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 49 내업(內業)

관자(管子) · 제 관중 전 · 번역·감수 허유

만물의 정(精)과 기(氣)·도(道)·마음(心)의 수양을 논한 양생·수심(修心)의 글이다. 마음을 바르게 하고 고요히 하여 정기를 지키면 성인이 되고 장수한다고 한다.

번역

무릇 만물의 정(精), 이것이 곧 생명이 된다. 아래로는 오곡을 낳고 위로는 별이 되며, 천지 사이에 흐르는 것을 귀신이라 하고, 가슴속에 갈무리된 것을 성인이라 한다. 그러므로 백성의 기운은 밝기가 하늘에 오르는 듯하고, 아득하기가 못에 드는 듯하며, 질펀하기가 바다에 있는 듯하고, 우뚝하기가 제 몸에 있는 듯하다. 그러므로 이 기운은 힘으로 멈출 수 없으나 덕으로 편안케 할 수 있고, 소리로 부를 수 없으나 음(音)으로 맞이할 수 있다. 공경히 지켜 잃지 않는 것을 덕을 이룬다 한다. 덕이 이루어지면 지혜가 나오고 만물이 과연 얻어진다.

무릇 마음의 형상은 절로 채워지고 절로 차며 절로 생기고 절로 이루어진다. 그것을 잃는 까닭은 반드시 근심·즐거움·기쁨·노여움·욕심·이익 때문이다. 근심·즐거움·기쁨·노여움·욕심·이익을 없앨 수 있으면 마음이 곧 돌아와 가지런해진다. 저 마음의 정은 편안하고 고요함을 이롭게 여긴다. 번거롭게 하지 말고 어지럽게 하지 말면 화(和)가 절로 이루어진다. 또렷또렷 곁에 있는 듯하고, 황홀히 얻지 못할 듯하며, 아득히 다함없이 끝없는 듯하다. 이는 멀지 않으니, 날로 그 덕을 쓴다. 무릇 도(道)란 형체를 채우는 것이나 사람이 굳게 지키지 못한다. 그 감은 돌아오지 않고 그 옴은 머물지 않는다. 아득하여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으나 문득 마음에 있고, 어두워 그 형체를 볼 수 없으나 넘쳐흘러 나와 함께 산다. 그 형체를 보지 못하고 그 소리를 듣지 못하되 그 이룸을 차례 짓는 것을 도라 한다.

무릇 도는 정한 곳이 없으나 선한 마음이면 편히 사랑한다. 마음이 고요하고 기운이 다스려지면 도가 곧 머문다. 저 도는 멀지 않아 백성이 그로써 나고, 저 도는 떠나지 않아 백성이 그로써 안다. 그러므로 문득 함께 찾을 수 있을 듯하고, 아득히 머물 데 없는 듯하다. 저 도의 정은 음(音)과 소리를 싫어하니, 마음을 닦고 소리를 고요히 하면 도를 얻을 수 있다. 도란 입으로 말할 수 없고 눈으로 볼 수 없으며 귀로 들을 수 없는 것이니, 마음을 닦고 형체를 바르게 하는 까닭이다. 사람이 그것을 잃으면 죽고 얻으면 살며, 일이 그것을 잃으면 패하고 얻으면 이룬다.

무릇 도는 뿌리도 없고 줄기도 없으며 잎도 없고 꽃도 없으나, 만물이 그로써 나고 만물이 그로써 이루어지니, 이를 도라 한다. 하늘은 바름을 주관하고 땅은 평평함을 주관하며 사람은 안정을 주관한다. 봄·가을·겨울·여름은 하늘의 때요, 산릉과 천곡은 땅의 가지요, 기쁨·노여움·취함·줌은 사람의 꾀다. 그러므로 성인은 때와 더불어 변하되 변질되지 않고, 물건을 좇되 옮기지 않는다. 바를 수 있고 고요할 수 있은 뒤에 안정될 수 있다. 안정된 마음이 가운데 있으면 귀와 눈이 밝고 사지가 굳어 정사(精舍)가 될 수 있다. 정(精)이란 기운의 정한 것이다. 기운이 있으면 도가 곧 생기고, 생기면 생각하고, 생각하면 알며, 알면 그친다. 무릇 마음의 형상은 앎이 지나치면 생명을 잃는다. 한 물건이 능히 화함을 신(神)이라 하고, 한 일이 능히 변함을 지(智)라 한다. 화하되 기운을 바꾸지 않고 변하되 지혜를 바꾸지 않으니, 오직 하나를 잡은 군자라야 이를 할 수 있다. 하나를 잡아 잃지 않으면 만물을 다스릴 수 있다. 군자는 물건을 부리고 물건에게 부려지지 않으니, 하나를 얻은 이치다. 마음 다스림이 가운데 있고 말 다스림이 입에서 나오며 일 다스림이 남에게 가하면, 천하가 다스려진다. 한 말이 얻어지면 천하가 복종하고 한 말이 정해지면 천하가 들으니, 공(公)을 이름이다. 형체가 바르지 않으면 덕이 오지 않고 가운데가 고요하지 않으면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는다. 형체를 바로 하고 덕을 거두면 하늘의 인(仁)과 땅의 의(義)가 넘쳐흘러 절로 이른다. 신명의 지극함이 만물을 환히 비추어 알며, 가운데서 의를 지켜 어긋나지 않는다. 물건으로 관(官)을 어지럽히지 않고 관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으니, 이를 중득(中得)이라 한다. 신(神)이 절로 몸에 있어 한 번 가고 한 번 오되 아무도 헤아릴 수 없다. 잃으면 반드시 어지럽고 얻으면 반드시 다스려진다. 그 집을 공경히 비우면 정(精)이 절로 온다. 정을 생각하고 헤아리며 편안히 다스리고, 엄숙한 얼굴로 공경하면 정이 안정에 이른다. 얻어 버리지 않고 귀와 눈을 음란하게 하지 않으며 마음에 다른 도모가 없게 한다. 바른 마음이 가운데 있으면 만물이 도수를 얻는다. 도가 천하에 가득하여 두루 백성의 거처에 있으나 백성이 알지 못한다. 한 말의 풀이가 위로 하늘을 살피고 아래로 땅에 다하며 구주에 두루 가득하다. 무엇을 풀이라 하는가? 마음의 편안함에 있다. 내 마음이 다스려지면 관이 다스려지고 내 마음이 편안하면 관이 편안하니, 다스리는 것도 마음이요 편안케 하는 것도 마음이다. 마음으로 마음을 갈무리하니 마음 가운데 또 마음이 있고, 저 마음의 마음은 음(音)이 말보다 앞선다. 음이 있은 뒤에 형상이 있고, 형상이 있은 뒤에 말이 있으며, 말이 있은 뒤에 부리고, 부린 뒤에 다스려진다. 다스리지 못하면 반드시 어지럽고 어지러우면 죽는다. 정이 있으면 절로 생겨 그 밖이 편안히 영화롭다. 안으로 갈무리하여 샘 근원으로 삼으면 넓고 화평하여 기운의 못이 된다. 못이 마르지 않으면 사지가 굳고 샘이 마르지 않으면 아홉 구멍이 통한다. 이에 천지를 다하고 사해를 입을 수 있다. 가운데 미혹한 뜻이 없고 밖에 사악한 재앙이 없어 마음이 안에서 온전하고 형체가 밖에서 온전하다. 하늘의 재앙을 만나지 않고 사람의 해를 입지 않는 것을 성인이라 한다. 사람이 바르고 고요할 수 있으면 살갗이 넉넉하고 귀와 눈이 밝으며 힘줄이 펴지고 뼈가 강하여, 큰 하늘을 이고 큰 땅을 밟을 수 있다. 큰 맑음에 비추고 큰 밝음을 보며 공경히 삼가 어긋남이 없어 날로 그 덕을 새롭게 하면, 천하를 두루 알고 사극(四極)에 다한다. 공경히 그 채움을 발하는 것을 내득(內得)이라 한다. 그러나 돌이키지 못하면 이는 생명의 어긋남이다.

무릇 도는 반드시 두루 하고 빈틈없으며 반드시 너그럽고 펴이며 반드시 굳고 단단하다. 선을 지켜 버리지 말고 음란함과 얕은 못을 쫓아내며, 이미 그 극을 알면 도덕으로 돌아온다. 온전한 마음이 가운데 있으면 가릴 수 없고 형용에 어우러져 살빛에 나타난다. 선한 기운으로 사람을 맞으면 형제보다 친하고, 악한 기운으로 사람을 맞으면 병기보다 해롭다. 말 없는 소리는 우레와 북보다 빠르고, 마음 기운의 형상은 해와 달보다 밝으며 부모보다 살핀다. 상이 선을 권하기에 족하지 못하고 형이 허물을 징계하기에 족하지 못하나, 기운과 뜻이 얻어지면 천하가 복종하고 마음과 뜻이 정해지면 천하가 듣는다. 기운을 잡기를 신처럼 하면 만물이 갖추어 있다. 잡을 수 있는가? 하나로 할 수 있는가? 점치지 않고도 길흉을 알 수 있는가? 그칠 수 있는가? 그만둘 수 있는가? 남에게 구하지 않고 제게서 할 수 있는가? 생각하고 생각하며 또 거듭 생각하라. 생각하여 통하지 못하면 귀신이 장차 통하게 하리니, 귀신의 힘이 아니라 정기(精氣)의 지극함이다. 사지가 이미 바르고 혈기가 이미 고요하며 한 뜻으로 마음을 잡아 귀와 눈을 음란하게 하지 않으면, 비록 멀어도 가까운 듯하다.

생각하고 찾으면 앎이 생기고, 게으르고 쉬우면 근심이 생기며, 사납고 거만하면 원망이 생기고, 근심하고 답답하면 병이 생기며, 병들어 곤하면 죽는다. 생각하여 버리지 않으면 안으로 곤하고 밖으로 얇아진다. 일찍 도모하지 않으면 생명이 장차 자리를 옮긴다. 먹음은 배부르지 않음만 같지 못하고 생각은 지극히 하지 않음만 같지 못하다. 알맞게 절제하면 저것이 절로 이른다. 무릇 사람이 남에, 하늘이 그 정을 내고 땅이 그 형체를 내어 이를 합하여 사람이 된다. 화합하면 살고 화합하지 못하면 살지 못한다. 화합의 도를 살피면 그 정이 보이지 않고 그 징조가 추하지 않다. 평평하고 바름이 가슴에 가득하고 다스림을 마음에서 논하면 이로써 장수한다. 분노가 도를 잃으면 그것을 도모한다. 그 다섯 욕심을 절제하고 두 흉함을 없애며 기뻐하지도 노하지도 않아 평평하고 바름이 가슴에 가득하게 한다.

무릇 사람이 남에 반드시 평평하고 바름으로 하니, 그것을 잃는 까닭은 반드시 기쁨·노여움·근심·걱정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여움을 그침은 시(詩)만 한 것이 없고, 근심을 없앰은 음악만 한 것이 없으며, 음악을 절제함은 예(禮)만 한 것이 없고, 예를 지킴은 공경만 한 것이 없으며, 공경을 지킴은 고요함만 한 것이 없다. 안으로 고요하고 밖으로 공경하여 그 본성을 돌이킬 수 있으면 본성이 크게 안정된다. 무릇 먹는 도는, 너무 채우면 상하여 형체가 좋지 않고 너무 적으면 뼈가 마르고 피가 엉긴다. 채움과 적음의 사이, 이를 화성(和成)이라 한다. 정이 머무는 데서 앎이 생긴다. 굶주림과 배부름이 도를 잃으면 그것을 도모한다. 배부르면 빨리 움직이고 굶주리면 생각을 넓히며 늙으면 길게 헤아린다. 배불러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기운이 사지 끝에 통하지 않고, 굶주려 생각을 넓히지 않으면 배불러도 그치지 못하며, 늙어 길게 헤아리지 않으면 곤함이 곧 빨리 다한다. 마음을 크게 하여 과감하고 기운을 너그럽게 하여 넓힌다. 그 형체가 편안하여 옮기지 않고 하나를 지켜 온갖 번거로움을 버릴 수 있으며, 이익을 보아도 꾀이지 않고 해를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너그럽고 어질어 홀로 그 몸을 즐기는 것, 이를 구름 기운(雲氣)이라 하니 뜻의 행함이 하늘 같다.

무릇 사람이 남에 반드시 그 기쁨으로 한다. 근심하면 기강을 잃고 노하면 단서를 잃는다. 근심·슬픔·기쁨·노여움이 있으면 도가 머물 데가 없다. 사랑과 욕심은 고요히 하고 어지러움을 만나면 바로잡는다. 당기지도 말고 밀지도 말면 복이 절로 돌아온다. 저 도가 절로 와서 빌려 함께 꾀할 수 있다. 고요하면 얻고 조급하면 잃는다. 신령한 기운이 마음에 있어 한 번 오고 한 번 가니, 그 작기는 안이 없고 그 크기는 밖이 없다. 그것을 잃는 까닭은 조급함을 해로움으로 삼기 때문이다. 마음이 고요함을 잡을 수 있으면 도가 절로 안정된다. 도를 얻은 사람은 이치가 펴이고 풀려 가슴속에 무너짐이 없다. 욕심을 절제하는 도는 만물이 해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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