以復記《論語》何?見夫子遭事異變,出之號令,失法。
文王所以演《易》何?文王受王不率仁義之道,失為人法矣,己之調和陰陽尚微,故演《易》,使我得卒,至於太平。日月之光明則如《易》矣。
伏羲作八卦何?伏羲始王天下,未有前聖法度,故仰則觀象於天,俯則察法於地,觀鳥獸之文與地之宜。近取諸物,於是始作八卦,以通神明之德,以象萬物之情也。
經所以有五何?經,常也。有五常之道,故曰《五經》:《樂》仁、《書》義、《禮》禮、《易》智、《詩》信也。人情有五性,懷五常,不能自成,是以聖人像天五常之道而明之,以教人成其德也。
《五經》何謂?謂《易》、《尚書》、《詩》、《禮》、《春秋》也?《禮。解》曰:「溫柔寬厚,《詩》教也;疏通知遠,《書》教也;廣博易良,《樂》教也;潔靜精微,《易》教也;恭儉莊敬,《禮》教也;屬詞比事,《春秋》教也。」
《春秋》何常也?則黃帝已來何以言之?《易》曰:「上古結繩以治,後世聖人易之以書契,百官以理,萬民以察。」後世聖人者謂五常也。《傳》曰:「三王百世計神元書,五帝之受錄圖,世史記從政錄帝魁已來,除禮樂之書三千二百四十篇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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