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 69 승마수(乘馬數)

관자(管子) · 제 관중 전 · 번역·감수 허유

〈거승마〉를 이어 책승마(筴乘馬)의 셈법을 더 자세히 묻는 편이다. 국용(國用)이 부족할 때 차례로 더하는 법, 흉년의 대비, 토지의 등급에 따른 운용, 곡식과 만물의 경중 관계, 곡식 지키기(持流) 등을 논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人君之守高下,歲藏三分,十年則必有五年之餘。

임금이 높낮이를 지켜 해마다 삼분을 갈무리하면 십 년이면 반드시 오 년 치 남음이 있다.

穀重而萬物輕,穀輕而萬物重。

곡식이 무거우면 만물이 가볍고, 곡식이 가벼우면 만물이 무겁다.

번역

환공이 관자에게 물었다. "유우씨의 책승마는 이미 행하였소. 내가 책승마를 세우려 하니 어찌하오?" 관자가 대답하였다. "싸우는 나라는 성과 못의 공사를 닦으므로 그 나라가 늘 토지의 쓰임을 잃고, 왕자의 나라는 때로 행합니다." 환공이 말하였다. "때로 행함이 무엇이오?" 관자가 대답하였다. "준(准)의 명령을 내어 토지의 쓰임을 지키고 사람을 부리는 계책을 지키므로, 열고 닫음이 다 위에 있어 백성에게 구함이 없습니다. 조정과 나라가 지킴에 위와 아래를 나누어 그 사이를 노닐어 쓰임이 족합니다. 왕자의 나라는 처음을 지켜, 국용이 하나 부족하면 하나를 더하고 둘 부족하면 둘을 더하며 … 열 부족하면 열을 더합니다. 임금이 높낮이를 지켜 해마다 삼분을 갈무리하면 십 년이면 반드시 오 년 치 남음이 있습니다. 만약 해가 흉하여 가뭄·홍수가 나 백성이 근본을 잃으면, 궁실과 누대를 닦되 앞에 개도 없고 뒤에 돼지도 없는 자를 품팔이로 씁니다. 그러므로 궁실과 누대를 닦음은 그 즐거움을 화려히 함이 아니라 나라의 계책을 고르게 함입니다. 이제 책승마가 없는 임금에 이르러서는 봄·가을·겨울·여름에 때의 처음과 끝을 모르고 공사를 일으켜 무리를 모아 궁실과 누대를 세워 백성이 그 본업을 잃되, 임금이 그 봄 계책을 잃은 것을 모르고 또 여름·가을 계책의 셈도 잃습니다. 백성이 종자가 없어 자식을 파는 것은 셈에 따른 것입니다. 사납고 굳센 사람이 음란·포악하고 가난·병든 백성이 빌어먹습니다. 임금이 법도를 행하면 백성이 형벌을 받고 임금을 따르지 않으니, 이는 책승마의 셈이 없는 것입니다. 승마의 기준은 천하와 함께 고르게 합니다. 저 물건이 가벼우면 새어 나가고 무거우면 쏘아 맞힙니다. 이는 다투는 나라끼리 서로 새어 나가고 경중의 가문이 서로 빼앗음입니다. 왕자의 나라에 이르러서는 흐름을 잡아 그칩니다." 환공이 말하였다. "흐름을 잡음이 무엇이오?" 관자가 대답하였다. "한 사람이 밭갈아 다섯 사람이 먹는 자가 있고, 넷이 먹는 자, 셋이 먹는 자, 둘이 먹는 자가 있습니다. 이는 힘을 가지런히 하여 땅을 다스려 밭 계책이 서로 맞음입니다. 이것이 나라 계책의 때맞춰 지킴입니다. 임금이 계책으로 지키지 않으면 백성이 또한 위에서 지키니, 이것이 나라 계책이 흐르는 것입니다."

환공이 말하였다. "승마의 셈이 이에 다하오?" 관자가 대답하였다. "베와 직물·재물은 모두 그 값을 세웁니다. 재물의 값은 화폐와 더불어 높낮이 하되, 곡식만은 홀로 귀하고 홀로 천합니다." 환공이 말하였다. "홀로 귀하고 홀로 천함이 무엇이오?" 관자가 대답하였다. "곡식이 무거우면 만물이 가볍고, 곡식이 가벼우면 만물이 무겁습니다." 환공이 말하였다. "책승마의 셈을 천히 함은 어찌하오?" 관자가 대답하였다. "군현의 상등 좋은 땅은 지키기를 얼마, 중등 땅은 얼마, 하등 땅은 얼마로 합니다. 그러므로 땅을 보아 장부를 정하면 백성이 옮기지 않고, 가난한 자를 떨치고 부족한 자를 채워 아래가 위를 즐깁니다. 그러므로 상등 땅의 가득함으로 하등 땅의 무리를 채웁니다. 사시를 밝히고 열고 닫음을 지켜 백성이 옮기지 않음이 땅에 모를 박은 듯합니다. 이를 책승마의 셈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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