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03 내건(內揵第三)
《귀곡자》 상권(卷上)의 셋째 편으로, 군신 상하의 결속을 논한다. 내(內)는 안으로 설득의 말을 들임이요 건(揵)은 꾀를 빗장 채워 굳게 맺음이니, 도덕·당우(黨友)·재화·미색으로 임금과 신하가 맺어지는 길과, 임금의 뜻에 맞추어 들어가고 나오며 친해지고 멀어지는 진퇴의 도를 다룬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內者,進說辭也。揵者,揵所謀也。
내란 설득의 말을 들임이요, 건이란 꾀를 빗장 채움이다.
不見其類而爲之者,見逆;不得其情而說之者,見非。
그 부류를 보지 않고 행하는 자는 거슬림을 당하고, 그 실정을 얻지 못하고 설득하는 자는 비난을 당한다.
欲合者用內,欲去者用外。
합하고자 하는 자는 안을 쓰고, 떠나고자 하는 자는 밖을 쓴다.
번역
임금과 신하 상하의 일에는, 멀면서 친한 경우가 있고 가까우면서 소원한 경우가 있으며, 나아가도 쓰이지 않는 경우가 있고 떠났는데 도리어 부르는 경우가 있으며, 날마다 앞에 나아가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있고 멀리서 소리만 듣고도 서로 그리워하는 경우가 있다. 일에는 모두 안으로 빗장 채움[內揵]이 있으니, 본디 본말을 맺는다. 혹은 도덕으로 맺고 혹은 당우로 맺으며 혹은 재화로 맺고 혹은 미색으로 맺는다. 그 뜻을 써서, 들고자 하면 들고 나고자 하면 나며, 친하고자 하면 친하고 멀고자 하면 멀며, 나아가고자 하면 나아가고 떠나고자 하면 떠나며, 구하고자 하면 구하고 생각하고자 하면 생각하니, 마치 거미가 그 새끼를 따름과 같아 나도 틈이 없고 들어도 자취가 없어, 홀로 가고 홀로 와 아무도 그것을 막지 못한다.
내(內)란 설득의 말을 들임이요 건(揵)이란 꾀를 빗장 채움이다. 설득하려는 자는 은밀히 헤아림에 힘쓰고, 일을 꾀하는 자는 순함을 따름에 힘쓴다. 음으로 가부를 헤아리고 양으로 득실을 밝혀 그 뜻을 다스린다. … 안에 맞지 않음이 있으면 시행할 수 없으니, 이에 때의 마땅함을 헤아려 편한 바를 따라 행해 그 변화를 구한다. 변화로 안을 구하는 것이 마치 빗장으로 자물쇠를 취함 같다. 지난 일을 말하는 자는 먼저 말을 순히 하고, 올 일을 말하는 자는 변화하는 말로 한다. … 그 꾀하는 일을 보아 그 뜻을 안다.
일에 맞지 않음이 있음은 아직 알지 못함이 있어서요, 합하나 맺어지지 않음은 양으로 친하나 음으로 소원함이다. 일에 맞지 않음이 있으면 성인은 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멀면서 친함은 음덕(陰德)이 있음이요, 가까우면서 소원함은 뜻이 맞지 않음이며, 나아가도 쓰이지 않음은 계책이 맞지 않음이요, 떠났는데 도리어 부름은 일이 들어맞아 옴이며, 날마다 앞에 나아가도 받아들여지지 않음은 베풂이 맞지 않음이요, 멀리서 소리만 듣고 서로 그리워함은 꾀가 합해 결단을 기다림이다.
그러므로 "그 부류를 보지 않고 행하는 자는 거슬림을 당하고, 그 실정을 얻지 못하고 설득하는 자는 비난을 당한다" 한다. 그 실정을 얻은 뒤에야 그 술수를 부리니, 이 쓰임은 나아갈 수도 들어갈 수도, 빗장 채울 수도 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성인이 일을 세움은 이로써 먼저 알고 만물을 빗장 채운다. … 합하고자 하는 자는 안[內]을 쓰고 떠나고자 하는 자는 밖[外]을 쓰니, 밖과 안은 반드시 도수(道數)에 밝아야 한다. … 위가 어두워 다스려지지 않고 아래가 어지러워 깨닫지 못하면, 빗장 채워 도리어 가니[揵而反之], 안으로 스스로 얻으나 밖으로 머물지 않아, 설득하고 날아간다. … 떠나고자 하면 위태로움으로 인해 함께하고, 고리처럼 굴러 변화에 따라 아무도 하는 바를 모르게 하니, 물러남을 큰 거동[大儀]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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