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형 07 무형(無形)
왕충(王充)의 《논형》 일곱 번째 편으로, 사람이 하늘에서 원기(元氣)를 받아 수요(壽夭)의 명을 받고 길고 짧은 형체를 세우니, 형체가 이미 정해지면 늘릴 수 없고 명도 더하거나 덜 수 없음을 논한다. 신선이 되어 수명을 늘린다는 설을 비판하며, 형체를 바꾸지 못하면 나이도 늘릴 수 없다고 본다.
번역
사람은 하늘에서 원기(元氣)를 받아 저마다 수요(壽夭)의 명을 받고 길고 짧은 형체를 세우니, 옹기장이가 흙으로 그릇을 만들고 대장장이가 구리로 기물을 만드는 것과 같다. 그릇의 형체가 이미 이루어지면 작게 크게 할 수 없고, 사람의 몸이 이미 정해지면 덜고 더할 수 없다. 기운으로 성품을 삼아 성품이 이루어지면 명이 정해진다. 몸의 기운과 형해(形骸)가 서로 안고, 생사와 기절(期節)이 서로 따른다. 형체는 변화할 수 없고 명은 덜고 더할 수 없다. 옹기·대장으로 말하면 사람 명의 길고 짧음을 논할 수 있다.
혹 따져 말한다. "옹기장이가 진흙으로 그릇을 만들면 한번 이루어져 마침내 부서질지언정 다시 변할 수 없다. 그러나 대장장이가 구리로 기물을 만들면 비록 이미 그릇이 되어도 오히려 다시 녹일 수 있어 술잔도 될 수 있다(술잔이 제기로는 못 되지만). 사람이 하늘에서 기운을 받아 비록 저마다 수요의 명을 받고 형체를 세웠어도, 만일 좋은 도와 신묘한 약을 얻으면 형체를 변화시켜 명을 더할 수 있다."
답한다. 대장장이가 그릇을 바꿈은 반드시 먼저 불로 사르고 녹여야 크고 작고 길고 짧게 할 수 있다. 사람이 나이를 늘리기를 바라 구리 그릇에 견주려면 마땅히 화로의 불 같은 것으로 변화시켜야 형체를 바꾸고, 형체를 바꾸면 수명도 늘릴 수 있다. 사람이 무엇으로 그 형체를 바꿔 불이 구리 그릇 사르듯 하겠는가? 《예(禮)》에 "장맛비 내릴 때 물고기·자라를 바치지 않는다" 했으니, 어째서인가? 빗물이 갑자기 쏟아져 벌레와 뱀이 변화하여 물고기·자라가 되니, 본 진짜를 떠나 잠시 변한 벌레라 신하가 삼가 감히 바치지 않는다. 사람이 몸의 변함을 원하여 벌레와 뱀의 변화 같기를 바라랴? 무릇 변하지 않은 벌레·뱀은 변한 것보다 나으니, 변하지 않으면 사람이 먹지 않고 물고기·자라로 변하면 사람이 먹는다. 먹으면 수명이 짧아지니 바라는 바가 아니다. 노(魯)의 공우애(公牛哀)가 병들어 누운 지 이레에 변하여 범이 되었고, 곤(鯀)이 우산(羽山)에서 죽임당해 누런 곰으로 화했다. 몸의 변함을 원하는 자가 우애가 범 되고 곤이 곰 됨을 바라랴? 무릇 범과 곰의 수명이 사람을 넘지 못한다. 천지의 성품에 사람이 가장 귀하니, 사람의 형체를 변하여 짐승이 됨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무릇 바랄 만한 것은 늙은이가 변하여 어린아이가 되고, 그다음 흰머리가 도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며, 몸의 기운이 굳세어 쇠하지 않음이라야 귀하다. 한갓 그 형체만 변하고 수명이 늘지 않으면 무슨 보탬인가?
용(龍)은 벌레로되 한번 있다 없고 한번 짧다 길며, 그 성품이 잠깐 변화하여 곧 다시 비상하다. 이로 말하건대 사람은 물건이라 변하지 않는 형(刑)을 받아 형체를 바꿀 수 없고 나이를 더하고 덜 수 없다.
전하기를 고종(高宗)이 뽕나무·닥나무의 이변을 만나 허물을 뉘우쳐 정사를 돌이켜 백 년의 복을 누렸다 하나 이는 헛된 것이요, 송경공(宋景公)이 세 가지 선한 말을 내니 형혹(熒惑)이 세 자리 물러나 수명 이십일 년을 늘렸다 하나 이 또한 헛되며, 진목공(秦繆公)이 밝은 덕이 있어 상제가 십구 년을 주었다 하나 이 또한 헛되고, 적송자(赤松子)·왕교(王喬)가 도를 좋아해 신선이 되어 죽음을 넘겼다 하나 이 또한 헛되다. 가령 사람이 나서 형체를 세움을 갑(甲)이라 하면, 늙어 죽도록 늘 갑의 형체를 지키니, 도를 좋아해 신선이 된다 해도 갑을 을(乙)로 변하게 하지 못한다. 무릇 형체는 바꿀 수 없고 나이는 덜고 더할 수 없다. 어째서인가?
형체·기운·성품은 하늘이다. 형체는 봄이 되고 기운은 여름이 된다. 사람은 기운으로 수명을 삼고 형체는 기운을 따라 움직인다. 기운과 성품이 고르지 않으면 몸에 같지 않다. 소의 수명은 말의 절반, 말의 수명은 사람의 절반이니, 소·말의 형체가 사람과 다르다. 소·말의 형체를 받으면 마땅히 소·말의 수명을 얻으니, 소·말이 변하여 사람이 되지 못하면 나이와 수명도 사람보다 짧다. 세상이 고종의 무리를 일컫되 그 몸과 형체가 변이(變異)했다 말하지 않고 한갓 그 수명을 늘렸다 말하므로 믿음이 있다.
형체의 혈기는 자루에 좁쌀을 담음과 같다. 한 섬이면 자루의 크기도 마침 한 섬이다. 좁쌀을 덜고 더하면 자루도 늘고 준다. 사람은 기운으로 수명을 삼으니 기운은 좁쌀 같고 형체는 자루 같다. 그 수명을 늘리고 줄이면 마땅히 그 몸도 늘리고 줄여야 하니, 형체가 어찌 옛 같을 수 있으랴? 만일 사람 형체가 자루와 다르고 기운이 좁쌀과 다르다 하면, 다시 박(苞瓜)으로 비유하자. 박의 즙은 사람의 피 같고 그 살은 살 같다. 시험 삼아 박의 즙을 덜고 더하여 그 형체를 옛 같게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박의 즙을 덜고 더할 수 없거늘 하늘이 어찌 사람의 나이를 늘리고 줄이랴? 사람 나이를 늘리고 줄일 수 없으니, 고종의 무리를 누가 더했단 말인가? 만일 고종의 무리가 형체가 변하고 나이도 늘었다 하면 믿을 만하나, 이제 나이가 늘었다 하면서 그 몸이 변했다 말하지 않으니 믿을 수 없다. 어째서인가? 사람이 하늘에서 기운을 받아 기운이 이루어져 형체가 서면 명이 서로 따라 죽음에 이른다. 형체는 변화할 수 없고 나이도 더할 수 없다. 어떻게 증험하는가? 사람이 살아 다닐 수 있다가 죽으면 뻣뻣이 넘어지니, 죽으면 기운이 사라지고 형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산 사람 형체를 받음을 변할 수 없으니 그 나이를 어찌 더하랴? 사람이 나서 늙도록 몸에서 변하는 것은 머리털과 살갗이다. 사람이 젊으면 머리가 검고 늙으면 희며 오래 희면 누레진다. 머리털의 변함이지 형체의 변함이 아니다. 사람이 젊으면 살갗이 희고 늙으면 검으며 오래 검으면 거뭇해진다. 머리털과 살갗이 변하므로 사람이 늙어 수명이 더디 죽으나, 뼈와 살은 변할 수 없으니 수명이 다하면 죽는다. 오행(五行)의 물건 가운데 변하여 고칠 수 있는 것은 오직 흙(土)뿐이다. 이겨 말을 만들고 변하여 사람을 만드니, 이는 가마에 들어가 불을 거치지 않은 것을 이른다. 만일 그릇이 되어 가마에 들어가 불을 거치면 단단해져 다시 변할 수 없다. 이제 사람은 천지가 빚은 것이라 형체가 이미 정해졌으니 어찌 다시 고치랴?
신선의 형체를 그릴 때 몸에 털이 나고 팔이 변하여 날개가 되어 구름에 다니면 나이가 는다 하여 천 년을 죽지 않으니, 이는 헛된 그림이다. 세상에 헛된 말이 있고 또한 헛된 그림이 있다. 가령 그렇다 해도 매미·나방의 부류라 참 사람이 아니다. 바다 밖 삼십오 국에 모민(毛民)·우민(羽民)이 있으나 깃은 모은 것이라, 털과 깃의 백성은 토지가 낳은 것이지 도를 닦아 몸에 털과 깃이 났다는 말이 아니다. 우(禹)·익(益)이 서왕모(西王母)를 보았으나 털과 깃이 있다 말하지 않았고, 죽지 않는 백성도 외국에 있으나 털과 깃이 있다 말하지 않았다. 털과 깃은 죽지 않음을 증험하지 못하니, 신선에게 날개가 있다 한들 어찌 장수를 증험하겠는가?
원문 전문 보기 (한문)
人稟元氣於天,各受壽夭之命,以立長短之形,猶陶者用土為簋廉,冶者用銅為矣。器形已成,不可小大;人體已定,不可減增。用氣為性,性成命定。體氣與形骸相抱,生死與期節相須。形不可變化,命不可減加。以陶冶言之,人命短長,可得論也。
或難曰:「陶者用埴為簋廉,簋廉壹成,遂至毀敗,不可復變。若夫冶者用銅為,雖已成器,猶可復爍。可得為尊,尊不可為簋。人稟氣於天,雖各受壽夭之命,立以形體,如得善道神葯,形可變化,命可加增。」
曰:冶者變更成器,須先以火燔爍,乃可大小短長。人冀延年,欲比於銅器,宜有若爐炭之化,乃易形;形易,壽亦可增。人何由變易其形,便如火爍銅器乎?《禮》曰:「水潦降,不獻魚鱉。」何則?雨水暴下,蟲蛇變化,化為魚鱉。離本真暫變之蟲,臣子謹慎,故不敢獻。人願身之變,冀若蟲蛇之化乎?夫蟲蛇未化者,不若不化者。蟲蛇未化,人不食也;化為魚鱉,人則食之。食則壽命乃短,非所冀也。歲月推移,氣變物類,蝦蟆為鶉,雀為蜃蛤。人願身之變,冀若鶉與蜃蛤魚鱉之類也?人設捕蜃蛤,得者食之。雖身之不化,壽命不得長,非所冀也。魯公牛哀寢疾七日,變而成虎。鯀殛羽山,化為黃能。願身變者,冀牛哀之為虎,鯀之為能乎?則夫虎、能之壽,不能過人。天地之性,人最為貴。變人之形,更為禽獸,非所冀也。凡可冀者,以老翁變為嬰兒,其次白髪復黑,齒落復生,身氣丁強,超乘不衰,乃可貴也。徒變其形,壽命不延,其何益哉?
且物之變隨氣,若應政治,有所象為。非天所欲壽長之鼓,變易其形也,又非得神草珍葯食之而變化也。人恆服葯固壽,能增加本性,益其身年也。遭時變化,非天之正氣、人所受之真性也。天地不變,日月不易,星辰不沒,正也。人受正氣,故體不變。時或男化為女,女化為男,由高岸為谷,深谷為陵也。應政為變,為政變,非常性也。漢興,老父授張良書,已化為石。是以石之精,為漢興之瑞也。猶河精為人持璧與秦使者,秦亡之徵也。蠶食桑老,績而為繭,繭又化而為蛾;蛾有兩翼,變去蠶形。蠐螬化為復育,復育轉而為蟬;蟬生兩翼,不類蠐螬。凡諸命蠕蜚之類,多變其形,易其體。至人獨不變者,稟得正也。生為嬰兒,長為丈夫,老為父翁。從生至死,未嘗變更者,天性然也。天性不變者,不可令復變;變者,不可不變。若夫變者之壽,不若不變者。人欲變其形,輒增益其年,可也;如徒變其形而年不增,則蟬之類也,何謂人願之?
龍之為蟲,一存一亡,一短一長。龍之為性也,變化斯須,輒復非常。由此言之,人,物也,受不變之刑,〔形〕不可變更,年不可增減。
傳稱高宗有桑谷之異。悔過反政,享福百年,是虛也。傳言宋景公出三善言,熒惑卻三舍,延年二十一載,是又虛也。又言秦繆公有明德,上帝賜之十九年,是又虛也。稱赤松、王喬好道為仙,度世之死,是又虛也。假令人生立形謂之甲,終老至死,常守甲形,如好道為仙,未有使甲變為乙者也。夫形不可變更,年不可減增。何則?
形、氣、性,天也。形為春,氣為夏。人以氣為壽,形隨氣而動。氣性不均,則於體不同。牛壽半馬,馬壽半人,然則牛馬之形與人異矣。稟牛馬之形,當自得牛馬之壽;牛馬之不變為人,則年壽亦短於人。世稱高宗之徒,不言其身形變異。而徒言其增延年壽,故有信矣。
形之血氣也,猶囊之貯粟米也。一石,囊之高大亦適一石。如損益粟米,囊亦增減。人以氣為壽,氣猶粟米,形猶囊也。增減其壽,亦當增減其身,形安得如故?如以人形與囊異,氣與粟米殊,更以苞瓜喻之。苞瓜之汁,猶人之血也;其肌,猶肉也。試令人損益苞瓜之汁,令其形如故,耐為之乎?人不耐損益苞瓜之汁,天安耐增減人之年?人年不可增減,高宗之徒誰益之者?而云增加。如言高宗之徒,形體變易,其年亦增,乃可信也。今言年增,不言其體變,未可信也。何則?人稟氣於天,氣成而形立,則命相須以至終死。形不可變化,年亦不可增加。以何驗之?人生能行,死則僵仆,死則氣(減)〔滅〕形消而坏。
稟生人形,不可得變,其年安可增?人生至老,身變者,髪與膚也。人少則髪黑,老則髪白,白久則黃。髪之變,形非變也。人少則膚白,老則膚黑,黑久則黯,若有垢矣。髪黃而膚為垢,故《禮》曰:「黃無疆。」髪〔膚〕變異,故人老壽遲死,骨肉不可變更,壽極則死矣。五行之物,可變改者,唯土也。埏以為馬,變以為人,是謂未入陶灶更火者也。如使成器,入灶更火,牢堅不可復變。今人以為天地所陶冶矣,形已成定,何可復更也?
圖仙人之形,體生毛,臂變為翼,行於雲則年增矣,千歲不死。此虛圖也。世有虛語,亦有虛圖。假使之然,蟬蛾之類,非真正人也。海外三十五國,有毛民羽民,羽則揖矣。毛羽之民土形所出,非言為道身生毛羽也。禹、益見西王母,不言有毛羽。不死之民,亦在外國,不言有毛羽。毛羽之民,不言之死;不死之民,不言毛羽。毛羽未可以效不死,仙人之有翼,安足以驗長壽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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