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 27 지도(地圖)

관자(管子) · 제 관중 전 · 번역·감수 허유

군대를 거느리는 자가 먼저 지형도(地圖)를 자세히 알아야 함을 논한 짧은 군사 편이다. 험지·물길·산·고을·길의 멀고 가까움을 모두 파악한 뒤에 군을 움직일 수 있다 하고, 형(形)·능(能)·의(意)를 아는 세 가지 갖춤(參具)과 임금·재상·장수의 임무를 밝힌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凡兵主者,必先審知地圖。

(무릇 군대를 주관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지형도를 자세히 알아야 한다.)

知形不如知能,知能不如知意。

(형을 아는 것은 능을 아는 것만 못하고, 능을 아는 것은 의를 아는 것만 못하다.)

번역

무릇 군대를 주관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지형도를 자세히 알아야 한다. 험한 굽잇길, 수레를 잠기게 하는 물, 이름난 산·통하는 골짜기·지나는 내·언덕과 평지·구릉이 있는 곳, 우거진 풀·숲과 나무·부들과 갈대가 무성한 곳, 길의 멀고 가까움, 성곽의 크고 작음, 이름난 읍·폐허가 된 읍·궁핍하거나 번성한 땅을 반드시 다 알아야 한다. 지형이 드나들며 서로 엇갈리는 것을 다 간직한 뒤에야 군을 행하고 읍을 습격할 수 있으며, 거사를 함에 앞뒤를 알아 땅의 이로움을 잃지 않으니, 이것이 지형도의 떳떳함이다.

사람의 많고 적음, 군사의 정예와 거침, 기물의 좋고 나쁨을 다 아는 것, 이것이 곧 형(形)을 아는 것이다. 형을 아는 것은 능(能)을 아는 것만 못하고, 능을 아는 것은 의(意)를 아는 것만 못하다. 그러므로 군대를 주관함에는 반드시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하니, 임금이 밝음(主明)·재상이 앎(相知)·장수가 능함(將能)을 세 가지 갖춤(參具)이라 한다. 그러므로 장수가 명령을 내어 군사를 일으킴에 정한 날수가 있다. 정벌할 나라를 미리 정하되, 여러 신하·대리(大吏)·부형·총애하는 좌우로 하여금 성패를 의론하지 못하게 함은 임금의 임무이다. 공로를 논하고 상벌을 행하되 감히 어진 이를 가리거나 사사로움을 두지 않으며, 재화를 쓰고 베풀어 군대의 요구를 공급하며, 백관으로 하여금 엄숙하고 공경하여 감히 게으르거나 사악함을 행하지 못하게 하고 임금의 명령을 기다리게 함은 재상의 임무이다. 기계를 손질하고 군사를 가려 훈련시키며, 가르쳐 익히게 하고 십오(什伍)를 잇게 하며, 천하를 두루 알아 기수(機數)를 살펴 다룸은 군대를 주관하는 자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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