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14 본경음부칠술(夲經陰符七術)

귀곡자(鬼谷子) · 전국 귀곡자 · 번역·감수 허유

《귀곡자》 하권(卷下)의 첫머리로, 종횡술의 바탕이 되는 정신 수양법 일곱 가지[七術]를 다룬다. 앞 12편이 밖으로 사람을 다루는 술수라면, 「본경음부칠술」은 안으로 정신·뜻·기운을 기르는 내수(內修)의 도다. 각 술(術)은 다섯 용·신령한 거북·등사·엎드린 곰·맹금·맹수·신령한 시초에 본받아 정신을 채우고[盛神], 뜻을 기르며[養志], 뜻을 실하게 하고[實意], 위엄을 나누며[分威], 형세를 흩고[散勢], 둥글게 굴리며[轉圓], 덜고 기쁘게 함[損兊]을 말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道者,神明之源,一其化端。

도란 신명의 근원이요, 하나로 그 변화의 실마리를 삼는다.

故心氣一,則欲不徨;欲不偟,則志意不衰。

그러므로 마음과 기운이 하나면 욕망이 헤매지 않고, 욕망이 헤매지 않으면 뜻이 쇠하지 않는다.

不出戶而知天下,不窺牖而見天道。

문을 나서지 않고 천하를 알고, 들창을 엿보지 않고 천도를 본다.

圓者,所以合語;方者,所以錯事。

둥근 것은 말을 합하는 까닭이요, 모난 것은 일을 처리하는 까닭이다.

번역

성신법오룡(盛神法五龍) — 정신을 채움, 다섯 용을 본받음

정신을 채움[盛神]에는 안에 다섯 기운[五氣]이 있으니, 신(神)이 그 어른이요 마음[心]이 그 집이며 덕(德)이 그 큼이니, 신을 기름은 모두 도(道)로 돌아간다. 도란 천지의 시작이요 하나로 그 벼리를 삼는다. 만물이 지어지고 하늘이 낳은 바이니, 형체 없음을 크게 감싸 기운으로 변화하여 천지에 앞서 이루어지되 그 형체를 볼 수 없고 그 이름을 알 수 없으니, 이를 일러 신령[神靈]이라 한다. 그러므로 도란 신명의 근원이요 하나로 그 변화의 실마리를 삼는다. 이로써 덕으로 다섯 기운을 기르고 마음이 능히 하나를 얻으면 이에 그 술수가 있다. 술수란 마음과 기운의 길이다. … 하늘에서 받아 나면 진인(眞人)이라 하니, 진인이란 하늘과 하나가 됨이요, 안으로 닦아 그것을 알면 성인(聖人)이라 하니, 성인이란 부류로 그것을 앎이다. … 정신이 채워져야 능히 뜻을 기른다.

양지법영귀(養志法靈龜) — 뜻을 기름, 신령한 거북을 본받음

뜻을 기름[養志]은 마음과 기운의 생각이 통달하지 못함에서 비롯한다. 욕망하는 뜻이 있어 그것을 두어 생각한다. 뜻이란 욕망의 부림이니, 욕망이 많으면 마음이 흩어지고, 마음이 흩어지면 뜻이 쇠하며, 뜻이 쇠하면 생각이 통달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마음과 기운이 하나면 욕망이 헤매지 않고, 욕망이 헤매지 않으면 뜻이 쇠하지 않으며, 뜻이 쇠하지 않으면 생각의 이치가 통달한다. 이치가 통달하면 화하여 통하고, 화하여 통하면 어지러운 기운이 가슴속에 번잡하지 않다. 그러므로 안으로 뜻을 기르고 밖으로 사람을 안다. 뜻을 기르면 마음이 통하고, 사람을 알면 직분이 밝아진다. … 뜻 기름의 시작은 자기를 편안히 함에 힘쓰니, 자기가 편안하면 뜻이 실하고 굳으며, 뜻이 실하고 굳으면 위세가 나뉘지 않는다.

실의법등사(實意法螣蛇) — 뜻을 실하게 함, 등사를 본받음

뜻을 실하게 함[實意]은 기운의 헤아림이다. 마음은 안정되고 고요하고자 하고 생각은 깊고 멀고자 한다. 마음이 안정되고 고요하면 신묘한 계책이 나고, 생각이 깊고 멀면 계책이 이루어진다. 신묘한 계책이 나면 뜻이 어지러워질 수 없고, 계책이 이루어지면 공이 틈날 수 없다. … 그러므로 마음의 술수를 미덥게 하여 참된 하나[眞一]를 지켜 변하지 않고, 사람의 뜻과 생각이 사귀어 모임을 기다림이 들음의 기다림이다. … 그러므로 계책의 헤아림은 뜻을 실하게 함에 힘쓰니, 뜻을 실하게 함은 반드시 마음의 술수에서 비롯한다. 함이 없이 오장을 안정되고 고요하게 하며 육부를 화하여 통하게 하고 정신·혼백을 굳게 지켜 움직이지 않으면, 이에 능히 안으로 보고[內視] 되돌려 들으며[反聽] 뜻을 정한다. … 그러므로 문을 나서지 않고 천하를 알고 들창을 엿보지 않고 천도를 보니, 이를 일러 도지(道知)라 한다.

분위법복웅(分威法伏熊) — 위엄을 나눔, 엎드린 곰을 본받음

위엄을 나눔[分威]은 정신의 덮음이다. 그러므로 뜻을 고요히 하고 뜻을 굳혀 정신이 그 집으로 돌아가면 위엄의 덮음이 성하다. 위엄의 덮음이 성하면 안이 실하고 굳으며, 안이 실하고 굳으면 당할 자 없고, 당할 자 없으면 능히 남의 위엄을 나누어 그 형세를 움직이기를 하늘같이 한다. 실함으로 허함을 취하고 있음으로 없음을 취함이 마치 일(鎰)로 수(銖)를 다는 것과 같다. … 위엄을 나누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뜻을 기르고 뜻을 엎드려 틈을 본다.

산세법지조(散勢法鷙鳥) — 형세를 흩음, 맹금을 본받음

형세를 흩음[散勢]은 정신의 부림이다. 이를 씀에 반드시 틈을 따라 움직인다. 위엄이 엄숙하고 안이 성하여 틈을 밀어 행하면 형세가 흩어진다. 무릇 형세를 흩는 자는 마음이 비고 뜻이 넘친다. 뜻이 쇠하고 위엄을 잃으며 정신이 한결같지 못하면 그 말이 밖으로 향하고 변화가 많다. 그러므로 그 뜻을 보아 도수로 삼고, 이에 헤아려 설득하고 일을 도모하여 둥긂과 모남을 다하고 길고 짧음을 가지런히 한다. … 형세란 이해(利害)의 결단이요 권변(權變)의 위엄이다.

전원법맹수(轉圓法猛獸) — 둥글게 굴림, 맹수를 본받음

둥글게 굴림[轉圓]은 무궁한 계책이다. 무궁한 계책은 반드시 성인의 마음이 있어, 헤아릴 수 없는 지혜를 근원으로 삼아 마음의 술수에 통한다. 그리하여 신묘한 도가 혼돈하여 하나가 되어 만 가지 뜻과 부류를 변론하니 의(義)를 말함이 무궁하다. 지략과 계모가 각기 형용이 있어 혹은 둥글고 혹은 모나며 혹은 음이고 혹은 양이며 혹은 길하고 혹은 흉하여 일의 부류가 같지 않다. 그러므로 성인이 이를 품어 써서 둥글게 굴려 그 합함을 구한다. … 둥근 것[圓]은 말을 합하는 까닭이요 모난 것[方]은 일을 처리하는 까닭이다. 굴려 변화함은 계모를 보는 까닭이요 사물을 접함은 진퇴의 뜻을 보는 까닭이다.

손태법영시(損兊法靈蓍) — 덜고 기쁘게 함, 신령한 시초를 본받음

손태[損兊]는 기미와 위태로움의 결단이다. 일에는 마침 그러함이 있고 사물에는 이룸과 패함이 있다. 기미와 위태로움의 움직임은 살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성인은 함 없음[無爲]으로 덕 있음을 기다리고 말을 살피며 일에 합한다. 태(兊)란 앎이요 손(損)이란 행함이다. … 그러므로 손태를 잘하는 자는 마치 천 길 둑에서 물을 터뜨리고 만 길 골짜기로 둥근 돌을 굴림과 같으니, 능히 이를 행하는 자는 형세가 그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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